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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 플루트' 소개 및 공식 작품 등록 평가 의뢰서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 예술감독님과 기술감독님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줄기 여러분에게 제가 만든 악기를 소개해드리기 위해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제가 ‘윈드 플루트’라고 이름 붙힌 이 악기는 저희 잎에서 사막 지역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봉사 활동을 하던 도중 아이들에게 음악을 선물하기 위해 주변 재료로 즉석에서 만든 것입니다. 그렇기에 본래는 바람이 불면 그 바람이 가지고 있는 소리를 연주해주는 그런 악기 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피로에 쌓인 채로 악기를 만들다 옥타브홀과 더블홀을 위치를 바꿔서 파고 라비움을 너무 작게 뚫어 버리는 등 엄청난 불량품을 만든 적이 있죠. 저는 그것도 모르고 아노말리아웨이를 그대로 뚫고 입김을 불어 넣은 순간… 바람이 불어왔어요. 뜨거운 열기에 달궈진 그런 후끈한 바람이 아닌 강에서 몸을 적시고 나무를 막 어루만지고 온 그런 바람이였어요. 저는 깜짝 놀랐지만 이미 불어오는 바람은 다시 악기의 구멍을 통해서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의 노래는 구름이 햇빛을 가려주게 하고 다른 바람들이 노래를 부르게 해줬습니다. 날이 지나니 땅에서는 물이 샘솟고 생명이 피어나기 시작한걸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제가 원하던 그런 물건이 아니였으니깐요. 하지만 그 날 불 볕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저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집을 고쳐주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일손을 도와줘도 마음 한 구석에 빗장을 걸어뒀던 사람들이 저희에게 문을 활짝 열고 웃는 얼굴을 보여주셨습니다. 저희는 바로 즉시 그들에게 저희의 연주를, 저희의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저희의 음악은 그들의 심금을 울리고, 더 나아가서 그들의 심금을 직접 보듬어 줬습니다.

그 후에는 다른 작은 마을을 돌아 다녔습니다. 본래 악기의 목적이 주변의 재료로 쉽게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였기에 재료도 충분하겠다 이왕이면 마을의 중심이나 여러 곳에 기존보다 커다랗게 세우기로 마음 먹었죠. 결과는 성공적이였습니다. 마을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햇빛을 가리고 바람을 불어줬으며 이내 싹을 틔우고 초목이 자라게 했습니다. 사람들은 시원한 그늘에서 웃음 지었고 그 웃음으로 저희의 음악을 들어주었습니다. 저는 그 웃음이 너무나 기쁘고 한편으로는 감사하기까지 했습니다. 뭐 시원한 바람에 너무 들뜬 나머지 오랫동안 바람을 쐬다가 감기걸리는 사람이 나왔을땐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긴 했습니다. 그렇게 한곳, 두곳을 다니다가 사람들의 웃음이라는 감사한 선물을 가득 받은 지금, 이제는 이것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할 때라고 느껴서 이 ‘윈드 플루트’를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의 공식 작품으로 올리기 위한 심사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게 맞다면 감독님들이 계신 대만도 점점 더워 질 때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불볕 더위의 괴로움을 느껴보신 두 분께서는 그 괴로움이 소리가 귀를 향해 다가가는 것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그리고 이 악기가 저희의 음악을 받아들이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아주실거라 믿습니다.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 가지 ‘니 드웨쥬’, 잎 ‘모래의 숲’ 소속 단원
김민영

 
추신. 저희 잎의 리더 분의 도움으로 단장님이 따로 주최하시는 순회공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평가에 도움이 될까봐 리더의 추천서와 단장님 주최 순회공연의 참가확인서를 동봉합니다.

정식 작품 등록 추천서

추천인: 잎 '모래의 숲' 리더 가스파르 리프만
추천대상: '윈드 플루트'
추천사유: '윈드 플루트'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온도가 되고 주위에 초목이 조금씩 자라나는 등 사람들의 생활 여건을 상승 시키는 악기입니다. 본래 음악은 여가의 하나로 심신이 평안해져야 좀 더 음악을 즐길수 있는 만큼 생활여건을 상승 시켜주는 '윈드 플루트'는 상당히 뛰어난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윈드 플루트'는 리비아, 수단, 이집트 등 사하라 사막의 총 7개의 마을에 기증되어 있습니다. 기증받은 모든 마을은 '윈드 플루트' 모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니 사람에게 끼치는 위험성은 매우 현저하게 낮다고 볼수있습니다. 저는 저희 극단의 '윈드 플루트'를 공식 작품으로 등록하고 전 세계 곳곳의 건조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배포해야 된다 생각하기에 이 추천서를 작성합니다.

초청장

김민영 단원님에게

거친 모래바람을 산천의 푸른 바람으로 바꿔주시는 김민영씨에게 저의 작은 순회공연에 공연자의 자격으로 초대합니다.

단원님의 악기를 전해 들었을때는 단순한 예술의 방법이 아닌 주변 환경의 변화로도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던 어릴적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의 가르침을 잠시 잊고 살았던 저에게는 단원님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저에게 가르침을 전해주는 선생님의 낮은 목소리가 되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단원님과 단원님의 악기, 그리고 단원님이 전해주시는 음악을 저의 공연에서 연주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단원님을 초청해봅니다.

저의 공연은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의 공식 공연이 아닌 제가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작은 순회공연입니다. 그러므로 너무 부담스러워 하시지 않으셔도 되니 부디 한번 제 자그마한 공연에서 빛을 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초청에 응해주신다면 붉은까치가 싱그러운 나무 위에서 숨을 들이 쉴때 저희가 직접 찾아가 벤을 타고 바람이 끊이질 않는 산림이 될 황무지 까지 모셔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답장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상냥한 자연의 노랫소리와 함께하는 단원님과의 만남을 고대하며 저는 이만 펜을 놓도록 하겠습니다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 단장
장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