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 검은 가을 이야기

규칙:
1. 줄거리에 "사과"가 등장해야함
2. "넥서스"에서 "할로윈" 부근에 일어나야함.
http://ko.scp-wiki.net/scp-521-ko
http://ko.scp-wiki.net/secure-facility-dossier-site-64k
http://www.scp-wiki.net/discordant-anthology-hub


[시작 SCP-521-KO] 오후
[제방에 대한 설명] (521로 가는 링크) 제방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근처, 그러니까 멀리서 제방이 보이는 곳에서 보고 있음. 다만 안개로 안보인다는 서술. 돌아 나옴. 돌아 나오면서 무진에 대한 서술. 안개,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하고 자기 과거를 짧게 언급하고 넘어감

걸어서/버스/자동차 등에 탐. 창 밖에 보이는 풍경 서술. 가로등 이야기.

시내에 도착. 사과가 등장. 이후 사과를 쳐다보다가 지나치고 탐문을 함. 이후 탐문을 하다가 사과를 봤던 가게로 돌아옴. 사과를 사면서 주인과 이야기를 시작함 (외부) 한입 두입 먹고 주변 서술. 그리고 실내로 들어감.

실내에서 다시 이야기를 하면서 사과를 먹음

이야기 시작 시점에선 맞물리던 이야기가 점점 안 맞물리기 시작함. (주인이 안개가 짙어서 보기 힘들다고 말함 ->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요원이 다시 물어보자 "안개가 짙어서 보기 힘들었죠?" 아뇨 안개는 없었지만~) 위화감을 느낀 요원은 이야기를 황급히 끝마치고 밖으로 나옴. 이때쯤 어두워지기 시작.(시간이 몇 시였고 어두워지기 시작했지만 안개가 없어서 낮보다도 휠씬 훤해 보였다)

안개가 없음. 가로등도 꺼져있음. 가게 이름이나 표지판도 달라짐. 이상 현상이라고 생각한 요원은 64K기지로 직행. [근처 서술? 굳이 해야할려남]

(이제 저녁) 멀리서 보이는 등대는 이미 꺼져있음. 가까이 다가가자 보안 요원이 없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낌. 그리고 문을 열자 단순히 버려진 등대뿐.

521을 향함[이게 좀 걱정인데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면 터덜터덜 걷다가 도착이라던가 하는데 그럴 거리가 안되면 어쩔지]

521에 도착, 완전히 어두워짐. 끝에 도달, 표지판을 봄. [미끄러짐 주의] 허탈. 표지판 뒤로 가서 바다를 쳐다봄. 밤이지만 안개가 없어서 더 멀리까지 보인다. 옅은 바다 안개가 보이자 그 쪽에 주의를 쏟는다. 그리고 헛딛여 빠진다. 물에 빠지지만 움직임 없이 가라앉고, 자신과 비슷한 사람(시체라고 안하고 그냥 사람들이라고 하는게 좋을 것 같음. 물 속에 떠있으면 뭐 시체겠지만)들을 본다. 그리고 수면에 비친 불빛을 보며 등대의 불빛이라고 생각하고, 손을 뻗는다. 끝




밑에 작성 중인데, 고치시고 싶으시면 직접 고치시고, 따로 쓰고 싶으시면 밑밑에를 써주세요.


무진은 한반도에서 크기와 이상 현상, 양 측면에서 가장 큰 넥서스이다. 무진의 변칙성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안개와 관련된 방식으로 나타나며 특히 고립이라는 면이 가장 크게 드러난다. 그에 따라 높은 변칙 활동량에도 불구하고 무진에서 발생하는 변칙 현상의 대부분은 장막 정책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남게 된다. 또한 이는 무진 내에서 발생하는 산발적인 국소적 흄준위 급락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제64K기지 선우아난 이사관 [이름]: 무진의 넥서스적 특성 연구[이름 추천 받습니다.]


대한민국, 전라남도 무진
10월 30일

SCP-521-KO는 무진에서 근무하는 재단 직원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SCP다. 안개 속에서 헤메게 한다는 단순한 제방이라니, 무진에선 굳이 변칙적인 제방에 들어가지 않아도 누구나 한 번 쯤은 안개 속에서 헤메기 마련이다. 언제나 무진을 덮은 짙은 안개는 이 곳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사시사철, 밤낮, 모든 때에 사람들은 안개와 함께 한다. 무진에선 모두 첫 번째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안개와 함께 보고, 첫눈이 내리는 모습을 안개와 함께 본다.

특히 바닷가를 덮은 지독한 해무(海霧)는 바닷내음과 함께 모든 곳을 덮는다. 어쩌면 굳이 SCP-521-KO이 아니더라도 바다의 제방이라면 누구나 안개에 갇힐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바닷가의 한 도로에서, 짙은 안개로 가려진 장막 저 멀리까지 뻗어 있는 제방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제방에 앞엔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느 때보다도 짙은 안개에 덮힌 초소는 태양이 아직 떠있었지만 벌써 가로등의 불이 켜져있었다. 가끔씩은 가로등의 불빛조차 바닥에 채 닿지 못하는 이 곳에선, 등대만이 안개를 뚫고 사람들의 앞길을 밝혀준다. 그렇기에 바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배를 타지 않아도 등대의 불빛에 의존해서 길을 찾곤한다. 또한 무진의 재단 직원들도 그 불빛에 의존해 제64K기지로 돌아오곤 한다.

등대 아래에 있는 기지는 어쩌면 무진에서 가장 안개로 길을 잃을 걱정이 없는 곳일지도 모른다. 안개를 뚫고 환하게 빛나는 불빛 아래에선 안개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언제든 길을 잃지 않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돌아갈 때가 아니다. 나는 발걸음을 돌렸다. 할 일이 있다.


발걸음 돌려 내가 향한 곳은 버스 정류장이었다. 수많은 일들이 안개 속에서 조용히 일어나 사라지는 곳에선 소문만큼 느린 것이 또 없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과 직접 말을 나누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무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몇 분 뒤, 버스가 도착했고 나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서 보이는 풍경은 익숙하면서,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무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무진을 떠나게 됐고, 무진은 내 머리 속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하지만 재단에 들어간 뒤, 얕궂게도 나는 무진으로 가게되었다.

다시 돌아와 무진의 안개를 처음 들이마실 때, 그제서야 난 무진을 다시 떠올렸다. 무진은 항상 희미하고 막연한 곳이었다. 마을 곳곳의 거리는 항상 밝은 불을 켜두고, 가로등조차도 채 해가 지기 전부터 빛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불빛조차 안개에 삼켜지고 남는 것은 희미한 윤곽 뿐이었다.

버스에서 보이는 풍경도 그랬다.

도로 위의 버스는, 조명을 켜고 무엇이 있는지도 모를 길을 가로지른다. 그러면 알아보기 힘든 모습의 건물들이 스쳐지나가고, 사람들이 스쳐지나간다. 그렇게 얼마간 나아가자, 목적지다. 무진이라고 적힌 도로 표지판 아래에 도착했다. 탐문을 시작할 차례이다.

탐문의 시작은 안개를 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모든 사람들은 안개 속에서 만난 낮선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처음 발걸음을 옮긴 곳은 식료품점이었다. 무언가를 팔고자 하는 사람은 항상 먼저 말을 걸기 마련이고, 그렇기에 항상 많은 소식을 알 따름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한 중년의 여성이 나를 맞이하였다. 나는 인사를 건넸고, 인사를 받았다.

처음은 우선 상품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오늘 새로 들어온 과일은 어떤가요? 싱싱하고 달콤하답니다. 오 그런가요, 한 번 봐도 될까요? 네, 이 사과는 어떠신가요? 와,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그 다음은 사과에 대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요즘 사과를 사가시는 분들은 많나요? 아, 네. 요즘 들어서 사과를 사가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어제는 사과를 전부 사간 사람도 있었답니다. 오, 그런가요? 그럼 이 사과는 오늘 새로 들어온 사과겠네요. 아, 네. 그 사이에 새로운 사과가 배달왔더라고요.

