공학수 박사의 귀성

공학수 박사는 언제나 그렇듯이 연구를 하고 있었다. 앤더슨 로보틱스에서 회수한 무언가를 분석하고 있었는데, 뭔가가 잘 안되서 게임이나 한판 하면서 머리를 식힐까 생각하던 참이였다. 그런데, 칼디언 박사가 들어와서 말했다.
"이봐, O5위원회가 자네를 찾아. 무슨 사고라도 쳤나?"
O5가 그를 찾는다는 말에 그는 깜짝 놀랐다. 그는 O5위원회에 호출된만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새로운 팔에 대한 생각에 빠진 채 별로 생각하지도 않고 칼디언 박사가 알려준 방으로 향했다. 그는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게나."
그의 방은 O5위원회 답지 않게 의외로 초라했다. 컴퓨터 한대와 쌓여있는 수많은 서류들,나무바닥 ,쓰레기통에 가득차 있는 레드볼들, 책상 위의 도장까지. 그는 O5위원회들의 방은 가죽의자에 카펫이 깔려 있고 멋지게 일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하여 심심찮게 놀랐다. 그 O5위원회는 양복을 입고있지 않았다. 그의 방은 초라했고, 눈밑에 다크서클이 깔려 있는 마치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처럼 생겼음에도, 그의 자세에서 형언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반갑네 나는 O5-█이라고 하네. 자네들이 흔히 부르는 '높으신 분'이지. 자네의 휴가가 승인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호출했다네. 축하하네, 집에 잘 다녀오게. 그리고, 나가는 길에 이 서류뭉치를 4층에 문서 분쇄실에 좀 가져다주지 않겠나? 중요한건 아닌데, 톱니장치 정통교단이 보면 미치고 팔짝 뛸 물건이라 말이야." 그는 그에게 휴가가 승인되었다는 종이를 건네주고, 10cm정도 쌓인 서류뭉치를 가리켰다. 그는 이제서야 그가 휴가를 신청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서류를 그의 기계팔로 한손으로 든채, 문을 열고 나왔다.

O5위원회는 절대로 일개 연구원의 휴가가 승인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일개 연구원을 호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학수 박사는 그런 당연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공학수 박사가 방문을 나서고, O5-7은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의 차를 몰고 그의 고향으로 향했다. 그가 근무하는 곳은 222K기지였고, 그의 고향은 강원도 산골마을이였으므로 가깝진 않았다. 기차를 타고 갈까 생각하다가, 차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기차를 타고 왔다고 말하면, 그의
고향 사람들이 뭐라고 말할지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마을 입구로 들어갔다. 익숙한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허수아비가 그를 반겨주었다. 동네 꼬맹이들이 비행선을 타고 놀고 있었다. 그는 그가 어릴 적 비행선 타다가 위험하다고 재재당한 횟수를 생각하자 새심 억울해진 그였다. 그가 어릴때 종종 과자를 얻어먹고 했던 형제슈퍼 아저씨가 보이길래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아저씨는 기계팔로 과자 한봉지를 열린 창문을 통해 차 안쪽으로 집어넣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해주었다. 그는 집으로 향하려고 했지만, 그의 부모님은 직장에 가 계시고, 동생은 싸돌아다니면서 놀고 있을 시간대라는 것을 떠올리고 교회로 향했다. 그는 다음에 올때는 전보를 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재단에 취업하기 전에도 신앙심은 바닥을 쳤기에 교회에는 그리 많이 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교회에 다시 온 것은 5년만이였는데, 오랜만에 온 교회는 언제나 그렇듯이 공사중이였다. 그는 뭔가 공사를 하면 또 문제가 생기는 이 교회에 뭔가 변칙성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재단에서 3년동안 일했더니 사고방식까지 재단식으로 변해버린 그 자신에게 또다시 놀랐다. 그는 차에서 10cm높이의 서류뭉치를 꺼내 박스에 넣어 한손으로 들었다. 그리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 사람들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맥스 신부님을 찾았다.
"오, 오랜만이네 우리의 이단자 재단 연구원씨." 맥스 신부님이 그를 놀리며 인사했다. 오랜만에 본 신부님은 팔이 하나 더 늘어 있었다.

"신부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팔이 하나 늘어나셨네요?"

"교회 공사하는데 팔 세개로는 모자랄 거 같아서 말이야. 그나저나, '종이'들은 준비했나?"

"아, 예. 지금 이 박스 안에.."
그가 박스에서 서류들을 꺼내려고 박스를 내려놓는 순간, 맥스 신부가 그의 입을 막았다.

"이야기는 안쪽에 들어가서 하지."

그들은 작은 방 하나로 들어갔다. 3년전에는 없었던 방이였다. 공학수 박사는 박스를 열어 '신부님'에게 서류를 건넸다.

"요즘 마을은 어떤가요?"

"별로 상황이 좋진 않아. 최근에 교단이 역겨운 재단 놈들의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어쩌면 이 마을도 공격당할지 몰라. 어디에선가 정보가 새어나가고 있는 듯 하네. 모쪼록 자네도 보안에 신경을 많이 써주게나."

"재단의 핵심부인 O5위원회의 사무실에서 직접 가져온 정보입니다." 거짓말은 아니였다.

"고맙네. 총대주교님이 기뻐하실 걸세. 그 역겹고 더러운 재단 놈들 사이에서 지내느라 고생이 많네. 여기 작지만 선물을 하나 준비했네. 자네가 좋아하는 시계라네. 내일 일요 미사 있으니까 꼭 참석하게나."
그는 일요 미사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욕이 나올 뻔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