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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P-001-KO Z-CK급 세계멸망
- 동방, 아니 세계 역사의 마지막
- 시간변칙부서 표준 보고서 Q-22027
- 비밀스러운 재단의 비밀스러운 부서
- 굽어살핀적 없다
- 토론의 승자 니체
- 끝의 이야기 : 신과 존재하지 않는 것의 대화
- 오메가급 긴급 상황 : O5 사령부에 전달
- 001-KO 보고서 수정본
- 사건 파일#ZCK666 '배신과 구원'
- 짧은 잡담시간
- 로얄 앙상블
세상이 부서지고 있다. 나는 그걸 이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하늘은 전자기력 과다로 인해 게임에서나 나오는 시퍼런 사이오닉 폭풍같은걸로 가득 찼다. 땅은 소보루빵마냥 퍼석 퍼석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갈라진 자국 사이에서 용암이 흘러나왔다.
나는 가게주인이 도망쳐버린 쥬스카페의 빈 탁자에 앉아 음료 하나를 빨며 노트북으로 세상이 이 지랄이 되기까지를 자료를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이제 O5다. 재단의 고위 인원들이 다 뒤져버리는 바람에 방금 전 노트북에서 자동 메시지가 나에게 O5-2의 직위를 임시로 부여함을 알려주었다. 이 와중에도 1이 아닌게 참 아쉬웠다.
잠깐, 원래 한 컵의 양이 이것밖에 되지 않았던가? 가게 안의 종업원이 쟁여놓은 초코바나나 음료를 한 잔 더 가져왔다. 역시, 두 모금 빨자마자 큰 컵이 바닥났다. 이젠 질량이나 중력같은 것까지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
SCP-001-KO의 보고서를 다시 꼼꼼히 읽어보았다. 내 눈이 긴 글자들을 쓸어내리다가 마침내 어느 한 지점에서 멈췄다. 나 참, 그러고 보니 이 현상이 우주 저 밖에도 존재한댔지? 보고서에는 심지어 친절하게 누군가가 살고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여 놨다. 내가 처음 읽었을 때는 없었던 것 같은데. 누군가가 수정해놨을지도.
아마 프로토콜 세피로트가 성공했더라도, 종말을 피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프란시스를 탓하지 않는다. 내가 탓하는 것은, 지금까지 일에 빠져서 결혼도 해보지 못한 나 잭 레이븐 자신이다.
하아, 이럴 때 함께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맞은편 의자를 바라보았다. 지난 15년동안 내 인생 최고의 동료가 거기 누워있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비록 내 와이프는 아니지만 여자 동료와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노트북을 닫고,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파란 줄무늬 넥타이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냈다. 바닥에 뒹구는 바람에 그녀의 옷은 여기저기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동안 수고했네. 이젠 편히 쉬게나."
나는 내 동료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마지막 인삿말을 건넸다. 이제 보니, 불타는 하늘도 나름 아름다운 것 같았다.
제목 : 활성화 관찰 보고서 800-██
작성자 : 동아시아 역사 연구부 4등급 인원 안██ 박사
기록 날짜 : 20██년 █월 ██일
SCP-800이 20██/█/█일 오후 12시 22분에, 그림의 변화가 확인되었음. [불필요한 내용 말소] 내용은 이하 서술.
- 기존의 알려진 어떠한 동양의 화풍과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지만, 동아시아의 각 시대와 지역별 화풍의 특징을 모두 적절히 섞인 듯한 모습.
- 머리에 천 조각(물수건으로 추정)을 묶은 중년의 성인 남성. 남성은 평균 이상의 근육질 거구 혹은 거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데이터 말소]를 통해 대상이 석공 또는 조각가인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점으로는 대상의 의복이 금빛을 약간 띄는 황색과 백색이 혼합되어 칠해져 있다는 것이다.1
- 무엇을 표현한 건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먹으로 새까맣게 칠해진 구형 석조물.2 석조물의 표면에는 얇은 칼로 긋는 방법으로 천칭자리, ██자리 등의 별자리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있다.
- 구형 석조물에 잔뜩 달라붙은 소형 생물체들. 해당 생물들은 석조물의 4분의 3 이상을 표면에 달라붙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생물체들은 작은 곤충들 혹은 이끼 등의 지의류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묵화의 특성상 알아보기 쉽지 않다.
- 남성의 발 옆에 점성이 매우 강한 액체가 담긴 것으로 묘사되는 항아리. 항아리는 상단의 입구를 헝겊 등으로 살짝 덮고 있다. 항아리 밑으로 액체가 흘러나온다. 흘러나온 액체 근처에 약간의 소형 생물체들이 모여 있다.
- 바닥에 놓인 모래시계. 거의 모든 모래가 하단으로 이미 흘러내렸고, 아주 약간만이 상단에 남아 있다.
- 그림의 오른쪽 가장자리에 나온 누군가의 신체 일부와 옷자락. 실루엣으로 봐서는 남성과 동일한 몸집의 다른 사람 2명이 옆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남성은 오른손에 망치 또는 그와 흡사한 도구를 오른손에 들고 내리찍으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앞에 놓인 석조물을 단단히 고정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 석조물 하단 부분에 점성이 강한 액체가 몇 방울씩 있다. 해당 액체는 이전에 설명했던 액체와 동일한 꿀 또는 다른 물질로 예상된다. 액체와 함께 석조물에서 검은 가루가 함께 떨어져 나오는 것처럼 묘사된다. 이것으로 액체가 석조물에 부식성의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석 : 800이 기존의 타 그림들과는 차이를 보이는 그림을 표현. 동아시아에 국한된 것이 아닌, 더 큰 범주를 표현했을 가능성이 제기됨. 현재 연구 진행중.
-안██ 박사
20██년 ██월 ██일 오후 1시, O5-12에게 해당 문서가 도착했다.
수신자: O5-12
프로젝트 유다목적:시간 변칙 개체를 포함한 다양한 변칙 개체를 사용해 향후 인류의 발전 과정 예측.
진행 시간:18██년 █월 ██일 ~ 진행 중
제목: 하위 프로젝트 "이그니스" 제 13차 최종결론 및 아라 박사의 소견.
모든 실험의 결과가 완전히 일치합니다. 모든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를 거친 다음에 빠르게 다음 단계로 발전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발전했었어야 합니다. 그것도 수백만 년 전에. 우린 별걸 다 써봤습니다. 시간 변칙 관련된 기술, 생물 변칙 관련된 뭐든지, 심지어는 그 엿 같은 전자레인지를 빌딩만 한 크기로 새로 만들어 저 먼 하늘 밖에 있는 소행성에다가 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항상 같았습니다. 미세한 시간적 차이는 있지만, 인류는 이미 몇백만 년 전에 진화했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 자동차, 비행기… 다 존나 옛날에 만들고도 남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빅풋 새끼들보다도 먼저 말이죠.