그리곤, 사과를 한 개 산다. 그리곤 한 입 베어물고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처음에는 사소한 이야기, 날씨 이야기(그래봐야 안개 이야기 뿐이지만)로 시작한다. 그리곤 최근 있었던 일, 그리고 지인에게 있었던 이상한 일.

그러고보니, 제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저번에 밤 중에 길을 걷다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가 안개가 걷혀보니 자기 집 안에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전 그냥 술먹고 취해서 기억하지도 못하냐고 그랬는데, 다른 친구도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고요. 뭐, 둘이 같이 마신 모양이죠.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더니'는 무진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이상현상이다. 무진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든 한 번쯤은 겪었지만, 모두들 백일몽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조차도 겪어본 일이다. 하지만 재단에서 일하는 지금도 어쩌면 그 일이 정말 백일몽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따금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살짝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정도면 많이 취했나 보네요. 아, 아니면 바닷가에 사는 친구인가? 아뇨, 시내에 사는 친구에요. 요즘은 시내에도 안개가 자욱하잖아요. 음, 그런가요? 우리 집 근처에선 10월 들어서는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던데…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찾았다는 기분이었다. 안개가 걷히는 일이란 게 없는 무진에서 안개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은… 비일상적이다.

하지만 무진의 모든 변칙은 항상 안개와 밀접하게 연관됐었고, 안개가 없는 일은 없었다. 안개 속에서 죽은 친구와 만나는 일은 있어도, 안개 속에서 누구도 찾지 못하는 마을을 찾는 일은 있어도, 항상 안개는 그곳에 있었다.

이건 분명 새로운 사건이었다.

난 다시 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 다시 물었다. 집 근처에서 안개를 본 적이 없다고요? 안개요? 네, 애초에 안개가 끼지도 않는 동네잖아요.

난 다시 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 다시 물었다. 무진이 안개가 끼지 않는다고요? 네? 무진이 어디죠?

사과를 삼키며 말했다. 네? 여기요, 무진시.





…무진시가 어디에요?

나는 조용히 가게를 나섰다.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는 기대를 품었지만, 대화가 끝나자 남은 것은 당황 뿐이었다. 문을 열고 나서자, 당황은 사라지고 혼란만이 남았다. 내가 고개를 들자 처음으로 보인 것은 붉게 빛나는 석양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배경 삼아 태양은 붉게 빛나고 있었고, 햇살에 비춰지는 거리에는 순천이라고 적힌 도로 표지판이 서있었다.

안개가 걷혔다.

거리의 가로등은 바닥에 채 닿지 못한 불빛을 밝히고 있지 않았고, 도로의 자동차들은 한치 앞을 보기 위한 조명을 끄고 시내를 지나쳤다. 모든 것이 선명한 햇살 속에서 서있는 기분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보다도 머리 속에 안개가 낀 기분이었다. 하지만 할 일이 있다. 기지로 돌아갈 시간이다.


제64K기지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기지였다. 하지만 무진시의 변칙성을 파악한 재단은 넥서스 전체를 관리하기 위한 기지가 필요했다. 그에 따라 제64K기지는 해안으로 옮겨졌고, 단순히 버려진 등대와 창고 뿐이었던 해안에는 다시 등대의 빛줄기가 비춰지게 되었다. 하지만 밤이 가까워지는 지금, 저 멀리에서 어둡게만 보이는 등대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조금씩 가까워질때마다 어두운 등대의 모습만큼 발걸음이 무거워졌고, 등대가 꺼졌다는 것이 확실해졌을 때엔, 더 이상 앞에 보이는 것 하나 없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결국 도착한 곳은 등대였다. 등대를 항상 지키던 경비는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문을 열자 안은 비었고, 이미 수십년 전에 버려진 듯한 모습이었다. 텅 빈 창고의 안에는 안개조차 채워져 있지 못하고 어둠만이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나는 안개를 흔적이라도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안개가 아니라 어둠 뿐이었고, 머리 속만 안개가 낀 듯 했다. 안개를 찾으려고 하던 순간 한 장소가 떠올랐다. 안개 속을 헤메는 제방. 난 안개를 찾아 떠났다.

[일단 여기 뒤쪽은 저희 둘 다 비슷할거 같으니까 앞 부분만 일단 합치던가 어쩌던가 해보죠]







구역 분류: 수선화 없음
변칙 발생률: 높음 없음
위협 등급: 주황색 없음
주석: 안개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들이 안개로부터 추방당한 것이다. 무진기행과 김승옥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며.




Area Class: Asphodel NULL
Anomaly Occurrence Value: High NULL
Threat Level: Orange NULL
Notes: The mist did not disappear. They were banished from the mist. In honor of A Journey to Mujin and Kim Seungok.



안개가 없어진 세상에서


Some alternate universes exist very close to our universe, and their realities also show only very local differences from ours. We decided to call this specific alternate universes separately "multi-reality." Some of these are branches that share the same hub as our universe, but some have developed from completely separate hubs. These universes can interact, connect, and even overlap with our universe. If the regional reality —the Hume level of the area is low enough, these kind of connection can be occured instantaneously without special thaumatological equipment. These multi-realities can be the good refuges when the consensus reality of our universe collapses due to the XK class scenarios.

the Exodus scenario

- Dr. Peter Linse Brille, the Exit: Research on the alternative multi-reality

October 31st
Mujin, South Jeolla, Republic of Korea

It is commonly happens thing that the sea fog strike the coastal cities, but Mujin is a different case. The mist have never been leave the Mujin. It only change the concentration of itself, the mist becomes the fog, and turn into the mist again. There's the reason why the city called Mujin, "the ferry of mist."

Some visitors say that the Mujin's tourism and industries would have been much more prosperous than now if there isn't the mist over here.



어떤 대체우주는 우리 우주와 아주 가까이에 존재하며, 그 현실성도 우리의 것과 아주 국소적인 차이만 나타난다. 우리는 이런 특이한 대체우주를 별도로 "다중현실"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우리 우주와 같은 중심을 공유하는 가지들이지만, 일부는 완전히 별개의 중심에서 발달했다. 이러한 우주들은 우리 우주와 상호작용하거나 연결, 또는 중첩될 수 있다. 지역의 국지적 현실성이, 달리 말하면 흄 준위가 낮을 경우 별도의 기적학적 장비 없이도 이러한 연결이 순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XK급 시나리오의 저지 실패 등으로 말미암아 우리 우주의 합의된 현실성이 붕괴할 경우 이런 다중현실은 좋은 도피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하게 그 존재와 특성이 확인된 다중현실은 많지 않다. 재단이 파악한 총 35개의 다중현실 중 2개는 해당 우주 자체의 변칙 사건으로 말미암아 붕괴했고, 32개는 우리 우주와 무엇이 다른지 거의 정확하게 파악되어 있다. 마지막 하나는 현재까진 우리 우주와 어떠한 차이점도 발견되지 않아, 어떤 연구자들은 이 우주를 우리 우주의 완벽한 거울상이라고 주장하며 대탈출 시나리오에 가장 적합한 대안적 다중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추가적인 관측이 계속 시도되고 있다.

