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인지 뭔지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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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패러독스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는 생물이었다.

하긴 그가 살면서 마주한 가장 큰 모순이라 봐야 집사 새끼가 귀여운 내게는 관심도 없고 빛이 나는 검은 상자만 몇 시간 동안 쳐다 보는 것이었으니까. 그 상자는 가끔 따끈해지면서 그르르하는 소리를 냈는데, 그가 생각하기에는 이게 이 악마의 상자가 캔 따개를 꼬시는 법인가 싶었다. 어째서인지 자기는 따라 해 봐야 그렇게 관심을 못 끌었지만.

사실, 집사 새끼의 관심을 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식 투쟁이었다. 금 같은 사료를 한 사흘 먹어 주다 어느 저녁에 눈길도 안 주고 단호하게 앉아 있으며는 야 이 자식이 눈에 띄게 당황하기는 하더라. 보통 이 사태는 집사 놈이 관심을 돈으로 때우려는 시도인 참치 캔으로 종결되었고, 그는 못 이기는 척 이걸 수용하고는 했다.

오늘은 아니었다. 이 자식이 일주일 연속 새벽에 나갔다 밤 늦게 들어 오고를 반복하자 스스로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손길이 좀 그리웠다. 참치 캔 앞에서 굶는 데는 사료를 굶는 것보다 좀 더 인내심이 필요했다. 하지만 누군가 그러지 않았던가, 고양이는 참치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무식한 집사는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래서 이 새끼는 배은 망덕하게도 그를 납치해서는 병원인지 병어인지 하는 곳으로 데려 갔던 것이었다. 거기에는 캔 따개 비슷하게 생긴 이상한 놈들이 많았는데, 하나처럼 그의 뱃살에 관심이 많았다. 뱃살을 손으로 뒤적거리더니 아 이건 살 같은데요, 아닙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선생님, 그럼 좀 더 전문적인 기계로 뒤적거리더니 아 이건 전문적으로 살이네요, 아이고 다행이네요 이 돼지 새끼 왜 사료는 안 처먹고 하는 대화를 듣고 있으려니 기분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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