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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행기나 무인기, 헬리콥터를 이용해 농약을 살포하는 광경은 이제 호주의 대농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 되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에서만 작물 면적으로 무려 800만 헥타르에 달하는 농지에서 밀과 사탕수수 등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농약 살포에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렇게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농법이 자칫하면 우리의 토지와 생태계를 영구적으로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린피스 호주 사무국의 돌로레스 프랫 (29) 대변인은 "공중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방식은 무농약 경작법은 물론이고 다른 수단으로 농약을 뿌리는 것보다도 더욱 광범위하고 심각한 오염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가 시드니 대학교,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와 함께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호주와 미국의 농장에서 같은 면적의 농경지에 농약을 살포할 때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트랙터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할 때에 비해 최대 2.5배 넘게 많은 양의 농약을 사용하게 되며, 농약이 뿌려지는 면적은 5배 이상 넓었다. 농약을 높은 위치에서 뿌리게 되면 농약이 떨어지는 동안 흩날리게 되어 실제 농경지에 도달하는 농약의 양이 줄어들게 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그만큼 많은 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고 조사진은 말한다.

이렇게 적정량보다 많이 사용되어 농지 밖에 뿌려진 농약은 분해되지 않고 잔류하여 토양 오염, 상수원 오염,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환경 피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항공기로 농약을 살포하는 농장 주변의 토양과 하천, 지하수에서 검출되는 잔류 농약 성분은 정상 수준보다 최소 1.2배에서 최대 3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이렇게 물과 땅에 축적된 농약은 생명체에게 무시할 수 없는 악영향을 끼친다. 오염 지역의 동식물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이고, 돌연변이 발생율도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 특히 농약으로 오염된 물은 그대로 인근 취수장에 흘러들어가 지역 주민들의 식수로 공급되고 있다.

이렇게 오염된 식수 중 대부분은 별도의 정수 시설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가정에 수돗물로 제공되고 있는데, 오염된 식수의 농약 성분이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어떤

토양, 수질 농약 오염도 3배 "껑충"

다른 살포방식보다 오염 지역 넓어

지역 신생아 기형율에 영향 줄 수도

농협 "항공기 없으면 농장 줄도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는 제대로 조사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시드니 대학교의 베버 크라우프먼 (52) 교수는 "일부 기업형 농장에서 과용하고 있는 농약을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생아 기형율이 높은 지역이 대규모 농작지 인근과 상당히 겹친다는 사실이 절대 우연이 아니라면서 후속 조사를 통해 잔류 농약이 지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농장 경영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호주농업협동조합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지부의 나다니엘 벡 (45) 차장은 "항공기와 농약 없이는 이 지역의 농장 중 어떤 곳도 적자로부터 살아남을 수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워낙 광대한 면적에서 농사를 짓다 보니 다른 방식으로는 경제적 손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호주농협이 조사하여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똑같이 10 헥타르의 농지에 밀을 재배할 때 항공기를 사용할 경우 트랙터를 쓸 때보다 2배 이상, 유기농 방식보다 최대 15배 이상 비용이 절약되었으며, 재배 면적이 넓어질 수록 이 격차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덧붙여서 "세계 밀 생산량의 10%, 옥수수 생산량의 35%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미국과 호주의 기업형 농업이 없다면 선진국들조차도 기아 문제에서 허덕이는 상황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농법이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이렇듯이 농업 현장에서 항공기와 농약을 퇴출하자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두고 시민사회의 의견 대립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 정부 당국은 "현재로썬 농업용 항공기와 공중 농약 살포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이 당연한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인 데 반해 그린피스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적절한 규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항의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