- 페테르 린제 브릴러 박사, 탈출구: 대체 가능한 다중현실 연구

(배경은 대략 2024년)

10월 31일
대한민국 전라남도 무진

바닷가 도시에 해무가 닥쳐드는 일이야 드물지 않게 있는 것이나, 무진은 경우가 조금 다르다. 안개가 박무로, 다시 안개로 바뀌며 그 농도를 달리할 뿐 무진에서 안개가 아주 떠난 적은 없었다. 이곳이 안개의 나룻터라고 불려온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떤 방문객들은 만약 안개가 없었다면 무진의 관광이나 산업은 지금보다 훨씬 번창했을 거라고 말한다. 그건 확실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진에선 그 어떤 멋진 풍경도 안개에 가리어 의미를 잃고, 그 어떤 멋진 아이디어도 안개 속에서 흐려지며, 그 어떤 대단한 열정도 안개에 뒤덮여 퇴색되고야 만다. 안개는 이 초라한 시골 도시를 외부와 단절시켰고, 무진은 그 안개에 휩싸인 채 막연히 안주하여 살아갈 뿐 어떤 역동성이나 진취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느 명작 문학에선 "시체가 썩어 가는 듯한 냄새"가 난다고 표현했을 만큼, 무진이란 그렇게 고여있는 공간이었다. 내가 어릴 적 학업을 위해 무진을 떠나면서 희열을 느꼈던 것도 이 지긋지긋한 촌락에서, 지긋지긋한 안개에서 드디어 벗어났다는 해방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를 먹고, 이제는 사회 시스템의 한 구성원이 된 지금의 나는 다시 무진에 있다. 재단 현장요원으로서 바라보는 무진은 과거의 내가 알던 것과 조금 다르다. 한반도에서 가장 낮은 흄 준위를 매년 경신하고 있는 이 지방 소도시는 겉보기엔 안개가 선사하는 나른함에 잠겨 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안개가 몰고 오는 비현실에 맞서 저마다의 현실을 부여잡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터전인 것이다. 그저 그 탓에 변화하고 나아갈 여력이 없을 뿐인 것이다. 내가 나고자란 이 고장에 본디 느끼던 혐오감은 이곳에서 일하며 거의 씻겨나갔다. 아니, 이제는 동정심을 넘어선 기묘한 애착마저 느끼고 있었다.

10월이 막을 내리던 어느 가을 날, 나는 늘상 하는 순찰길의 경로를 따라 자전거를 굴리고 있었다. 넥서스-64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넘쳐나는 이상 현상과 변칙 개체가 넘쳐나는 공간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비변칙적이고 장막 너머를 알지 못하는 민간인들이 살아가는 지역이기에 수선화 분류가 매겨져 있다. 민간인들에게 재단과 변칙의 존재를 숨겨야 한다는 얘기다. 그에 따라 나도 현장요원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위장 신분을 내세우는 것이다. 언젠가는 무진대학교의 늦깎이 복학생으로, 언젠가는 서면 파출소의 순경으로, 언젠가는 무진항의 항만 감시원으로… 어느 중소 보험사의 영업사원으로 행세하는 지금은 무진 남부 전역을 돌아다니며 초상 징후를 찾아다니는 게 내 주요 업무라고 하겠다.

이미 안개가 일광을 가리우기 시작하고 가로등이 하나 둘 제 역할을 하려 기지개를 펴는 이른 오후였다. 무진의 안갯길을 돌아다니는 데 필수 지참품인 LED 전조등을 밝힌 채 철제 프레임에 걸터앉아 헬멧을 쓰고 페달을 밟는 양복쟁이의 모습은 이 동네에서 생각만큼 주의를 끌지 않는데, 후미진 골목길과 비포장 논길이 곳곳에 널린 만큼 무진에선 아직도 자전거가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처가 예산을 잘랐다는 근본적인 이유 외에도 내가 경차나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를 고른 데에는 또 생각해둔 구석이 있었는데, 자전거는 내 활동비나 월급 만으로도 몇 대는 더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순찰지 곳곳에 자전거를 구비해두고 중간중간은 걸어다니면서 탐문을 하고 있다. 이 편이 온종일 자전거를 몰고 다니는 것보다 얻는 정보도 농밀하고, 업무 내용도 덜 단조로웠기에 나는 이 선택에 제법 만족하고 있었다.

나는 무진공항 근처에 우후죽순 생겨난 주택가와 상점가를 벗어나 해안을 따라 놓인 마을길에 접어들었다. 그래도 꼴에 21세기를 맞이하고 열 해를 두 번이나 보았다고,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콘크리트로 대충 덮여있던 마을길은 아스팔트로 잘 포장된 왕복 2차선 도로가 되어 있었다. 길 오른편으로는 광양만을 마주하고 눌러앉은 방파제가 길게 줄지어 있었다. 한동안 길을 따라가던 나는 방파제의 행렬에서 홀로 벗어나 바다로 내뻗은 제방 하나를 볼 수 있었다.

인근 동네에 사는 사람들도 이 제방의 존재를 아는 이는 드물다. 그야 당연한 일이다. 재단에서 SCP-521-KO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짙어져가고 있는 안개가 미처 해안을 뒤덮기 전인 지금, 제방은 드문드문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본래 미술 작품으로 만들어져 해안 방조제로써의 역할을 하기엔 설계가 잘못되어 있는 이 낡고 이끼 덮인 제방은 변칙성을 제하고 봐도 다소 기이한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속도를 줄여 제방 어귀에 자리잡은 조촐한 초소 앞에 자전거를 세웠다.

"간만에 이쪽 길이 동하셨던 모양입니다," 초소를 지키던 백발의 경비대원이 반갑게 농을 건넸다.

"예, 오늘은 기지 안 들르고 곧장 시내로 올라갈 생각이라서요. 믹스커피라도 한 잔 얻어먹을까 해서 왔죠."

나도 너스레를 떨며 자전거의 스탠드를 가볍게 차서 세웠다.

"며칠 만에 들러선 다방 취급이십니까? 오늘은 마침 커피가 다 떨어졌으니 이거라도 챙겨 가시죠."
"와, 사과에서 윤이 다 나네요."
"마누라가 청과상에서 알 굵은 것들로 골라 담아왔습디다. 요원님 오실 줄 알았으면 좀 깎아둘 걸 그랬는데 원 참…"
"아뇨, 아뇨. 오히려 얻어먹기 미안할 정도인데요."
"아들 같아서 그래요. 고생하시는데 먹고 힘 좀 내시구랴."
"그럼… 염치 불구하고, 맛있게 먹겠습니다. 고마워요."

나는 경비원이 건네는 사과를 받아 한 입 깨물었다. 황록색이 드문드문 섞여있지만 전반적으로 붉게 잘 영글은 사과를 내 앞니가 서걱 소리를 내며 할퀴자 먹음직스러운 샛노란 속살이 드러났다. 누가 제철 아니랄까봐 사과는 달콤한 과즙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입가에 넘쳐흐른 과즙을 소매로 훔치고 나서 경비원에게 인사를 건넨 나는 사과를 한 손에 든 채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눅눅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계속 달리자 휑하던 주변 풍광에 나무와 건물이 하나 둘 쭈뼛쭈뼛 끼어들기 시작했다. 도로 한켠에 세워놓은 만두 노점에서 노릇노릇한 연기와 함께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피어나왔고, 가로등들은 아직 5시인데도 일제히 제 머리의 불을 밝혀 태양을 가리운 안개를 몰아내려 애쓰고 있었다. 왼편으로 곧게 뻗은 여순로 큰길 위에 '무진읍' 표지판이 보였다.

무진읍은 십수만 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무진 안에서도 특히 중요한 장소이다. 예전부터 장이 섰고 역과 항구가 가까워 일거리와 주거지를 찾아 모인 사람들이 많았기에 무진 읍내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실 지금 시점에 무진시에서 제일 가는 번화가를 꼽으라 한다면 시내지구의 덕연동 부근이 일등이겠지만, 무진 사람들에게 시내 간다고 하면 요 무진읍을 일컫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나는 항상 들르는 작은 가게 앞에 자전거를 세우면서 사과를 한 입 더 베어물었다. 아삭한 식감이 새콤달콤한 맛과 훌륭하게 어우러지는 분명히 맛있는 사과였지만, 어째선지 이 두 번째 한 입을 삼키는 순간 나는 갑작스레 오한이 스미는 것처럼 오싹한 기분을 느꼈다. 사과 덩어리가 목구멍을 굴러넘어가 식도를 틀어막으며 전진하는 감각이 유난히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는 콜록대며 헛구역질을 했다. 실수로 사과를 덜 씹고 삼켜버린 모양이다. 다행히 사과 조각은 심하게 걸리진 않았는지 금방 제 갈 길을 찾아 밑으로 내려갔고, 난 그제야 막혔던 숨을 터트릴 수 있었다.