우리가 실험한 13번의 시나리오에서, 인간은 마침내 사고방식이 현 우주의 차원의 규모를 넘어서서, 일종의 정신적 초월을 이루어냅니다. 말 그대로, 다 신이 되는 겁니다. 막 천사들을 거느리거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피를 포도주 오천 리터로 바꾸는 현실조작은 하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케인 박사는 한술 더 떠서 인간이든 뭐든 지성만 충분하면 다 이렇게 진화할 거라더군요. 물론 아직은 자기 혼자 생각일 뿐입니다.
그래서, 왜 우리는 이제야 스마트폰을 두드리고 있죠? 왜 우리는 지난 오백만 년 동안 어둠 속에서 모닥불이나 피우면서 웅크리고' 있었죠? 왜 우리는 이렇게 늦었는데도 서양은 중세 시대 내내 교회에게, 동양은 고지식한 철학에 묶여 있었죠? 만약 오백만 년 전에 사람들이 아무도 동물이나, 천둥이나, 하늘을 숭배하지 않았고, 세상을 보자마자 바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려 했다면, 우리는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요?
20년 전쯤 그제야 SCP-001-KO에 대한 정보를 받았습니다. 물론 당신들은 저희에게 정보를 쥐꼬리만큼만 떼주었겠지만,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SCP-001-KO, 그게 뭐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충분히 개새끼입니다. 지금 모든 종류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빨리 데이터베이스에서 우리를 SCP-1780이라고 올려놓은 장난 같은 문서랑 관련된 걸 싹 지워버리고, 최대한의 지원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그 많은 자원이 어디갔냐고 따지는 놈들은 무시하세요. 지금 윤리위원회같은 놈들은 걸림돌만 될 뿐입니다.확보,격리,보호
시간 변칙 부서 5등급 인원 아라 박사
아라 박사는 한숨을 쉬었다. 실험 결과는 정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모순값은 확실히 뚜렷해지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왜 안정되지 않는거지?"
이그니스가 종료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말이 1년이었지, 밤낮없이 일한걸 생각하면 그녀의 정신은 벌써 2년을 보내왔다. 그 2년 동안의 고생 끝에도, 그녀는 같은 결론만을 반복해서 내려왔다. 자연스럽게 모순값은 안정될 것이라는 사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고, 이 우주는 이대로라면 예상보다 훨씬 일찍 펑 터져버릴 것이라는 게 그녀를 더 괴롭혔다. 특별한 변수가 있는 게 아니라면. 그녀의 이론은 완벽했다. 특별한 변수가 있는게 아니라면… 특별한 변수가… 특별한…
SCP-001-KO.
박사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 모순값이라는 것은 분명히 근원지가 이 태양계의 내부였다. 태양계가 다른 항성계와 다른 점이라면 이것저것 많겠지만, 가장 확실한 것을 고르라면…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 산다는 것.
아라 박사는 곧바로 프란시스 박사에게 인류의 전체적인 종교 문화 활성화에 대한 자료를 몽땅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2시간 끝에, 아라 박사는 마침내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던 것의 실체를 찾았다.
그리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생각대로, 지구 상의 종교를 믿는 사람이 많아질 때마다, 미세하게나마 에너지 모순값 또한 증가했다. 또한, 지구의 인구수 곡선과 비슷한 모양을 그리면서 에너지 곡선도 출렁거렸다.
박사는 생각했다. "종교를 믿는 게 아니라도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는 건가."
프란시스가 옆에서 자료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대로라면 우리 우주는 대충 200억 년쯤 후에 멸망하겠네요."
아라는 그 말을 듣고 머릿속에서 간단한 어림짐작식 계산을 반복했다. 대충 200억 년. 딱 그 정도 되겠네. 아라는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프란시스의 빠른 결론 도출에 감탄했다. 프란시스는 주시 단체들 중 하나인 지평선 계획 출신이었다. 프란시스를 처음 만나고 나서야, 여기 사람들이 1780을 다른 단체에다가도 뿌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문에는 연합, 계획뿐만 아니라 뱀의 손, 만나 자선재단, 심지어는 반란에서까지 인원들을 스카우트한다는 말도 있었다. 이 부서는 확실히 미친 곳이었다.
아라 박사가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는 안도의 한숨이었다. 200억 년. 후손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까지 인생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사실, 200억 년 이전에 인류가 다른 방식으로 망한다면 200억 년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러나 아라의 맘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종교와 지구 인구 그래프를 확인한 이상, 이 에너지 모순 현상에는 SCP-001-KO가 연관된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건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그냥 인류 발전을 늦추는 정도가 아니라 우주를 멸망시키기까지 한다고? 아무리 200억 년이지만 확실히 CK급 이상의 시나리오였다. SCP-001-KO를 더 파헤쳐야만 했다.
아라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케인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방금 2003에 새로운 묶음이 추가되었네!"
프란시스는 책상에 던져진 파일 뭉치를 집어 들었다. 곧이어 그의 눈빛에 혼란과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아라가 케인의 손에 쥐어져 있던 다른 복사본을 낚아챘다.
"뭔데 그래? 암울한 시나리오는 어차피 한두 번 보는 게 아니잖…"
아라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손에 있는 파일은 분명하게, 에너지 모순 과잉으로 무너져 내리는 우주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것도 몇 달 이내에.
프란시스가 분노와 혼란이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가 방금 분명히 확인했는데…"
아라의 머릿속에 수십 가지 생각이 소용돌이쳤다. 분명 2003은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확실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만을 경고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200억 년은 걸릴… 갑자기 아라 박사의 뇌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타우미엘급 SCP들. XK급 시나리오에 맞서는 것, 타차원의 오염 확산을 막는 것 등 종류도 다양했다. 그 중에서 무언가, 시간 변칙 따위 없이 에너지가 모이는데 걸릴 200억 년을 의도치 않게 단숨에 줄일 수 있는…
"이런 젠장." 프란시스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복도로 울려 퍼졌다.
케인의 인상이 구겨졌다. 셋 모두 동일한 SCP를 생각하고 있는게 확실했다.
SCP-1968. 세상을 리셋하는 도너츠.
아라 박사가 복도로 뛰쳐나갔다. 당장 윗대가리들을 만나야 했다. 파란 줄무늬 넥타이가 풀어진 채 펄럭였다. 속으로 오로지 욕설만이 계속 튀어나왔다.
시발.
일련번호: SCP-001-KO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현재 SCP-001-KO는 오메가-렉스(OMEGA-REX)등급의 기밀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 SCP-001-KO의 효과는 현재 인류 문명 자체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가, 영향권 외부로 나가는 것 이외의 효과에 대한 뾰족한 방어책이 없기 때문에, SCP-001-KO의 효과가 변칙성이라는 사실 자체를 최고 보안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만약 정보 유출 발생시, 외부 민간 사회의 대규모 정신적/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여러 형태의 K급 세계멸망 시나리오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3
SCP-001-KO의 존재는 프로토콜 "세피로트"가 발령된 경우를 제외하면 오직 O5 평의회만이 알고 있다. SCP-001-KO와 관련된 이유로 K급 이상의 시나리오 발생이 예상될 때, 대외적으로 SCP-1780으로 알려진 시간 변칙 부서의 4등급 이상 인원들과, K급 시나리오 대응반의 5등급 이상의 인원들에게 SCP-001-KO의 정보와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99.3% 공개한다. 현재 전 세계의 인류에게 Z등급 자아 소거제를 배포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설명: SCP-001-KO는 현재 호모 사피엔스 종에 내재하는 우리은하 및 특정 외부 은하 전체에 걸쳐 존재하는 변칙적인 현상/개념/신호/에너지장/개체이다. SCP-001-KO의 영향은 실험을 통해 해당되는 은하 외의 공간에서는 미약한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우주 공간 전체에서, 해당 변칙성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은 없다.
