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 시작>
김██ 요원: 안녕하세요?
최가음 박사: 안녕하세요, 김██ 요원님.
김██ 요원: 그래요, 왜 부르셨죠?
최가음 박사: 요원님이 진술하신 그 꿈 이야기 말입니다.
김██ 요원: 아, 그래요. 그거.
김██ 요원: 좀 긴 이야기인데, 괜찮으신가요?
최가음 박사: 네.
김██ 요원: 그러니까, 제가 휴가를 나갔을 때입니다.
김██ 요원: 휴가를 나와 이제 좀 쉬려고 쇼핑몰에 가고 있었죠.
최가음 박사: 재단은 휴가가 없는걸로 아는데요.
김██ 요원: 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해요. 근데, 사람들이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지르고 있는겁니다.
김██ 요원: 올려다 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옥상에서 떨어지고 있는겁니다.
김██ 요원: 그리곤, 떨어졌어요. 내장이랑 뼈가 산산조각 나듯이. 주변에 튄 선홍색 피는 노을에 반가되어 더욱 새빨갛게 보였죠.
김██ 요원: 너무 아팠어요. 뼈가 조각조각 나고, 고통은 밀려오고.
최가음 박사: 잠시만요, 무슨 말이신가요? "제가"? "너무 아프다"니?
김██ 요원: 나중에 알게 될겁니다. 하여튼, 떨어졌어요. 저에겐 그 장면이 뇌리에 박혔었죠. 제 동료 요원이 죽는거보다 더욱 심했습니다.
김██ 요원: 119에 곧바로 신고하고 자리에서 도망쳐나오듯 했죠. 왠지 모를 역겨움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김██ 요원: 그리고는 그 날 밤, 잠이 들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몸속에 쌓인 피로는 저를 강제로 잠들게 했죠.
김██ 요원: 제가 잠든 후, 저는 그 자살한 사람이었습니다.
최가음 박사: 제보하신 변칙성이군요.
김██ 요원: 저는 뛰어내려야만 했습니다. 누군가 등을 떠밀듯이, 아니, 내가 떠민거구나.
김██ 요원: 죽었습니다. 고통과 함께.
김██ 요원: 죽기 전에 제 얼굴이 보이더군요. 아니, 신고한 사람의 얼굴이 보이더군요.
김██ 요원: 그리고, 저는 저를 봤습니다.
김██ 요원: 제가 옥상에서 떨며 서있더군요.
김██ 요원: 저는 그 고통을 알기에, 밀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일어나보니, 그 자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더군요.
최가음 박사: 알겠습니다.
<기록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