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노예였다.
나 또한 그러했다.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모르겠다. 애초에 그것이 어머니라 생각한 적도 없기는 하다. 그것이 나에게 하나 해 준것이라면, 수많은 천한 것들 중 조금이나마 높은 지위에 올려준 것뿐이라 하겠다. 어찌 되었든 이젠 상관없다. 아버지도, 그것도, 이제는 기억도 하지 않는다.
내가 특별하다는 건 조금 나이가 든 후에 알았다. 뭐든지 내가 원하는 바는 그대로 이루어졌다. 별로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았다. 하지만 숨겼다. 그것들은 사람이 아니었고, 나보다 뛰어나든 뛰어나지 않든 그런 걸 달갑게 보지는 않을 테니까. 난 그런 노예 하나가 참혹히 죽임당하는 것도 보았다. 물론, 노예가 죽임당하는 게 하루이틀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는 그에게서 나의 모습을 찾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잠이 들면 꿈을, 세계의 꿈을 나의 운명을 꾸었다. 온갖 짐승 위에 마련된 신도들의 낙원, 그리고 그 가운데 - 내가.
나의 유일한 핏줄이 고이 잠든 후, 마침내 나는 몸을 일으켰다. 나는 하늘에 뜬 눈으로 땅을 내려다보았고, 신과 같았던 그들에게 신의, 나의 형벌을 내렸다.
나는 그들이 사라지길 원했고 그리 되었다. 나는 노예들이 그 굴레를 풀기를 원했고 그리 되었다.
그날은 눈이 내렸었던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