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box 2
평가: 0+x

일련번호: SCP-001-KO

등급: 타우미엘(Thaumiel)

현 상태:

제01보관함 - 양호
제02보관함 - 양호
제03보관함 - 양호
제04보관함 - 양호
제05보관함 - 양호
제06보관함 - 양호
제07보관함 - 양호
제08보관함 - 양호
제09보관함 - 양호
제10보관함 - 양호
제11보관함 - 양호
제12보관함 - 양호
제13보관함 - 양호
제14보관함 - 양호
제15보관함 - 양호
제16보관함 - 양호
알파-타우 측정치 - 주의
판도라 프로토콜 - 해제


절차:
  1. 알파-타우 측정치가 '양호' 상태를 벗어났는지 확인 …pass
  2. 판도라 프로토콜의 발동 여부 …no
  3. [Activation of Pandora Protocol needed]
  4. [Activation of Pandora Protocol needed]
  5. [Activation of Pandora Protocol needed]

부록 001-알파

이 프로젝트는 O5 평의회 13명 전원이 참석한 제89163회 정기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찬성한 것이고, 윤리위원회 또한 승인한 것이라는 것을 미리 밝히는 바 입니다.

이 메시지를 읽고 있는 당신은 분명 평의회의 구성원 중 한 명이겠죠. 신입일 확률이 높을 겁니다. 아니라면 할 일이 없어서 읽었던 것을 또 읽고 있는 것이거나. 후자라면, 당장 할 일이나 하세요. K등급 시나리오 중에 하나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이상 굳이 이 문서를 보고 또 볼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전자라면, 환영합니다.

당신은 이제 막 재단의 가장 더러운 면모에 대해 알게 될 참이니까요.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흠, 그렇군요. 처음부터 하도록 하죠.

SCP 재단의 시작은 작았습니다. 아마도 1800년대 즈음이었던 것 같군요. 재단의 시초는 작은 연구소였습니다. 알리사 존스, 맥 달튼 그리고 제가 그 연구소를 이끌어나가고 있었죠. 휘하의 연구원도 열 몇 명 밖에 없었고, 변칙 개체도 두 세개 밖에 없었습니다. FBI 산하 연구소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발견되는 변칙 개체가 많아질 수록 우리의 규모는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연구소는 독립하여 초기 재단이 되었습니다. 006을 발견한 것도 그 쯤이었던 것 같군요. 저를 포함하여 연구소를 지휘하던 13명의 연구원(알리사와 맥도 여전히 있었습니다)이 006을 복용했죠. 이렇게 O5 평의회가 탄생했습니다.

다시 조금 과거로 돌아가보죠. 연구소의 목적은 두 가지 였습니다. 변칙 개체의 연구와, 패턴의 해석. 변칙 개체들과 이상 현상에는 분명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패턴을 분석하여 변칙 개체들과 이상 현상들의 출몰을 막는 것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진전 따위는 없었죠.

하지만 기술은 나날히 발전했고 우리의 지식 또한 계속해서 축적되었습니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1900년대 중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도 재단의 규모는 현재와 비슷했기 때문에 저는 이것더것을 관리하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다른 O5들고 마찬가지였고요.

갑자기 O5-7, 그러니까 카일 백헤더가 방문을 걷어차며 들어오더군요. 그는 아주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저는 일단 그에게 물을 한 컵 주며 흥분을 가라앉히도록 했죠.

그의 시뻘건 얼굴이 원래의 빛깔로 돌아오는데에는 열 잔의 찬 물이 필요했습니다.

나는 그에게 뭐가 그리 급하냐고 물었습니다. 요란한 등장과는 달리, 그는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방정식이 완성되었다, 라고 말이죠.

처음에 전 얼떨떨했습니다. 그렇지만 곧 카일과 같은 행동을 참을 수가 없더군요.

방정식이 완성되었다. 연구소 시절부터 꿈꿔왔던, 모든 변칙 개체와 이상 현상의 패턴 및 등장 장소와 성질들을 예측하는 방정식이 완성되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전 이 소식을 평의회 회의 때 카일과 함께 밝혔고, 연구소 때부터 함께 했던 우리 13명은 축배를 들었죠.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습니다. 카일이 완성한 방정식을 토대로 우리는 어떤 장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방정식의 계산 값을 토대로, 모든 격리 대상들을 우리의 현실에서 완던히 몰아낼 수 있는 바로 그 장치를요.

하지만 장치가 완성되면 완성될 수록, 작은 불안감이 우리의 마음 속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SCP 재단은 변칙 개체와 이상 현상을 확보하고, 대중으로부터 격리시켜 사람들을 보호하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확보하고 격리할 대상이 사라진다면?

과연 그 때에도 재단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모두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은 '아니다'죠.

회의에서 장치 제작을 무기한 중단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카일과 알리사는 반대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나머지 사람들은, 찬성이었구요.

카일과 알리사는 우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랜 염원과 목표가 이제서야 이루어지려 하는데, 눈 앞에 이익 때문에 공공선을 막으려 하냐고 하였죠.

하지만 반대파의 숫자가 더 많았습니다. 결국 장치를 완성시키고 카일은 자살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분신 자살이었죠. 그는 유서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알리사는 평의회에서 물러나, 기억 소거를 조치받았습니다.

어느새 열 한 명이 된 우리들은 카일이 남긴 장치의 처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우린 장치를 분해했습니다. 단순히 부품으로 분해한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에는 빠르게 조립할 수 있도록 분해하였죠. 그렇게 나온 16개의 부품은 저마다 다른 장소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우린 이 장치를 오직 한 경우에만 사용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우리가 K등급 시나리오라 이름붙인 상황들 말이죠. 만약 시나리오 중 하나라도 실제로 일어난다면, 지체없이 장치가 사용될 것입니다.

각각의 부품들은 세계 이곳저곳의 재단 시설들에 비밀리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안이 목적이 아닙니다. 각각의 부품들은 변칙 개체나 이상 현상을 감지하여 신호를 방출합니다. 우린 그 신호에 알파-타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만약 그 신호의 측정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진다면 O5 평의회는 언제든지 '판도라 프로토콜'을 발령시킬 수 있습니다. 프로토콜이 발령되면 즉시 각 부품들이 제00알파기지로 보내져 조립됩니다. 그리고 측정된 알파-타우 신호를 바탕으로, 장치가 발동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 현실에 존재하던 모든 변칙 개체나 이상 현상이 소멸됨은 물론, 더 이상 나타나지도 않게 됩니다.

물론 이 장치가 발동되는 것은 전 인류를 위해서는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재단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글쎄요. 이기적이라고 비난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재단이라는 조직 하나와 70억 인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며 질책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재단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에겐 언제든지 모든 것을 종식시킬 장치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서둘로 끝을 낼 필요가 있을까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모든 것은 재단을 위해.

확보, 격리, 보호
O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