한숨을 돌리며 허리를 펴자, 꺼질랑 말랑 하며 깜빡이는 가로등 불빛 아래로 "읍성 마트"라는 상호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슈퍼마켓이라기보단 조금 큰 구멍가게라고도 할 수 있는 작은 가게다. 조그만 주거촌에 늘상 하나쯤 있기 마련인 동네 잡화점 말이다. 이곳은 한때 근처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기능하여 많은 사람들이 들락였지만, 아파트가 들어서고 대형 마트가 문을 열면서 예전의 북적임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어르신들은 마실 나오면 여기에 들러서 캔커피 하나라도 드시고 가시는 만큼 나에게 있어선 여전히 유용한 소문 수집처라고 할 수 있었다.

자전거를 제대로 세워두고 자물쇠를 채운 뒤, 나는 헬멧을 짐칸에 묶어둔 서류가방 위에 얹어두고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읍성 마트로 다가갔다. 두 짝으로 된 미닫이 유리문에는 옛적에 도로명 주소로 바뀔 때 붙였던 홍보 스티커부터 시작해서 오래된 맥주 광고, 소주 광고 따위가 정리되지 않은 채 잔뜩 붙어 있었다. 유리문을 옆으로 밀자 문 위에 연결된 풍경이 딸랑딸랑 소리를 내었다. 평소라면 주인 할머니든 손님이든 누군가 반갑게 인사를 해 왔을 테지만 눈치를 보아하니 졸고 계신 게 분명하다. 손님도 지금은 없는 듯 하고, 오늘은 딱히 얻을 게 없을 모양이다. 나는 주인 할머니와 수다나 떨 겸 가게 안으로 걸음을 옮기려다, 중간에 조촐하게 마련해 둔 청과 코너를 보고 발을 멈췄다. 괜히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우선 들고 있는 사과를 다 먹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방금 목에 걸렸던 것 때문인지 사과를 입으로 가져가는 내 움직임은 조금 조심스러웠다. 앞선 두 입으로 잘 익은 과육이 드러난 곳을 골라 그 옆을 깨물자 사과는 다시 달달한 주스를 흘렸다. 세 번째 조각이 입 안을 구르면서 사과향을 혀에 골고루 묻히기 시작했다. 그 달콤함의 틈에 숨어있다가 돌연 날을 세우고 뛰쳐나온 시큼함이 내 눈을 찡그리게 만들었고, 눈을 떴을 때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불길한 감각에 몸을 떨었다. 나는 밀려오는 현기증에 흐려지는 의식을 억지로 붙들고 헛딛듯이 내민 발로 휘청이는 몸을 겨우 세워두었다.

눈을 비비고 흐릿해진 초점을 다시 맞추자 나는 말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명백히 느껴지는 어색하고 낯선 느낌에 휩싸여 있었다. 무진 어디서나 느껴지던, 이 변칙적인 지역에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모두에게 납득시키던 미세한 불길함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단칸방 가게를 밝히고 있는 조명도 아까와는 다른 색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칙칙하고 음울한 회색이 사라진 만큼, 화사하고 명료한 원색이 그 자리를 채웠다. 마치 20세기 필름 영화에서 현실로 튀어나온 것처럼.

—대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베어먹은 자국이 분명하게 남아있는 사과가, 힘이 빠져버린 내 손아귀를 벗어나 바닥에 떨어졌다. 똑, 데구르르 소리가 이상할 만큼 또렷이 귀를 맴돌았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굴러가는 사과를 눈으로 쫓았다. 사과는 깎여나간 부분 때문에 비틀거리며 굴러가다가 가게 문턱에 걸려 멈춰섰다. 나는 비척비척 문가로 걸어갔다. 사과를 줍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나는 눈가가 빨개질 정도로 몇 번 씩이나 눈을 비볐다. 그만큼 지금 내 눈에 맺힌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안개가 걷혀 있었다.

그 망할 안개가 한 줌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여기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조용히 중얼대는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내가 아는 한 무진이 재단의 감시 하에 놓이고 근 7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이정도로 완벽하게 안개가 걷힌 적은 단 하루도 없었다. 애초에 그 안개야말로 이 넥서스를 규정짓는 가장 큰 특징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내 앞에 펼쳐진 하늘은 안개는 커녕 구름 한 점도 없이 청명한, 무진 밖에선 너무나 흔하고 당연한 가을 날씨의 모습이었다. 태양은 낮은 건물들 위로 아직 제법 높게 걸린 채 밝게 웃어보였고, 방금까지만 해도 분명히 켜져 있던 가로등들도 이 시간에 무슨 볼일 있냐는 듯 조용히 잠에 빠져 있었다.

나는 떨어트린 사과를 주워 자켓 주머니에 쑤셔넣고는 황급히 뒤를 돌아 계산대로 갔다. 졸고 있던 주인 할머니는 내가 소란스럽게 움직이는 인기척에 막 깬 모양이었다.

"어르신, 어르신!"
"나 귀 안 먹었어, 총각! 해도 안 떨어졌는디 벌써 술이라도 처먹은겨?"
"밖에 좀 보세요. 안개가 걷혔어요!"
"아유, 거 날 좀 갰다고 뭐 그리 야단이여 글쎄."
"어르신은 놀랍지도 않으십니까? 무진에 안개가 없다뇨!"


"무진이라니… 그게 뭔디야?"

"…예?"

내 입에서 얼빠진 목소리가 굴러떨어졌다. 주인 할머니는 당췌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하… 하하, 어르신. 농담이 심하신 거 아닙니까?"
"총각이야말로 늘갱이가 잘 모른다고 놀리고 그러는 거 아녀!"
"어르신, 무진이요! 무진 토박이시잖아요. 전라남도 무진시를 모르신다니 말이 됩니까?"
"뭔 소리여 시방, 난 순천 사람인디."
"예? 아니, 순천서 나셨어도 여긴 무진이잖아요!"
"총각 진짜 뭐 잘못 먹었어야? 여기 광양이여, 광양!"

주인 할머니는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이 역정을 내었다. 나는 할 말을 잊은 채 멍하니 그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내가 한참 정신을 못차리고 있자 할머니는 슬슬 화보단 걱정이 앞섰는지 내게 괜찮냐고 말을 걸었지만 나는 아무 말 없이 계속 서 있었다. 내 머리는 과부하에 걸려 제대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는 채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여기 주인 할머니가 무진을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나는 문득 생각나는 게 있어 용수철마냥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허겁지겁 문에 붙은 광고지들을 뒤지는 내 모습은 누가 보면 확실하게 미쳤다고 생각할 만큼 간절했을 것이다. 나는 방금 가게에 들어서면서 무심히 지나쳤던 하나의 스티커 종이를 찾았다. 10년도 더 전에 정부가 주소 변경 사업을 벌이면서 집집마다 나붙었던, 새 주소 홍보 스티커였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도로명 주소를 생활화합시다. 우리집 새 주소는 전라남도 광양시 광양읍 읍성1길 29'
'Please use the road name adress system. The New adress of this building is 29, Eupseong 1-gil, Gwangyang-eup, Gwangyang-si, Jeollanam-do'


나는 너덜너덜한 스티커를 망연하게 쳐다보았다. 나는 지금 광양시에 있다. 이 접착성 종이쪼가리가 내게 그렇게 단언하고 있다. 분명 나는 방금까지 무진시에 있었는데, 지금 나는 무진이 아닌 광양에 있다. 분명 할머니는 어제까지 무진 사람이었는데, 지금 할머니는 순천 사람이라고 한다. 나는 지금 무진시에 있지 않다. 나는 지금, 나는—

