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magpie10

"훅, 후욱, 아… 녹음기에 모래 들어간 거 같은데… 뭐 일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술감독님?"

"음….. 일단 자연의 소리는 항상 실패한 적이 없죠? 자연의 소리에 대해 별생각 없을지언정, 싫어하지는 않으니깐요. 그러면 여기에 아주 약간의 무언가만 추가해준다면… 끌어올리는 건 일도 아니죠."

"그래도 너무 무난하지 않나요?

"흐음… 음악으로만 친다면 그렇죠. 하지만 기술 쪽인 관점으로 보면 생각나시는 게 있지 않나요?"

"하긴 뭐 사용한다면 주 무대로 쓴다기보단 공연장 주위나 이런 데에 세우면 좋을 거 같긴 하죠. 훌륭한 무대만큼 중요한 게 무대 환경이니깐요. "

"그렇죠. 솔직히 여기까지 오는 동안 더워서 둘 다 짜증 일색이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요? 바람과 그늘만으로도 이렇게 편안하잖아요. 육체가 고단하고 정신이 피폐한 사람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을 음악의 주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예술 파트보단 저희 쪽에서 관리해야겠네요. 이거. 근데…흐음…"

"뭐 불안하신 게 있나요?"

"아… 그러니깐 이게 조금… 그렇죠? 아까 제작자분이 공연 전 설명할 때 우연히 만들어진 거라고 했던 게…"

"역시 위험할까 봐?"

"그렇죠. 사실 구성 요소가 기본적인 아노말리아 목관악기의 응용에서 출발하는 거여서 단편적으로 보기에는 크게 문제 될 부분은 없어요. 그래도 이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신기술인데 안전성 검사나 이런 게 다 생략됐어요. 아무리 저희가 방임주의고, 우연에서 출발한 물건이라고는 하지만 이 뭐… 근데 포기하기에도 아깝긴 해요… 어떤 방식이 적용된 건지 한번 파고 들어보고 싶긴 한데…"

"뭐… 그러면… 위험성 때문에 기각으로 가나요?"

"아뇨, 보류로 합시다. 나중에 저희 쪽 애들하고 같이 까보고 뭐 문제 있나 봐야죠. 일단 그래도 단장님도 관심 있어하기도 하고요"

"네? 단장님이요?"

"예. 첨부 자료 보니깐 단장님이 따로 하시는 작은 순회공연에 초청한다고 하시던데요. 뭐 근데… 갑자기 걱정되긴 하네요… 제작자 말로는 사고 난 적 없다고 하지만…"

"음…. 뭐 설마 무슨 일 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