주목할 만한 점으로는, 해당되는 특정 은하 중에는 재단이 현재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을 확률이 있다고 의심하거나, 지적 생명체의 존재가 확인된 은하들이 상당수 존재한다.4 현재까지 발견한 특정 은하에는 다음 426개의 은하가 포함된다.
- 우리은하
- NGC████
- 안드로메다 은하
- NGC███
- NGC████
- █████
- SCP-████
- NGC████
[데이터 말소]
SCP-001-KO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자연적이고 비변칙적인 진화를 억제하는 존재이다. 현재 SCP-001-KO가 현상인지, 정신적 신호인지, 형이상학적 개념 등인지에 대한 가설들은 증명된 것이 없다. SCP-001-KO의 영향은 인류 의식 속에 간접적으로 행사된다. 대다수의 비변칙적인 인간 개체는 의식 속에서 자연스럽게 특정 형이상학적인 존재에 대한 관념을 가진다. SCP-001-KO에 영향을 받은 이러한 관념에는 다음과 같은 개념 또는 효과들이 포함된다.
- 현실 세계에 대한 완전 혹은 일부에만 국한된 불완전한 절대성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 본 존재들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목적 없이 혹은 특정 보상, 불이익 회피 등의 목적으로 숭배되고 찬양된다.
- 인간 개체의 생물학적 사망 이후 그 정신적 또는 그외의 형태의 자아가 존재하는 세계. 주로 생애에서의 도덕적 행위나 신념의 정도에 따른 차별화된 보상 혹은 처벌을 받는다는 형태를 가진다.
- [데이터 말소]
- 위의 조건의 존재와 연계된다고 고려되는 객관적인 관련성이 없거나 관련성이 있는 상징적인 개념/존재 등. 관련성 또한 그 정의에 바탕을 둔 논점에서 바라보면 오류의 범위 내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보이는 예시로는, 절대적 존재를 '하늘'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5 그러나 객관적으로는, 초월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와 그저 대기 현상이 일어나는 텅 빈 공간이 연계될 이유가 없다.
- 상당한 수준 이상의 노력이나 우연이 필요한 상황에 충돌했을때 그 상황을 포함한 대부분의 조건을 초월할 수 있는 존재에 의지하려는 현상. 여기에는 위의 조건에 해당되는 절대적 존재가 포함될 수 있지만, '운명'등으로 표현되는 개념일 수도 있다.
- 교육 등의 후천적인 영향이 아닌, 특정 경향의 행동을 하려는 본능. 대체로 그 본능은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면 도덕적이거나,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본성에 바탕이 되는 변칙적 효과는 미약하고, 외부 환경 등의 후천적 요소가 객체의 성향 형성에 있어서 압도적이나, 실험을 통해 SCP-001-KO의 효과가 존재함이 증명되었다.
- [데이터 말소]6
- '어둠'을 비도덕적인 개념이나 추악한 개념, 혼돈과 연관시키려는 생각.(현재 완전히 증명되지 않음)
- ██과 ██, ██을 포함한 ██ ██에서의 ████의 ████ ███ ███에도 불구하고, █ █████ ████ ███ ████ ██ ,██ ███가 ████ ██ ██████ ██████ ███ ███ ██. ███ ████ ███ ███ ███ ██ ████의 ███ ██ █████ █ ████에 █ ███을 ██ ████.7
SCP 개체 | 설명 | 부가 사항 |
---|---|---|
SCP-036 | 확인되지 않은 곳에서 비행 수단을 타고 와 특정 지역을 거쳐 다시 확인되지 않은 곳으로 떠나는 한 무리의 인간형 개체들과 이와 관련된 현상. | 현재 재단에서 이 SCP의 진행 과정의 일부에 요구되는 이동 수단과 병력 등을 명확한 사유 없이 제공 중이다. 이외에도 재단은 인간형 개체들에 대한 생물학적인 연구, 변칙적일 가능성이 있는 정체불명의 이동수단에 대한 감시 및 연구 등 해당 SCP에 대한 비교적 적극적인 연구를 피하고 있다. |
SCP-166 | 한 수도원에서 회수된 10대 후반의 여성 인간형 개체. 인간 남성이 개체를 시각적으로 접촉하면, 대상에 대한 강렬한 성적 충동을 느낀다. | 대상의 생물학적인 형태와 변칙성은 SCP-001-KO의 영향을 받은 다수 지역에서의 민간 신앙 등에서 등장하는 이미지와 흡사하다. 대상의 격리실에서 발견된 문서는 대상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SCP-089 | 특정 영유아와 그의 친모를 지목하며, 친모에게 절차에 따른 영유아의 자발적인 희생 의식의 진행을 요구하는 조각상. 의식이 진행되지 않으면, 해당 SCP가 예언한 재난이 발생한다. | 해당 SCP가 과거 고대인들에 의해 숭배받았다는 증거가 발견됨에 따라, SCP-001-KO가 인류의 발전이 초기 단계일 때, 직접적으로 광역적인 현실 조작과 흡사한 변칙성을 발휘했다는 흔적일 수 있다. |
SCP-2997 |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가해진 폭격의 사망자들의 유해를 담은 유골함. 유골함의 사선 방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 SCP-2977의 변칙성, 함께 회수된 문서의 내용 등을 해석하면 해당 SCP 내에 B급 이상의 심령태 개체들이 저장되어 있을 수 있다. SCP-001-KO와의 연관성, SCP-2176에 사용된 초상기술과의 관련성은 연구 중이다. |
SCP-1520 | SCP-001-KO의 효과에 따른 사상을 상당수 바탕으로 하여, 스스로 '열반'의 경지에 오르고자 하는 인간형 개체. 극심한 탈수 증세와 다수의 장기가 손상되었고, 인간의 평균 수명을 훨씬 넘음에도 불구하고 생존해 있다. | 이와 흡사하게 '수행 혹은 기도를 계속한 결과 인간의 수명을 넘어선 자'와 같은 개체의 존재는 대다수 지역에서 문헌이나 전설 등을 통해 다수 확인된다. 이는 SCP-001-KO가 특정한 조건 하에서 알려진 것 외의 다양한 변칙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
SCP-616 | 모든 종이 제품이 세자리수 이상의 소수(素數)만큼의 조각으로 스스로 찢겨져버리는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에이미 █████████ 부인의 부엌. 2009년 8월 5일에 발견되었으며 문서화하지 않았고 그대로 방치하도록 허가 됨. 거주자에게는 기억소거제 투여. | "예술이란게 꼭 뭘 창조하는거일 필요는 없지." |
부서진 신의 교단 | 상이 수직으로 뒤집혀 보이는 뉴욕 지하철역의 화장실 거울. 대중의 주목을 피하기 위해 2010년 1월 1일에 문서화. | "사람들은 가끔 정말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져 봐야돼." |
샤르킥 숭배 | 누구든지 안에 있는 동안에는 종교, 수동 기어 자동차, 와플하우스, 치와와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만드는 스타벅스 일리노이주 위키건 지점의 남자 화장실. 2012년 9월 18일에 문서화. | "이 세상의 모든 곳이 이렇게 멋졌으면 좋을텐데!" |
다섯째 교단 | 재단이 주시하고 있는 요주의 단체 중 하나인 종교 단체. 현재 연예계와 금융권의 상당한 인물들이 이 단체와의 관련성을 의심받고 있다. | [데이터 말소] |
재단은 18██년에 [데이터 말소]를 통해 SCP-001-KO와 관련된 변칙성의 존재를 증명했다.8 [데이터 말소]의 결과로, 유렵대륙의 서부 지역에 존재하는 섬 국가 영국에서부터 '산업 혁명'이라고 알려진 사건이 순차적으로 발생했다. 이후 재단은 SCP-001-KO가 인류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 적극적으로 존재를 무력화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다.