"—나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헬멧을 급하게 주워 머리에 걸치고 묶어놨던 자물쇠를 급하게 푼 뒤, 자전거를 거치대에서 빼내자마자 나는 안장에 몸을 날리듯 걸터앉고 페달을 밟았다. 안개가 없으니 전조등은 켤 필요조차 없었다. 내 생각이 맞다면 나는 지금 내 재단 경력에서, 아니 일생을 통틀어서 가장 큰 변칙적 현실 개변 사태에 휘말려 있는지도 모른다. 일개 현장요원이 임의로 조치할 사안도 아니거니와 무엇을 어떻게 조치해야 할 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당장이라도 상부에 보고하고 기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었다. 자전거를 남쪽으로 몰면서 나는 인이어와 연결된 통신 장치를 작동시키려 몇 번이고 연거푸 호출 버튼을 눌러댔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파도가 치는 것 같은 무전 잡음 소리 뿐이었다. 안개가 사라진 것이 이 근방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일까? 뭐가 됐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제64K기지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시내를 벗어나 큰길을 달리고 있었다. '당신은 광양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쓰여 있는 표지판이 나를 비웃으며 오른편으로 스쳐지나갔다. 다리가 풀리는 것 같은 탈력감에 휩싸였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었다. 나는 억지로 억지로 발을 움직여 자전거를 계속 전진시켰다. 팽팽히 당겨진 체인이 삐걱대며 비명을 질러댔다. 호두 삼거리에 다다라 인덕로에서 여순로로 진입한 나는 이제 여수반도로 들어서고 있었다. 원래라면 여기부터 넉넉히 8km는 더 무진시 행정구역이 남아있었을 테지만, '여수 Yeosu 1km'라 적힌 교통 표지판에서 무진의 흔적은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서쪽 하늘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안개가 가득하던 무진에선 이 노을이 안개를 타고 번져나가 온통 울긋불긋해진 하늘이 무진의 드문 절경으로 꼽히곤 했다. 하지만 오늘의 하늘은 제 서쪽이 불타든 말든 그저 검푸르게 어두워질 뿐이었다. 도로변의 가로등도 다시 점점이 불을 밝혔지만 반갑지는 않았다. 되찾아야 할 것은 따로 있었다.

저물어가는 태양빛 아래 저 먼발치에 등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하루 종일 빛나고 있어야 할 등대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불길한 예감을 느낀 나는 지쳐가는 다리를 재촉하며 기지로 향하는 갈림길로 빠져나왔다. 나는 한 손으로 아이디 카드를 꺼내기 위해 품을 뒤지다가, 핸들을 잡은 나머지 손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자전거가 나자빠지면서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찰과상을 입은 무릎과 손바닥이 쓰라려왔지만, 다행히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고통을 참고 일어나 자전거를 일으켜 세웠다. 방금 넘어진 걸로 앞바퀴의 휠이 구부러져서 더이상은 탈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자전거를 도로 밖으로 치워두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기지 입구가 보일 무렵 나는 차단봉과 무장 경비원이 보이지 않는 것을 눈치챘다. 좀 더 가까이 가보니 경비는 커녕 건물 전체에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낌새가 좋지 않았다.

기지 둘레에 설치된 철망 담장과 사유지임을 알리는 출입금지 팻말은, 척 보기에 원래보다 더 낡아 있긴 했지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 어깨에 조금 못 미치는 철망의 한 구석에는 차량용과 인원용 출입구가 나 있고, 마찬가지로 철망으로 된 문은 쇠사슬과 자물쇠로 단단하게 잠겨 있었다. 내가 오늘 기지를 나설 때만 해도 걸려있지 않던 것들인데도, 쇠사슬은 마치 수십 년은 그 자리에 걸린 채 관리받지 않은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녹슬어 있었다.

헬멧을 벗어들고 몇 차례 휘둘러 쇠사슬을 찍어보았지만, 녹만 잔뜩 떨어질 뿐 사슬은 부서지지 않았다. 젠장, 영화에선 이정도 낡은 쇠사슬은 금방 작살나던데… 나는 헬멧을 옆에 던져두고는 자전거로 돌아가 짐칸에 묶어둔 서류가방을 꺼냈다. 가방을 열자 위장용 보험 서류 밑에 자전거 수리용으로 넣어둔 공구 세트를 찾을 수 있었다.

몽키 스패너(Adjustable Wrench)로 쇠사슬을 꽉 붙들고 비틀자 쇠사슬은 심하게 삐걱거렸다. 좀 더 힘을 주니 그중 유독 녹이 많이 슬어있던 한 부분이 버티지 못하고 뚝 끊어졌다.

"좋았어."

쇠사슬을 치워버리고서 나는 조심스레 철망 담장의 문을 열었다. 지상 건물은 원체 등대에 딸린 창고로 위장했던 만큼 별 볼 게 없었고, 뭔가 변해버린 지금도 그 사실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창문의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간절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나는 혼란스러운 심경을 애써 달래며 S동 건물로 다가섰다.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문을 밀자 삐걱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어떤 조명도 켜져 있지 않았기에 건물 안은 칠흑같이 어두컴컴했다. 나는 방금 공구를 챙길 때 자전거에서 겸사겸사 떼어온 전조등을 켜 건물 안을 비췄다.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원래 아무것도 없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이게 무슨…?"

나는 하마터면 그대로 쓰러질 뻔 했다. 피로에 지친 몸뚱이를 지탱하며 끌고 왔던 의지가 한 순간에 폭삭 무너진 것 같았다. 제64K기지의 진입구였어야 할 이 공간은 역정보로 설정해둔 정체보다도 더 한심하고 쓸모없는 빈 창고인 채로 나를 맞이했다.

"이봐요. 이봐요! …아무도 없어요?"

넋이 나간 것마냥 빈 방 안을 헤집고 다니며 나는 고래고래 악을 썼다.

"나 여기 있어요, 나에요…! 대답 좀 해봐요! …이사관님? …다리우스? …유리!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까!"

하지만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숨이 가빠오는 것을 느꼈다. 신체나 공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나라는 존재와 내가 알던 세계가 근본적으로 어긋났다는 것을 직감하면서 공포가 엄습해온 것이다. 나는 필사적으로 텅 빈 폐창고 곳곳을 뒤졌지만 헛수고였다. 거대한 지하 단지는 커녕, 한 평 짜리 조그만 지하실조차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재단 직원 단 한 명도, 변칙 개체 단 하나도 이곳에는 남아있지 않았다. 제64K기지는, 재단은 이 장소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삼십 분 동안이나 건물 안에서 의미없는 탐색을 계속하며 방황하다가 진이 다 빠져버린 나는 끝내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길을 잃고 부모와 헤어진 아이처럼 서럽게 울었다. 나는 두려웠다. 내가 알던 세상, 내가 알던 삶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무서웠다. 감정은 형태를 가질 때 더 오래 지속되는 법인지라, 일단 눈물의 모습으로 터져나온 슬픔은 한동안 주체할 길 없이 이어졌다.


서서히 눈물이 멈출 무렵이 되자 당황과 슬픔에 잠겨 있는 것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허탈하고 허무한 감정만이 텅 빈 가슴팍에 침전해가는 것 같았다. 나는 문을 열고 S동— 아니, 이제는 S동이라 부를 수도 없는 폐건물 밖으로 나왔다. 해는 원망스러워하는 내 눈길을 피하기라도 하듯이 이제 서쪽 산등성이 너머로 스멀스멀 숨어들고 있었다. 여광이 사그라들며 하늘은 금방 깜깜해졌다. 신월마저 모습을 감춘 하늘은 온통 은은한 별들로 수놓아져 있었다. 무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예쁜 밤하늘이었지만, 감탄할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대체 무진과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복잡한 머릿속은 좀처럼 정리되지 않았다. 기지의 상태를 보아 내가 미래로 던져진 것이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읍성 마트의 할머니를 생각하면 시간축이 잘못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강력한 현실조정자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고려해볼만 하겠으나 만약 그랬다면 그런 엄청난 현실조작이 나같이 별 볼 일 없는 현장요원만 빗겨갈 리가 없을 터였다.

이렇게 가능성들을 소거해 나가자, 나는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어떤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일단 거기서 애써 눈을 돌려봤다. 그러나 시선을 돌려 보아도 보이는 것은 재단의 부재를 생생히 드러내는, 한때 제64K기지라고 내가 인식했던 건물 뿐이었다. 나는 이 건물의 어느 세미나실에서 들었던 강의를 기억하고 있었다.

