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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면담 기록 ████/█/██ - ████ █

할 박사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글라스 박사: 자, 앉으시게.

할 박사: 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글라스 박사: [끼어들며] 할 조던? 맞겠지? 기지 내에서 아주 평판이 자자하더군. 이번에 면담했던 녀석들마다 자네 이름을 한번씩은 꺼내니 모를수가 있어야지.

할 박사: 그거 부끄럽군요. 업무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글라스 박사: 편하게 하세. 그냥 정기 면담일 뿐이야. 이상하게 긴장하는 녀석들이 많더군.

할 박사: [웃으며] 아무래도 직장이 직장이다 보니까 아닐까요?

글라스 박사: [웃으며] 그래, 그거겠지. 어디보자… 자네한테 할 질문이 많은데… 먼저 이거 하나 묻지.

할 박사: 뭐죠?

글라스 박사: 자네 등산 좋아하나?


넓고 쾌적한 휴게실에 남자 두명만이 덩그러니 커피 자판기 앞에 서있다.

남자 한명이 한손엔 커피 한잔을 들고있고, 다른 한손으론 자기 옆 남자에게 커피를 건낸다.

"고맙네."

글라스 박사가 조심스럽게 커피를 홀짝인다.

"고맙긴요. 요즘 너무 바쁘신 거 아닙니까? 전 면담하고 심리검사하는 일이 이렇게 바쁜지 몰랐습니다."

할 박사가 조심스럽게 커피를 홀짝인다.

"욕나오게 힘들지. 뭣보다 여긴 기인들 천국이니까. 격리실 안에나 격리실 밖에나."

"직장이 직장이다 보니까군요."

"바로 그거야."


심리검사 면담 녹취록 ████/█/█ - ██ █

글라스 박사: 자네 요즘 괜찮은 거 맞나?

할 박사: 전 괜찮습니다. 그냥 요즘에… 아시잖습니까.

글라스 박사: 알다마다. 요즘 복도에서 연구원들이 모여서 하는 얘기가 자네 걱정 밖에 없는 거 아나?

할 박사: 사적인 일로 우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스럽습니다.

글라스 박사: 요즘 이혼 많이들 하지않나. 자네, 집에 들어가지를 못 해서 그렇게 된 거 아닌가? 내가 휴가는 넉넉히 챙겨주게 했을텐데. [종이 넘기는 소리] 이런. 휴가가 그대로 쌓여있잖아?

할 박사: 그 부분은..

글라스 박사: 됐네. 이 부분은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지. 자네가 지금 왜 여기 불려온 건지 알고있겠지? 난 그저 자네 건강이 걱정될 뿐이네.

할 박사: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글라스 박사: 할.

할 박사: 네?

글라스 박사: 일은 적당히 해도 되네.

할 박사: 알겠습니다.


"도무지 커피 없이는 업무를 버텨낼 수가 없군."

글라스 박사가 다 마신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술도 필요하겠죠."

할 박사가 커피를 조심스럽게 홀짝이며 말했다.

"자네가 살텐가?"

"아뇨. 박사님이 사셔야죠."

"젠장, 이런 하극상이 있나?"

"맞다, 깜빡했군요. 박사님이 제일 최근에 면담하셨던 SCP 기억하시나요?"

"기억하고말고. 사람과의 대화가 절실한 친구더군."

"그 부분을 얘기하고 싶네요. 기록을 열어봤는데, SCP와 그렇게 잡다한 부분까지 얘기하셔야겠습니까?"

할 박사가 반쯤 마시다 만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니, 필요한 부분이야. 이런 일에는 부드러움이 필요해."

"글쎄요."

할 박사가 커피를 다시 홀짝인다.

"자네도 이번에 SCP와 면담 예정되어 있는 거 알지?

"알고있습니다."

"내 충고 명심하게."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