SCP-001-KO의 영향을 받는 인간 개체는 정신적 사고에서 활용되는 에너지의 극미량을 지속적으로 소모하게 된다. 이 에너지는 현재 재단이 개발한 기술 이외의 외부에 알려진 방법으로 관찰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미량이다. 이 에너지는 자체적으로 소멸된다.외부 차원으로 전송된다. 해당 차원은 현 우주의 차원보다 훨씨 고차원적인 상태에 존재하므로, 접근과 관찰이 불가능하다.9 에너지는 강제적으로 전송되는 것이 아닌, 개체 본인의 의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위의 SCP-001-KO과 관련된 개념들을 사고하고, 그에 '순응'혹은 '의존'하려는 생각이 전송 현상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 말소]
현재로서는 SCP-001-KO의 직접적인 효과인 인류의 진화 억제는, [데이터 말소]에 부가적으로 일어나는 영향인지, SCP-001-KO의 지성에 의한 목적인지, 그저 무의미한 현상인지는 알 수 없다. 이와 관련된 연구는 알파 레벨의 우선순위를 지닌다.
SCP-001-KO로 인해 전송된 에너지량이 [데이터 말소]까지 도달하면, [데이터 말소]와 Z-CK급 현실소멸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상위 차원값의 외부 우주의 팽창과 이로 인한 에너지 모순, 엔트로피 역순환에 의해 Z-CK급 현실소멸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추가적으로, SCP-2003에 SCP-001-KO에 의한 Z-CK급 현실소멸 시나리오의 발생을 나타내는 묶음이 추가되었다. 만약 SCP-001-KO가 지성체라면, 이 결과가 최종적인 목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재 에너지의 전송 현상 자체를 막거나 지연시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송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각 객체의 사고와 의지인 것이 증명되었다.10
이 시간부 이하로 SCP-001-KO의 효과를 무효화 혹은 감소시키는 연구는 오메가 등급 우선순위를 부여받는다. 현재 타 현실조작 SCP들의 교차 실험의 승인이 대기 중이다.
일련번호: SCP-████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는 ██ 기지에 위치한 20m X 20m 크기의 격리실에 보관되어 있다. 격리실 내부는 별도의 관리실에서 CCTV를 통해 항상 감시 및 녹화하고 있다; 그러나, SCP-████의 활성화가 일어났을때는 감시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감시장치가 SCP-████의 격리실에서 어떤 활동을 감지했을 시, 경보를 발령하고 격리실과 CCTV 관리실은 활동 정지시까지 봉쇄되어야 한다. SCP-████ 현상의 영향을 받은 모든 인원은 시각 정보를 신호로 변환시키는 보호경과 귀마개를 착용한 보안요원에 의해 격리되어야 한다. O5 등급의 허가없이 어떤 인원도 SCP-████에 접근시켜서는 안된다. 통제되는 실험상황을 제외하곤 SCP-████의 활성화는 금지된다.
추가됨: 현재 SCP-████는 O5 평의회의 명령으로, 오메가 등급의 보안 수준을 가지고 있다. 만약 [데이터 말소] 시, SCP-████를 타우미엘 등급으로 재지정하고, 전세계의 언론 매체에 SCP-████를 노출시키는 과정이 포함된 긴급 프로토콜 세피로트를 발동시킨다.
설명: SCP-████는 0.6m 크기의, 상단이 팔각형 모양인 대리석 받침대이다. SCP-████의 상단에는 19세기 프로이센 왕국 출신의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의 것과 동일한 필체로 '신은 죽었다니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당 문구에 사용된 잉크는 19세기 당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SCP-XXX-KO의 외형과 성분구성은 상단의 문구를 제외하면 SCP-110111과 완전히 동일하며, 현재 SCP-1101과 비슷하거나 동일한 비격리된 개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이 존재한다.
근처에 1명 이상의 사람이 있을때 SCP-████의 상단에 신적인 존재나 종교적인 존재를 상징한다고 여겨지는 물체(예:십자가)가 올려지면 SCP-████의 변칙적 효과가 발생한다. SCP-████ 주위의 인원들은 신 또는 그와 상응하는 초월적인 개념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 이 효과가 일어나는 데는 대략 3초에서 10초의 짧은 시간이 걸리며, 영향받은 인원들은 변칙성에 의한 관념이 강제적으로 생긴 것이 아닌, 스스로의 사고와 성찰을 통한 결론이라고 주장한다. 변칙적 효과가 일어나는 데 걸리는 짧은 시간 동안, 효과 범위 내의 인원들의 뇌파 분석 결과, 무언가에 대한 사고를 매우 빠른 속도로 하는 것처럼 뇌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진다.
이 변칙적 현상은 정신오염을 일으킨다. SCP-████나 변칙적 현상의 영향을 받은 인원이 '사고'하는 과정을 보거나, 해당 인원이 SCP-████로 인해 얻은 철학적 결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어도 그 인원은 즉시 SCP-████의 영향을 받게 된다. '사고'하는 과정에는 SCP-████의 영향이 일어나는데 걸리는 3초에서 10초 내의 시간에서 뿐만이 아닌, 이후의 비변칙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SCP-████의 영향을 받은 인원은 약 2주에서 1년 후 변칙적 효과를 통해 얻은 철학적 결론에 대해 서서히 잊어버리게 된다. 이후, 해당 인원들은 다시 변칙적 효과를 받기 전의 개인적인 관념과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부록
여러 실험을 통한 관찰 결과, SCP-████ 상단의 잉크 문구의 아주 미세한 양이 부식되어 공기중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문구의 소멸 속도는 SCP-████에 영향을 받은 인원의 수에 어느정도 비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SCP-████ 상단의 문구가 SCP-████의 변칙적 효과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추정되는 만큼, 잉크 문구의 부식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확보, 격리, 보호
████부서 ███ 박사
한적한 뉴질랜드의 어느 시골 마을, 중절모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은은한 달빛이 모자 위에 비치며 신비한 느낌을 자아냈다.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벤치 옆의 쓰러진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귀여운 녀석. 이 녀석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몰랐다. 뻔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처럼 지금 세상이 망하려 하고 있다는 것도, 그렇게 되면 먹다 남은 생선도, 자기 자신도 모두 사라진다는 것을. 남자는 왼손에 들려있는 지팡이로 쓰레기통을 세게 두드렸다. 후다닥 달아나는 털 뭉치를 향한 원인모를 안쓰러움과 동정심을 느끼면서, 지팡이에 묻은 먼지 덩이를 털어냈다.