두통이나 현기증을 느낀다, 멀쩡하던 평형 감각이 맞지 않다가 곧 적응된다, 감각이 예민해지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변화를 감지한다, 갑작스럽게 시야의 채도가 높아졌다고 느낀다… 이것이 버호튼 박사가 1993년 홍콩의 넥서스 구룡채성이 소멸할 당시 기록된 현상과 증언을 요약하여 정리한, 흄 준위가 갑자기 높아질 때 체험자에게 발생하는 인지적 현상들의 대표적인 예시였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방금 읍성 마트에서 내가 느꼈던 것과 대개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넥서스-64의 소멸을 목격한 것일까? 단순히 무진의 변칙성이 사라지며 벌어진 소동인 걸까? 하지만 구룡채성은 변칙 공동체의 자격을 상실한 뒤 버려져 철거되고 일반 행정구역으로 재편되었을 뿐, 지금 내가 겪은 상황처럼 있던 지명이나 지역의 초상사회가 한순간에 사라지진 않았다. 지금 여기는 안개 말고도 너무 많은 것이 사라졌다.

어쩌면 다른 평행우주로 튕겨나온 것은 아닐까? 브릴러 박사의 특강에서 들었던 대안현실이라는 게 이런 것일까? 이 낯선 세상은 무진과 기지가 사라진 걸 빼면 내게 너무나 친숙한 그대로였기에, 나는 이 가설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안개가 다시 닥쳐와서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는 듯이 원래대로 되돌아갈 것만 같은데, 이렇게 생각해버리면 그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리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걸 느끼며 나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정도로 내가 무력하게 여겨진 건 처음이었다. 연구원이었다면 뭐라도 검증해 봤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건 요원 대상으로 진행하는 입문 단계의 초상이론 특강 정도가 고작이었다. 상담할 만한 전문가도, 쓸 만한 과학 장비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짱돌을 굴리다가 포기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밀려드는 자괴감에 내 의지는 힘없이 쓸려나가고 있었다.

철망 담장 밖으로 나온 나는 여전히 고민에 빠진 채 걸음을 내딛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내키지도 않고 갈 곳도 잃어버린 걸음이었다. 나는 그러다가 무심코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축축한 감촉에 흠칫 놀라 손을 꺼내자 거기엔 몇 시간 동안 주머니 속에 방치되어 말라가고 있던 먹다 만 사과가 있었다.

그 사과를 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어떤 발상이 떠올랐다. 분명 이곳에는 안개도 재단도 변칙도 더이상 남아있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SCP-521-KO라면, 언제나 저 바닷가에 떡하니 눌러앉아 있는 그 제방이라면 아직 그 자리에 있지 않을까? 여전히 안개가 낀 채 관람객을 비웃으려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인자한 경비 할아버지가 무슨 악몽이라도 꿨냐고 상냥하게 물어와주진 않을까?

SCP-521-KO는 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근거 없는 기대가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나는 사과와 전조등을 꽉 움켜쥐고선 바닷가를 향해 힘껏 달음박질해 나갔다.


나는 또 망연자실해서 서 있었다. 낡고 이끼 덮인 그 제방은 내가 기억하던 그대로였지만, 여기에서도 안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제방 옆에는 경비원은 커녕 초소조차 없었다. 제방은 그냥 해안가에 널린 평범한, 관리받지 않는 제방일 뿐이었다.

그걸 받아들일 수 없던 나는 힘겹게 발을 떼어 비척비척 제방 위로 걸어갔다. 제방 끝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나를 방해하는 변칙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풍이 몰아치자 아까 자전거에서 넘어질 때 부딪혔던 무릎이 시려왔다. 이 고통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좆같은 상황이 현실이라는 걸 너무나도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마침내 나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제방 끝에 이르러, 그곳에 놓인 팻말에 적힌 글자를 읽을 수 있었다.

'제방 위가 미끄러우니 낙상에 주의하세요.'

"…하, 하하하. …아하하하하."

나는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허무했다. 이곳에 안개는, 변칙성 따위는 원래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미친 현실을 설명할 수 없었다. 재단도 존재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 변칙성이 없는데 재단이 왜 필요하겠는가?

"하하하하하하! 하하하… 으하하하학! 으아아악! 아악! 악!"

웃음은 한동안 힘 없이 이어지다가 점차 격앙된 괴성으로 바뀌어갔다. 억울했다. 난 인류와 정상성을 수호하기 위해 이름도 명예도 버리고 열심히 헌신한 죄 밖에 없는데, 왜 나만 이렇게 멀쩡한 세상에 아무 준비도 없이 버려져야 한단 말인가? 왜 내게 소중하던 모든 것을 잃어야 한단 말인가? 나는 악을 지르다가, 사과를 손에 꼬나쥐고 힘껏 던져버렸다. 정작 사과는 멀리 날아가지도 못하고 바다에 떨어졌지만, 나는 이끼 낀 바닥을 밟고 미끄러지는 바람에 그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제방 밖으로 넘어져버렸다.

풍덩, 느닷없이 바다에 빠져버린 나는 미처 숨을 참지 못했고, 터져버린 숨에 뒤이어서 바닷물이 입과 코로 들이닥쳤다. 나는 꼼짝없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차가운 현실이 무겁게 내 몸을 짓누르고, 저항할 의지를 잃은 내 목구멍을 비집고 폐포 하나하나를 죽음으로 적셨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나는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안개. 흐릿해지는 내 시야를 가리우러 안개가 찾아왔다. 뿌옇고 축축한, 기분 나쁘고 익숙한 안개가 번져와 조용히 나를 감쌌다.

그 너머로 수면에 일렁이는 빛도 보였다. 이 깜깜한 밤에 무슨 빛이 수면을 비추는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마음대로 그것이 등대의 빛이라고 결론지었다.

초점이 풀려가는 눈으로 그 빛을 계속 바라보고 있자, 무수한 사람의 형상이 조금씩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은 나처럼 혼란을 겪고 고통받은 것 같았다. 그들의 감정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안개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안개로부터 추방당한 것이다…


평가: 0+x

Mujin is the biggest Nexus in the Korean Peninsula in two characteristics, size and anomaly. Mujin's anomaly always appears with some kind of relationship with fog, and the most visible side of it is the isolation. Therefore, even if there is high anomalous activity, most of the anomalous events happened in Mujin is not a threat to the veil policy and remains as a personal experience. It also appears to be related to the sporadic decline of the local Hume level in Mujin.

- Dr. Seonwu Anan, Investigating Characteristics of Mujin as a Nexus

October 31st
South Jeolla, Republic of Korea

It is not a rare situation for a coastal city to have a fog seizing in, but Mujin's case is a little different. It only changes it's density from fog to mist and mist to fog. It has never left from Mujin entirely. It is called the harbor of the fog for a reason.

Some visitors say that if the fog were not there, the tourism or industry of Mujin would have flourished much. That is undoubtedly an undeniable truth. In Mujin, every sublime view lost it's meaning behind the fog, every valuable idea tarnishes out in the fog, and every flaming passion fades out within fog. The fog had isolated this countryside from outside, and Mujin just settled vaguely without any dynamism or inspiration as it is muffled by the fog. As one masterpiece literature has described with the "smell of rotting dead body," Mujin is a place like a standing puddle. The reason why I had pleasure as I left the Mujin in my childhood for study, was that liberation from this damn countryside, this damn fog.

However, as I get older, I am back in Mujin as a member of society. Mujin itself looked different from the view of field agents in Foundation. The town in small province looks like snoozing in lassitude given by the fog. Still, as the most significant anomalous area in the Korean Peninsula, the city is the home of each person suffering to get over the unreality and to hold on reality. So it's just that; there isn't any affordability left. The disgust I had in my hometown has been almost bleached out in the time of working here. No, now I even feel strange attachment over the sympathy I had.

At the end of October, on one autumn day, I was on the usual patrol road riding a bicycle. Nx-64 is the space with uncountable anomaly events and anomaly items but also a home of citizens who doesn't realize what is behind the veil. That is why we have to be under-covered. Same for me, I put up the cover as all the field agents do. Someday I will be a late return student in The College Of The Mujin, eventually, I will be a cop in the Seomyeon police department, and eventually I will be the watcher of Mujin harbor…Right now, I am acting as a salesperson in a small insurance company, and my task is to roam and find any anomalous symptom in the southern area of Mujin.

It was an early afternoon, where the fog is already covering the sunlight, and street lamps are stretching up to get on their role. I turned the LED light, one of the necessities of whom wonders in the foggy trail of Mujin, on and treadled the pedal, sitting on a metal frame with a helmet on. I liked to work riding a bicycle. It lets me cover the larger area compare to walking, but it also gives me descend information compare to driving.

