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he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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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언제나 안개다. 대문 앞에서, 허리를 쭈욱 펴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바닷내음이 섞여있다. 날 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맡아온 냄새다. 묘한 짭짤함이 섞여있는 바닷내음. 난 이 안개를 언제나 좋아했다. 안개 속에 있으면 항상 편안함을 느꼈다. 재현아. 어머니의 목소리가 집 안에서 들려왔다. 네. 짧게 대답을 하고는, 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툇마루에 앉아계셨다. 옆에는 전부터 써오던 스테인레스 밥상이 있고, 아침이 차려져 있었다. 일어나셨어요, 어머니. 그렇게 말하자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여셨다. 어여 아침먹자. 네, 하고 대답하곤 밥상 위를 보았다. 아침은 간단했다. 계란후라이, 쌀밥, 김치에 된장찌개. 어머니에게 잠깐만 기다려달라 말하고는 부엌에서 조미김 한 봉지를 가져왔다. 잘 먹겠습니다. 어머니의 눈웃음을 보며 김 봉지를 뜯었다. 밥에 김치를 얹고, 김으로 싸서 입 안에 넣었다. 간단하지만, 맛있는 한 숫가락. 그래도 예전이 더 맛있던 것은 사실이다. 어머니가 허리가 좋지 않으셔 올해는 김장을 하지 않으셨다. 내가 해보았지만 처음 김장을 해보는 거라 영 맛이 좋지 않아, 가게에서 사온 것이다.

천천히 먹어라. 그러다 체할라. 언제나 하시는 잔소리.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 떠서 입 안으로 가져갔다. 썰어넣은 호박이 참 맛이 좋았다. 밥에다 슥슥 비벼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한 그릇을 전부 비웠다. 넌지시 어머니가 드시는 양을 보니, 아직 다 드시지도 않았는데 나를 쳐다만 보고 계셨다. 왜 안 드세요? 그러자 어머니는 언제나 그렇듯이 옅게 미소지으시며 말하셨다. 별로 입맛이 없어. 점점 드시는 양이 줄어드는 것 같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걸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다 먹었으면 상을 치우겠다 말하신다. 그걸 말리며 내가 상을 들고 부엌으로 가, 어머니의 밥그릇에 남은 밥을 다시 밥통에 집어넣었다. 그릇은 전부 씻고 밥상은 다시 접어 한쪽 벽에 기대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