오늘은 왠지 컨디션이 최고였다. 낮에 혼자 노래방에 가서 30년 만에 노래를 불러보려던 참에, 10대 양아치 무리에게 온갖 멸시가 담긴 욕설과 주먹질을 당하고 쫓겨났었다. 인간의 순수한 욕망에 이끌려 사는 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그냥 적대하고 무시하는 놈들. 담뱃개비를 입에 물고 얼굴을 화학 물질-화장품이라고 부르던가-로 뒤덮어 자기들 육체를 깎아 먹는게 멋있고 좋아 보이는줄 아는 녀석들.
남자는 속으로 킥킥댔다. 그 녀석들은 얼마 뒤에 다 같이 복권에라도 당첨될 것이다. 아니면 땅값이 엄청 오르거나. 그들에게는 과분한 상이지만, 뭐 어떤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인간의 추악한 면을 보여준 녀석들인데. 하마터면 인간의 그런 점을 잊을 뻔했단 말이야. 그 정도는 충분히 해줄 수 있지. 놈들이 성인이 되는 걸 절대 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아무도 아닌 자의 오른손에 시커먼 서류 가방이 나타났다.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그는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모든 존재에게는 끝이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 법칙은 아무도 아닌 자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커먼 서류 가방을 뒤적거리면서,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봐왔던 세상의 멸망들을 떠올렸다. 하늘 끝에서 쏟아져 나오는 날개 달린 천사-그보다는 괴물에 가까운- 존재들에게 학살당하는 사람들. 지나친 오만과 막무가내식 자신감, 그리고 약간의 관리 소홀이 초래한 끔찍한 방사능 범벅이 된 푸른 행성. 매우 심심했던 어느 한 소행성의 충돌로 녹아내리는 지표면. 그냥 자연스럽고도 조용하게, 인구수가 점점 줄어 사라진 인류. 그가 여태까지 본, 수만 가지 방식으로 느껴왔던, 세계멸망의 장면들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아무도 아닌 자였기에 느낄 수 있었던 특권이자, 고문이었다. 차원의 틈새에 낀 채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로, 그저 바라보며 여행하면서 겪어왔던 일.
그러나 이번 멸망은 달랐다. 그가 지금까지 봐왔던 하나하나의 우주의 종말과는 달리, 이건 모든 우주의 끝이었다. 수천 조 개의 평행한 우주들의 동시다발적인 최후.
서류 가방을 뒤적이던 그의 손이 마침내 몇 장의 A4 용지 묶음을 꺼내올렸다. 손끝에 갓 찍어낸듯한 잉크의 따뜻함이 퍼져나갔다. SCP 재단의 기밀문서. 내용은 모두 그가 대충 상상하던 주제들이었다. 에너지 모순으로 인한 세계종말… SCP-1968를 팍팍 쓴 나머지 리셋되었던 '이전 세계'에서 '흘렀던' 에너지까지 모두 흘러나가서 중첩되어 이런 상황이 되었다라…
아무도 아닌 자는 회상을 이어갔다. 수없이 많은 종말. 그 모든 종말에는 항상 재단이, 아니 인간들이 있었다. 끝없이 절망적인 순간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후의 최후까지 버텨나가던 인간들. 그들은 항상 마지막 순간에는 구심점을 만들어 하나로 뭉쳤다- 대체로 그 중심은 재단이었지만, 가끔은 연합이, 심지어는 반란이 구심점이 되어 싸워나갔다.
아무도 아닌 자는 그러한 인간들을 동경했으며, 동시에 동정했다. 결국 허망한 최후를 맞을 것을 느끼면서도, 발버둥 치는 인간들. 그들은 오로지 실낱같은 '믿음'에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
그리고 지금 그 '믿음'이 그들을 파괴하려 하고 있었다.
이건 너무 허망한 이야기이ㄷ-
고소한 감자튀김 냄새가 남자의 코를 찔렀다. 햄버거 냄새도. 아무도 아닌 자는 옆을 돌아봤다.
금발의 젊은 청년이, 양손에 버거킹 와퍼세트를 들고 있었다.
"들이켜." 손이 부족해지자 팔꿈치 사이에 감자튀김 봉지를 꼬인 자세로 낀 청년이 콜라를 든 왼손을 중절모 아래로 건넸다. 남자는 컵을 들어주지 않고, 그대로 빨대를 통해 탄산음료를 쭉 빨아먹었다.
퍼석. 결국 감자튀김을 놓치자, 청년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구시렁 거렸다.
"굳이 놓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중절모 쓴 남자의 지적에, 청년은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차피 다 식어서 버리려고 했어." 그의 말과는 다르게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의 기색이 남아있었다.
둘 사이에 잠시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 청년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 아라 박사던가? 하는 녀석이 똑똑하더라."
"재단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위인전에 실렸을지도 모르는 아이였다." 아무도 아닌 자의 어조에는, 착잡한 감정이 실려 있었다.
"혹시 이번에도 꿈에서 알려준 거 아-"
"이제는 그런 짓도 허망하더군." 청년의 말을 자르며 남자가 내뱉었다. "무엇보다 나는 너처럼 일련번호를 붙이고 다니는 게 기분 나빠서 말이지."
청년이 버거를 입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990번이 어때서? 솔직히 남의 꿈속에 칩입하는 변태치고는 꽤 괜찮은 번호 아니냐?" 아무도 아닌 자가 대답했다. "솔직히 990번까지는 기분 좋았는데, 망설임 없이 케테르 딱지 붙이는 걸 보니 마음 상하더군. 안전 등급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기껏해야 유클리드 등급이나 받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아닌 자가 콜라를 다시 들이키며 말했다. "너도 우리가 이런 식으로 끝날 줄 알고 있었나?" 청년은 햄버거를 다시 한 입 베어 물었다. "솔직히 나는 내가 전능까지는 아니어도 전지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어떤 식으로 끝날지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네." 청년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다가,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세를 고쳐앉았다.
"그러고 보니깐 우리 내기 말이야." 이 말이 나오자, 아무도 아닌 자도 몸을 쭉 피며 자세를 고쳐앉았다. 가지런한 정장이 달빛을 받아 윤기를 냈다. "그래서 SCP-055의 정체가 뭘까?" 남자가 대꾸했다. "나는 원더테인먼트 박사가 대체 누굴지가 더 궁금해지는군." 둘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아마 영원히 알 수 없겠지?"
"상상은 할 수 있겠지."