Along the coast, I got through the houses and stores mushroomed near Mujin Airport and entered the village road. The 21st century and twice of decades have passed, the village road, which was covered roughly with concrete a few years ago, became a two-lane asphalt paved road. On the right side of the road, there are lined breakwaters sitting and facing the Gwangyang Bay. As I was following the road, I found a jetty pointing seaward that was out from rows of breakwaters. Neighboring villagers barely know about this jetty. Of course, they don't. Foundation has assigned it as the SCP-521-KO and managing it.

SCP-521-KO is a functionally useless jetty, but it makes any person who is on the jetty to confined and lost in the fog and not able to get out. It is a very well known anomaly subject, so any foundation staff who works in Mujin would know. However in Mujin, anyone would get lost at least once, even if it is not here.

Before the thickening fog covers the coast, the jetty is showing it's shaping sporadically. The old, moss-covered jetty is made initially to be an artwork, and even without the anomaly, it has some sort of bizarre. In front of the small sentry post on the entrance of jetty, I slowed down myself and stopped my bicycle.

Looks like your mind blew this way," the security guard of the sentry post joked around with joy.

"Yes, I think I would head downtown right a way, not stopping by the Site. Maybe I could ask for a cup of coffee here."

I set the bicycle stand, kicking it, and talked back lightly.

"First time in a few days, and it is as a coffee shop? Since we ran out of coffee, you should take this."
"Wow, this apple's shinning."
"My wife had picked the ones only that are big. If I knew you were coming, I would have pealed it of…hmmm…"
"No, no. I even feel guilty about getting this."
"You are like my son, just take it and cheer up."
"Then… thank you so much. I will enjoy it. Thanks."

I got the apple the security guard gave and bit it down. As my front teeth scratch the mostly red apple and ripen with some yellowish-green, the yellow inside has appeared. The apple was full of sweat juice showing that it is a season of apples. I wiped the flowed juice with my sleeves and greeted the security guard. With the apple on my one hand, I got on the bicycle again.


In the way, as I go through the humid sea breeze, clumsy trees and buildings were getting into the view. Even it was before the sunset, street lights lighted themselves up together, trying to drive away from the fog covering the sunlight. On the left, over the outstretched Yeosun Street, the sign 'Mujin Town' showed itself.

Mujin County is an especially impotent place in Mujin, having hundreds of thousands of population. From the old days, the administrative office and marketplace were in downtown, and nowadays, the train station and harbor have built. Downtown of Mujin is always full of people who are there for work and home.

Stopping my bicycle in front of a small store, where I always stop by, I bit down the second bite of the apple. A lump of apple that I was chewing has gulped down my thought. The sense of apple lump rolling over the throat and blocking the esophagus was exceptionally vivid. I coughed and gagged. Luckily the apple lump did not get caught too badly; it went down soon, and I could breath out my breath.

I took a breath and starched out my waist, and under the blinking street light, the name "Eupseong Market" caught my eyes. It is a small store that is hard to say that it is a market, but closer to a more extensive corner shop. These types of stores are getting quiet in urbanization, but still, it is essential to me as an information source as a place where elders in the area often come. I stand the bicycle, put the bag and helmet on top of the saddle, and walked into the Eupseong Market, fixing my clothes. Some old promotional leaflets when address system changed into road name address, some old beer commercial, or distilled beverage commercial were cluttered on a pair of sliding door. As I slide the glass door, a wind bell pendulously hanged on top of the door jingled. The old store owner who was sitting at the counter and tending the store grins and said.

"Whoa~ what's so in hurry eating? Careful, Ain't any med' for stomach upset."
"Haha, this apple was too delicious. You didn't have anything special?"
"Na, nothin' should. Ain't anytin' changed from last time. Well, we have apple yonder. Ain't gonna try? It's from Daegu. Right taste, good for eyes…"
"Oh, it's almost dinner time, well. This one would be enough. And even if it is good for my eyes, there won't be anything more than the fog to see."
"Yeah? Well, that's right. At least take a look for some."

I talked with laughter and joke, and she spoke back. I smiled with understanding and moved behind the display stand, pretending as if I am looking around. She started to drowse as I got out of her sight. It seemed like no one is coming. I guess there aren't any earning today. I was going to eat the rest of my apple thinking about where to go next. Probably because the choke happened by the apple, I was a little careful getting my apple towards my moth.

I bit down the apple next to where prior bites had exposed the flesh. The third piece got into my mouth, letting the fragrant apple flavor out. In that sweetness, acid taste suddenly set up and jumped out made me frowned, and I opened my eyes up with an ominous sense that something went wrong. I stood up, stepping out my trembling legs in the dizziness that almost made me lost my consciousness.

I rubbed my eyes and focused back, feeling a weird sense that cannot be explained by words, but could feel vividly, something got awkward and unfamiliar. The subtle ominous, that was everywhere in Mujin, that was letting people understand whatever could happen in this anomalous city, has disappeared. The light that is brightening this small store was shining in a different color. Without that dark gray, the bright and clear colors have filled that spot. As if one has come out from the 20th century's film movie to reality.

—What has happened to me?

The apple with the clear bite marks got out of my grasp and dropped on the floor. Drop. The rolling sound hovered over my ears so clearly. Without notice, I chased after the apple rolling with my eyes. The apple rolled and stopped as it reached the threshold. I inadvertently walked towards the door. Not to pick the apple up. I rubbed my eyes over and over until my eyes got red. As much, I couldn't believe what I saw.

The fog was gone.

Couldn't find the fog that was always there, not even a little bit.

"—What happened to this place?"

My voice was trembling as I murmur. As long as I know, Mujin has never been this clear for nearly 70 years since it was under the watch of foundation. The fog is the most significant characteristic that describes Mujin in the first place. But the sky that I am looking at right now has nothing, no fog, not even a cloud. It was a clear fall sky that is so easily seen outside of Mujin. The Sun raised, smiling over the low buildings. The street lights that were on moments ago have fallen into the sleep, as if there is nothing to do at this time of the day.

I picked the apple that I dropped, shoved it into my jacket pocket, turned, and walked towards the counter. The store owner woke up, probably because I disturbed her moving here and there.

"Ma'am, ma'am!"
"Ain't lost my hearin', what made you scream like that?"
"Look out! The fog has gone!"
"Hew, what's so busy about the clear weather?"
"Aren't you surprised? The fog is gone in Mujin!"

"Mujin…? What's that?"

"…huh?"

The muddle-headed voice has rolled off my mouth. The store owner was looking at me with worry as if she does not understand what I am saying.

"Ha…haha, mam, that's too much of joke."
"Why are you teasing this old woman? You shouldn't do that!"
"Ma'am, Mujin! You are an indigenous Mujin citizen. How can you not know the Mujin, South Jeolla!"
"What are you talking about? I am from Suncheon."
"What? No, I mean, even if you are from Suncheon, it's Mujin here!"
"Are you ok? Is sometin' wrong? It's Gwangyang here!"

She was expressing her anger as if she heard a total non-sense. I lost track of what I wanted to say and blankly looked on to her face to face. I was blanked out for a long time, and she seemed worry than anger, asking if I am ok. I stood still without any words. My head too much of information to draw conclusion. No matter how much you think about it, it's a nonsense that this store owner, not anyone else, does not know Mujin.

Something was catching my mind. I jumped out as if I am a spring and search on the commercials cluttered on the door. In that cluttered pile of commercials, there was an old promotional sticker about the change of address system that the city hall put on at least ten years ago.


'Please use the road name adress system. The New adress of this building is 29, Eupseong 1-gil, Gwangyang-eup, Gwangyang-si, Jeollanam-do'

I looked onto the sticker in vain. I am in Gwangyang. This glued piece of paper is declaring it to me. I was in Mujin a moment ago, but I am in Gwangyang right now. Yesterday, this old lady was from Mujin, and now she said that she is from Suncheon. I am not in Mujin. Now I'm in, I am in—

"—Where am I?"

I quickly picked up and put on the helmet. I unlock the lock in a hurry, pulled the bicycle from the holder, immediately jumped on the saddle, and treadled the pedal. There was no fog, so there was no need to turn the light on. If what I am thinking is what happened, I am in the most significant change of reality that occurred in my Foundation career, no, in my life. This isn't an issue that a field agent to take action on own accord, and even if it is, I have no idea what to do. What I should do is to report it to the top so the entire site can deal with it. Riding the bike to the south, I have pushed the call button to operate the communication device connected with in-ear. The only thing responding was the radio noise sounded like sea waves. Did the disappearance of fog have some effect in the area? Whatever that is, the only thing that I could do is to go back to the Site 64K.


Some alternate universes are very close to our universe, and the reality they have has only minor local differences. We decided to call these alternative universes as "Multi Reality". Some of these have the same Hub as our universe, but others have developed from the different Hub. These universes could interact, connect, and nest with our universe. If the local reality is very low, these connections can happen momentarily without any artificial intervention. If our universe's consensus reality collapse by XK-Class Scenario or so, these multi realities can be an ethical asylum.

- Dr. Tristan Bailey, Exit: Investigating Alternate-able Multi Reality


It did not take long for me to get out of downtown and enter the Street. The sign 'You are leaving the Gwangyang Town. Goodbye.' passed on the right, making fun of me. I almost lost the energy controlling my legs, but I could not stop. I constrainedly moved my feet to move the bike forward. The tensed chain was screaming throughout. I entered Yeosu road from Indoek road through the Hodu three-way intersection and drove into the Yeosu Pannantula. It should have at least 8km more as the Mujin administrative area, but I could not find any evidence of Mujin from the traffic sign saying '여수 Yeosu 1km'.

The west sky started to tint itself with red color. When Mujin was filled with fog, the sunset spreading through the fog, making the entire sky fluttering red, was a such a delicate view. But today's sky deepens it's color to the dark blue, whether it's a western part is flaming or not. It was not very joyful, even if the street lights on the side started to light up. The thing I need to recover was something else.

Under the fading sun, far away apart from me, I could see the lighthouse. Usually, it should have lighted up all day, but the lighthouse was cold and dark. With an ominous feeling, I hurried my legs towards the site through the crossroad. I was searching the ID card with one hand in my cloth but lost the control on the other hand holding the handle. The bike fell, and I rolled onto the ground. My hands and knees ached with abrasion, but I could still move.

Enduring pain, I raised my bike. Because of the fall, the wheel frame has vented and looks like that I will not be able to ride it. I moved the bike out of the road and continued the way of walking. When I could see the entrance of the site, I realized that the barricade and armed security guards were not there. I got even closer, and not only the security guard but seemed like that there is no one there. Something might have gone wrong.

The wire mesh fence and the no entry sign around the site, seemed like it werne out more, but still there. On the corner of the mesh that is little shorter than shoulder, there were enterence for the cars and personals, that is locked also with chain and lock firmly. It was not there when I got out of the site in this morning, but the chain was rusted as if it has been there without any maintains.

I've hit down the chain with the helmet I took off, but the chain was still and only the rust powdered. Shit, those old chains in the movie seemed like it is easily breakable… I through the helmet on the side and pulled out the briefcase tided on the back of the bike. As I opened the case, I could find the tool set, in case to fix the bike, under the insurance document for the cover.

I tightened and twisted on the chain with an adjustable wrench, and the chain was creaking. I forced it even more, and it couldn't resist. The badly rusted part broke down.

"Great."

I removed the chain and carefully opened the door of the mesh. The ground floor was initially covered as the warehouse of the lighthouse, so it did not have anything special and nothing more now. All lights of the window were off and seemed like there is nothing even if I desperately look around. Trying to clam myself from confusion, I walked to the Sector-S. The door was not locked. I pushed the door carefully, and it opened with the creeping sound. The inside of the sector was dark with no light on. I turned the light on, which I took from the bike as I pulled the tool out.

There was no one inside. As if obvious that no one is there.

"…What the…?"

I had almost felled. The will that led me to bring this tired body to all the way here has crashed down. This space that should have been the entrance to the Site-64K has become some meaningless, empty warehouse.

"Hello. Hello! …Is anyone there?"

I wondered around the empty room scream, as if I lost my mind.

"I'm here, it's me…! Please answer!"

But no one answered.

I could feel myself in short breath. Not because there is something wrong with the body or space. I felt terror, realizing something that was supporting my existence got wrong. I desperately looked into the abandoned warehouse, but it was no use. There was no underground estate here, not even a small single-basement. Not a person, not an anomalous item has left. Site-64K, the Foundation did not exist in the place.

After thirty minutes of wandering and searching meaninglessly through the building, I lost all of my energy and ended up crying. As if I am a child who lost parents, I cried with sorrow. The emotion stayed longer if it has the shape, so the sorrow busted out in the form of tear continued without any break.

As the tears slowly stopped, confusion and sadness didn't last long. Instead, only void and empty feelings seemed to settle on the bare chest. I opened the door and came out of the Sector-S, no, an abandoned building that I couldn't even call it Sector-S. The sunset has hidden over the western ridges. Countless stars were sparkling in the dark sky, where the sunlight has faded out. It was a beautiful night sky that I could hardly see in Mujin, but I did not feel admirable.

What happened to Mujin and I? I could not organize the complex thoughts in my head. I have recalled some lectures from the agent seminar, but it was no use. I wrapped around my head with harch headache. I have never felt this impotent ever.

As I came out of the fence, I was still thinking and walking without notice. It was steps that have lost way and even unwilling to go. I then inadvertently put my hand into my jacket pocket. I was surprised by the moist texture and pulled out my hand. There was the leftover apple, I have abandoned a few hours, getting dry.

That apple brought me an idea. Obviously, there aren't any fog, Foundation, or anomalies remaining here. But maybe SCP-521-KO, the jetty that has always been there, could it be still there? Wouldn't it wait to make fun of the tourists with that fog? Wouldn't the security guard kindly ask if I had a nightmare or so?

SCP-521-KO is not very far away from the site. I could feel the groundless hope filling inside me. I garbed the apple and the light and ran toward the shore.

Again, I stood devastated. The old moss-covered jetty was the same as before, but there was no fog. In front of the jetty, there was no security guard or even a sentry post. It was just a jetty, an ordinary, abandoned jetty that is common in the shore.

I could not accept it, so I invertebrate walked onto the jetty. There weren't any obstructive anomaly that stops me from getting to the edge. With the sea breeze, the knee that I hit when I fell from the bike was aching. This pain made me even more miserable. It was solid proof that this fucking situation is a reality.

Finally, I reached at the edge of the jetty and read the words on the sign there.

'Caution. The jetty is slippery'

"…Ha, hahaha. …ahahahaha."

I laughed. Felt empty. There was no fog, no such thing as an anomaly in here. That would be the only explanation possible in this mad reality. The Foundation would not exist either. There is no anomaly, why would the Foundation be needed?

"Hahahahahaha! Hahaha… Haaaa! Ha! Ahhhhh! Ahhh! Ahhhhh!"

The laughter continued without any energy, and it changed into a raged screaming. It is chagrin. I gave up my name and honor to keep the normality of human society, and why would I need to be thrown out in this normal world without any preparation? Why would I need to lose everything I loved? I was yelling like this and clenched the apple in hand, throw it hard. The apple didn't go far and fall into the sea. However, I slipped on the moss-covered surface and fell out of the jetty.

Splash, as I fell into the ocean, I couldn't hold my breath. After the bursting inspiration, the seawater struck into my mouth and nose. I started to drown without rust. The cold reality is squashing me down, and it enters into the throat, wetting every alveolus with death.

Fog, the fog came to me to cover my sight. Dark, damp, creepy, and usual fog has smeared and covered me.

I could see the rippling light on the surface of the water. I had no idea what kind of light that was, but I concluded myself that it is the light from the lighthouse.

With the eyes focusing out, I stared at the light. I could see the many shapes of humans. They looked like they had the same confusion and pain. I could feel them. I was able to know who they are.

The Fog has not vanished, we were the ones who were exiled from the fog….

H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