"그래, 그게 더 재밌겠네."
두 사람은 벤치에서 일어났다. 맑은 보름달이 하늘에서 환하게 비쳐왔다. "끝이지만 우리가 할 일이 남아있겠지." 아무도 아닌 자가 말했다. 끝. 두 존재가 감히 생각지도 하지 못했던 개념이었다.
청년이 입을 열었다.
"없을 수도 있고 말이지."
둘은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서로 반대 방향의 길로 돌아선 그들의 눈에는, 공포와 아쉬움, 기대가 섞인 복잡한 감정이 드러나 있었다. 아무도 아닌 자가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어이, 343. 노래방 좋아하나?"
수신자 : 재단 최고사령부 제 █기지
제목 : 긴급상황-케테르급 변칙 개체 탈주 및 동시다발적 출현, 변칙 개체 대량 소실 및 탈주
위험 등급 :알파오메가
진행 : 20██년 █월 █일 오전 11시 30분 경(추정)~진행중
격리 실패 현황 : SCP-1983(추정) 출현, SCP-2009 탈주, SCP-966 탈주, SCP-029 탈주, SCP-1048 탈주, SCP-682 탈주 제압 성공 : 현재 이송중
이상 중요도가 최우선인 케테르급 개체들의 격리 현황을 우선 보고함.피해 : 현재 확인된 민간인 사상자 약██,███,███명 이상, 재단 사상자 [데이터 말소], 제 █기지, 제 ██기지, 제 ██기지, 제 ██-█기지 파괴 그 외 피해 추산중
██ 기지 관리자 요한 콘스탄틴입니다. 국제 표준시 기준으로 오전 11시쯤에 대규모 긴급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금 도심 한복판에 시커먼 괴물들이 튀어나와서 닥치는 대로 뭐든지 부수고 있습니다. 호주,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어디든 주요 도시 여기저기서 말입니다.
19기지 와 24기지 등 재단 시설들이 습격 받고 있습니다. 19기지는 잘 막아내겠지만, 다른 곳은 추가 지원이 없으면 털리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재단 피해도 심각하지만, 바깥세상은 더 막장입니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이미 정부가 맛탱이가 가버렸고,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쪽은 행정 시설만 제외하고 아파트부터 신호등까지 싹 뜯겨나갔습니다. 현재 사상자만 천만 명을 넘었습니다. 대규모 정보 유출이랑 여러 국가 전복은 기본으로 깔고 생각하십시오.
현장에 나간- 뭐 그냥 문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현장입니다만, 요원들과 타격 팀이 현재 몇 가지 정보들을 수지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기지에서 알아낸 것들을 여기 아래에 첨부합니다.
A-1. 현재 대규모 위험 사태를 일으킨 변칙 개체들은 전 지구상에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으며,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대체로 더 많은 수가 출현했다. 이 개체들을 이하 '악마'로 총칭한다.
A-2. 현재 확보한 각종 저장 매체 자료 등을 통해, 악마들은 '그림자' 혹은 '어둠'에서 발현 혹은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어두움'의 기준은 알 수 없으나, 일단 30럭스 이하의 빛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출현한다.. 특이한 점은, 상황 당시 시각이 밤중이었던 지역이라도 개체수는 큰 차이가 없다. 이를 통해 개체수는 출현 지역의 인구수에 대체로 영향을 받는다고 추정된다.
A-14. 악마들은 지극히 적대적이며, 매우 높은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 각 개체는 충분히 대량 살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
C-23. 악마들은 대략 1.8 미터 높이의 이족보행을 하는 생명체이다. 이들은 미세하게 인간을 닮았으며, 전체가 검은색이다. 악마들은 대체로 평균 인간 이상의 월등한 신체능력과 골격, 자가 회복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악마들은 평범한 방법을 통한 재래식 화기를 통한 공격을 통한 제거가 거의 불가능하다.
D-29.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 '기도'하면서 재래식 화기 등으로 물리적인 상해를 악마 개체에게 입히려고 시도하면, 해당 개체는 온전하게 상해를 입으며, 이를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악마 개체는 사망 시, 유황 냄새와 흡사한 무독성의 냄새를 남기며 '증발'한다. 기도의 방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자신이 믿는 종교, 추상적이거나 초월적인 존재, 심지어 개개인의 정의론에 바탕되는 신념을 확신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고 추정된다.
J-89. 악마 개체들은 인간을 포함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매우 적대적이지만, 적극적으로 생명체들을 찾아 나서면서 직접 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보다 가장 근처에 있는 각종 건축물, 시설의 파괴를 통해 피해를 주는 것을 선호한다.
본 연구는 기지 관리자 명령으로 최우선적으로 계속되어야 한다.
재단 과학부 마리아 가브리엘확보, 격리, 보호
지금 이 문서를 보시고 나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생각이 드실 겁니다. 신께 기도하면서 쏴야 뒈지는 시커먼 괴물. 그렇습니다. 이 괴물딱지는 전에 아주아주 용감한 D 계급 인원에게 무력화된, SCP-1983에서 뛰쳐나온 것들과 거의 동일합니다.
이 '악마'의 외형은 재단 데이터베이스 내에 존재하는 SCP-1983랑 완벽하게 동일합니다. 게다가 처치법까지 동일합니다. 약간 다른 점이라면 사람을 미친 듯이 죽여대는 대에는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뭐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죽이는 법도 알겠다, 예전처럼 지나가는 사람들 심장을 뜯어다가 수집하지도 않겠다. 침착하게 대응만 하면 XK급 세계멸망까지 가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사회는 완전 개판이 되겠지만.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위협은 여기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SCP-001-KO. 그게 '진짜'라는 겁니다.저는 기지 관리자이자, 5등급 인원입니다. 얼마 전에야 알았지만, HMCL 감독관도 했었다는군요. SCP-001-KO의 관련 문서는 모조리 읽어보았습니다. 신앙이라는 관념 자체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그 생각을 할 때마다 한 발짝씩 우주멸망으로 다가가는 SCP와, 신앙을 가지면 간단히 죽는 괴물. 게다가 그놈의 괴물은 이상하게 옛날처럼 굳이 사람을 죽이려고 하지는 않는다? 뻔하디 뻔한 답입니다. 이건 SCP-001-KO의 끝내기 홈런입니다.
악마를 풀어놓아서 사람들이 존나게 기도하게 만들고, 또 그 악마에게는 대놓고 사람들만 죽이는 건 자제하게 해서 기도하는 인구수까지 유지하며 빠르고 쉽게 에너지를 몽땅 뽑아간다. 단순하면서 전략적입니다.
방금 보고에 따르면 1983으로 보이는 것들이 10%나 훅 줄었다는군요. 시커멓고 미친 듯이 다 부수고 죽이는 괴물. 누가 봐도 악마입니다. 심지어는 재단에서 일하는 과학자라는 인간까지 '공식 보고서'에 명칭을 당당하게 '악마'라고 썼습니다. 그걸 본 사람들이 어떻게 했겠습니까? 뭘 믿든 간에 신에게 열나게 기도하면서 도망가거나, 신에게 울고불고 빌면서 총으로 쐈을게 뻔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통하는 걸 보면, 자신감이 붙어서 군인같은 인간들은 사냥을 시작할 겁니다. 벌써 10%나 줄었다니, 제정신으로 생각만 잘하면 XK급 시나리오는 충분히 막아 낼 겁니다.
시간 변칙 부서 쪽에서 했던 말대로, SCP-001-KO로 인한 K급 시나리오는 코앞에 와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겠군요.
당신들이 말한 프로토콜 "세피로트"가 얼마나 거창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두르십시오. 만약 그게 실패하면, 우리에게 남은 건 지옥뿐일 테니깐.
[14:52:02] 추가됨 : 방금 SCP-616의 문이 닫히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발, 엠병 죄다 그놈의 장난질인 건 알지만, 신이시여, 제발 저희를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확보, 격리, 보호
제 ██ 기지 관리자 요한 콘스탄틴
SCP-179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재단 전체에 비상 경보가 발령되기 10분쯤 전이었다. 그것은 또한 케인 B. 잭 레이븐이 179를 연구하는 어느 한 천문학 연구소의 귀퉁이에서 치즈버거를 씹고 있을 때이기도 했다.
케인은 남은 치즈버거를 입안에 욱여넣고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두 잿빛 눈동자가 흥미와 호기심에 반짝거렸다.
케인은 이전까지는 179가 반응하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없었다. 사실, 그는 타우미엘 급의 그 어떤 SCP도 직접 관리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그의 책상 서랍 밑에는 구겨진 SCP-179의 지금까지의 행동 양상을 기록한 파일이 있었다. 그것도 0.01초 단위로. 그러나 그런 게 있다 "카더라"와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현존하는 인류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낸 초고주파-레이저 카메라가 모니터로 전송하는 장면을 케인은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확실히 진동하고 있었다. 육안으로 알아채기는 힘들지만, 분명 179의 피부는 진동하고 있었고, 모니터 왼쪽으로 밀어내진 온갖 장치의 깜박거리는 아이콘들이 확실히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치-추워서 덜덜 떠는, 혹은 경련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케인이 말했다. "으흠?"
케인은 바로 재단의 중앙 관리부에 연락하려다가 관두었다. 어차피 이 거대한 시설에서 그 혼자 179를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벌써 누군가가 연락했을 것이다. 그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지금 이 거대한 몸뚱이가, 이번에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를 유추해내는 것이었다.
SCP-179의 보고서와 각종 부록들이 순식간에 화면 위에 나타났다. 이것이 그동안 취했던 포즈들과 비교를 시도하려던 케인 교수는, 곧 문제에 부딪혔다. 179는, 지금까지 한 번도 몸을 떨거나, 그 어떤 의미 있는 진동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
"좋아, 너무 쉽게 알아내면 재미없지." 케인은 다시 179의 모습을 비추는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얼씨구. 이젠 찡그리고 입까지 벌리면서 경연을, 아니 발작에 가까운 행위를 하고 있었다.
케인이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해보려는 찰나, 그의 책상 위에서 전화기가 울렸다. 시간 변칙 부서에서 아라 박사와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쓰던 특별 보안 화선이었다. 그는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제 1780기지 5등급 인원 케인 잭 레이븐이다." 가운데에 바칸도르프가 빠지긴 했지만, 레인워커라는 성은 재단 전체에서 그밖에 쓰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기에 그냥 정정하지 않았다.
"프로토콜 세피로트가 발령되었다." 전화기 넘어의 목소리가 말했다. "모든 시간 변칙 부서의 전/현직 인원들과, CK급 시나리오 대응 부서의 모든 인원에게 전달한다. SCP-001-KO로 인한 에너지 모순값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현재 SCP-616의 완전한 활성화가 70% 진행되었다. 이 메시지는 30분 후 재단 내의 모든 3등급 이상의 인원들에게 전달된다. 다시 한번 반복한다. 프로토콜 세피로트가-"
전화기 저편의 긴급 명령을 전달하는 차가운 기계음이 케인 교수의 귀를 파고들었다.
드디어 올게 왔구나. 케인은 생각했다.
곧이어 재단 시설 전체가 빨간 불로 반짝반짝 빛나게 될 것이었다. 케인은 수백 번도 더 수정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내었던 프로토콜의 내용을 떠올렸다.
이 시간부 이후로 인류는 아마 더이상 다시는 전과 같은 모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다시는 동네 교회에서의 크리스마스 파티도, 천둥신이 나오는 만화책도 볼 수 없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완전히 달라져서 살아남는게 아예 사라지는 것보다는 나았다. 인류는 결코 호락호락하게 뿅 하고 없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것이고, 이 사실을 곧 그 빌어먹을 SCP-001-KO와 우주 저편의 잘난 별딱지들이 알게 될 것이다.
케인은 실험복 가운을 벗어던지고 코트를 챙겼다. 그리고는 무의식적으로 모니터를 -자기가 완전히 잊고 있었던-의 전원을 끄려다가 멈췄다. 모니터 속의 이미지, SCP-179는 두 손으로 자기 목을 조르고 있었다. 거대한 형체의 입술 사이로 혀의 형태가 살짝 보였다. 곧이어, 179의 몸뚱이가 산산조각났다. 아름다운 태양풍과 먼지 파편들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왔다.
일련번호: SCP-001-KO
등급: 타우미엘(Thaumiel)
특수 격리 절차: 현생 인류는 사반백만 년 동안 존재했지만, 인류가 세계의 무대 위에서 활약한 것은 최근 4천 년에 불과하다. 바로 그 지난 4천의 세월을 돌이켜보라. 우리 인류가 생존하고, 발전하고, 번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호모 사피엔스 종은 다른 종의 원시적인 동물들보다 물리적으로 훨씬 약했고, 타 종족에게 존재했던 발톱, 이빨과 같은 무력 행사의 용도로 쓸 수 있는 신체 부위가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러하다.
설명: SCP-001-KO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생존과 발전, 번영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우리가 발견하기 전까지는 재단도, 세계 오컬트 연합도, 그 누구도 이것이 변칙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과연 SCP-001-KO가 변칙적 존재일까? 변칙성이라는 것은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개념들과 법칙들을 거스르는 존재이다. 그러나 SCP-001-KO는 다른 SCP들과는 다르게, 이미 우리 인류 사회가 형성될 때부터 당연하고 정상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이제 와서 SCP-001-KO의 원천이 저 밖이라는 이유만으로, SCP-001-KO를 변칙적 존재로 취급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작성자 : O5-2
제목 : 사건 파일#ZCK666 프로토콜 세피로트 작전 진행 일부 - 사건명 "배신과 구원"
진행 : 20██년 █월 █일 3시 3분~20██년 █월 █일 3시 17분
당시 SCP-001-KO의 활성화로 인한 Z-CK급 세계멸망 시나리오의 발생이 확인되고, 이를 막기 위한 긴급 프로토콜 세피로트가 발동되었다. 이 문서는 프로토콜 세피로트의 가동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제 ██ 지휘기지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자료이자, 우리가 종말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음을 증명하는 징표이다.
A-12구역 K325~350번 카메라 및 보안 화선 녹취 기록
클레프 박사: 넥타이 색 예쁜데? 기지 전체가 빨갛게 삐삐거리는 와중에 파란색 줄무늬라니.
아라 박사: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움직여.
클레프 박사: 좋아 거의 다 도착했군. 너는 이대로 쭉 경비 인원들과 중앙통제실로 향해. 곧이어 나도 뒤따라갈테니.
아라 박사: 프로토콜에 따르면 최소 4명의 5등급 인원이 함께-
클레프 박사: 지금 인원 제한같은게 중요한 게 아니야! 바깥에 미치광이 시커먼스들이 돌아다니는 비상상황인데 하나하나 따질 시간 없어! 프란시스, 수신기 잘 들리나?
프란시스 박사: 예, 박사님. 들립니다.
클레프 박사: 좋아, 네 역할이 가장 중요해. 아라 박사가 통제실에 도착해 보안을 풀고 시스템 잠금을 해제하면, 네가 그곳에서 프로토콜을 활성화시켜버려. 그리고 나서는 O5 놈들의 명령질을 듣고 상황에 맞게 행동해. 시스템 상태는 어때?
프란시스 박사: (웅얼거림)
클레프 박사: 뭐라고?
프란시스 박사: 지금 모든 K급 시나리오 대응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Z등급 자아 소거제 및 VK등급 기억 소거제 분사 설비, 원자로 및 모든 발전 설비 등의 상태가 최상입니다.
아라 박사: 그래, 지금쯤 다른 팀들도 모두 대기 중 일거야.
클레프 박사: 난 이쯤에서 갈라져야겠어.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 따르기를. 그리고 프란시스?
프란시스 박사: 예, 박사님.
클레프 박사: 목소리가 마치 어디 아픈 것처럼 들리는데. 어디 아픈가?
프란시스 박사: 아닙니다. 단지 조금 긴장한 것 뿐입니다.
클레프 박사: 조금만 삐끗하면 세상이 망하는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 리 없지. 침착하게 대기해.
프란시스 박사: 알겠습니다.
O5 평의회 직속 명령 전달
현재 SCP 재단, 세계 오컬트 연합과 지평선 계획, 각국 정부들과의 적극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재단의 모든 인원들은 다음 임무를 수행하라.
- 프로토콜 세피로트의 진행
- SCP-2000을 포함한 모든 타우미엘급 SCP의 확보
- 4등급 이상 인원의 재량에 따라 현재 상황에 유용하게 사용가능하다고 판단되는 SCP의 확보
- 현재 무력화시킬 수 있고, 위의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며, 격리가 실패했을때 알파 수준 이상의 피해를 입힐 수 있는 SCP의 무력화
- 전세계의 언론의 통제권 장악
- 전세계 국가들의 행정권 확보
- 현재 외부에 출현한 적대적 변칙 개체들의 신속한 제거
- 불필요한 D계급 인원 제거
-O5-12
C-11구역 M20~42번 카메라 및 보안 화선 녹취록
케인 교수: 현재 보안 승인 암호열 다운로드 약 60퍼센트. 곧 있으면 암호열이 모두 다운로드될 거다.
아라 박사: 통제실에 도착했을 때 쯤에는 준비될것 같아?
케인 교수: 10분 정도 남았으니까 그때까지는 충분히 다운로드할 수 있네. 클레프 박사와 기어스 박사는 어디가셨나?
아라 박사: 기어스 박사님은 바로 연합이랑 계획 등 다른 세력들과의 회의에 참석하신다고 하셨고, 클레프 박사는 지금 기지 바깥에 있는 괴물들에 대한 대비책으로 보안 시스템을 작동시키러 갔어. 곧 다시 돌아올 거야.
케인 교수: 순조롭구만. 침착한다면 전혀 문제없겠어.
아라 박사: 계속 이렇게 순조롭기만을 바라야지.
K급 시나리오 비상 대책 회의 중[01:55:37~01:56:48]
지금 세상은 유래없는 큰 위기를 대면하고 있습니다. 우리 세계 오컬트 연합과 재단은 힘을 합해 정상성의 붕괴와 인류의 절멸을 막아낼 것입니다. 곧이어 3분 뒤에 지평선 계획의 대표가 도착하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겠습니다.
-세계 오컬트 연합 사무차장 알 피네
C-10구역 B20~38번 카메라 및 보안 화선 녹취록
아라 박사: 좋아, 도착했다. 케인, 다운로드는 얼마나 남았어?
케인 교수: 이제 10퍼센트 남았네. 생각보다 조금 더 걸리는군.
(비명 소리와 총기 발포 소리)
아라 박사: 방금 내가 잘못 들은거지?
케인 교수: 분명 클레프 박사가 기지의 보안 시스템을 가동시켰을 텐데. 그 뇌가 없는 괴물들이 그것을 뚫었을 리가 없어.
신원불명: SCP-217의 격리실패가 발생했다! 다수의 재단 인원들이 감염되었다! 빨리 지원을 요청하는-(치직거리는 소리)
아라 박사: 갑자기 이 판국에 웬 SCP-217이야? 217이라면 그 감염되면 로봇처럼 변하는…
(계속되는 발포 소리와 고함)
아라 박사: 프란시스! 보안 카메라로 대체 무슨 일인지 좀 확인해줘!
프란시스: 아무래도 다른 무장 세력이 쳐들어온것 같은데 카메라 다수가 파괴돼서 어떤 조직 소속인지는 알아내기 힘듭니다.
아라 박사: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봐서는 근처 4구역 쪽이야. 아직 암호열 다운로드는 멀었어?
케인 교수: 지금 7퍼센트 남았네. 최대한 빠르게 하려고 노력할 테니 기다리게.
아라 박사: 지금 바로 뒤쪽에서 뭔가가 물밀듯이 쳐들어오고 있는데 기다리기는 무슨-
신원불명: 저기 있다! WAN의 이름으로 놈들에게 천벌을 내려라!
제 19기지 상황보고
수신자: 제 01기지 및[데이터 말소]
제목: 긴급 외부 상황
발신자: 제 19기지
현재 승인되지 않은 대규모 병력이 19기지를 향해 접근 중입니다. 지금 17기지, 23기지, 122기지를 포함한 28개 기지가 연락두절 상태고, 15기지와 68기지를 포함한 10개 이상의 기지들에 반란 행위가 일어났습니다. 빠른 대책과 지원 요청을-(연락 끊김)
C-10구역 D30~40번 카메라 및 보안 화선 녹취기록 일부
아라 박사: 부서진 신의 교단놈들이 왜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쳐들어오는 거지?
케인 교수: 침착하게! 만약 우리가 프로토콜을 가동시키면, 저들은 죄다 무신론자로 변해서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네! 지금 겨우 5퍼센트 남았으니, 조금만 더 기다리게!
(총소리와 고함소리)
아라 박사: 지금 근처에 경비 인원도 얼마 안남았어! 프란시스! 빨리 어디든지 지원을 요청해봐!
프란시스: 그게…
아라 박사: 프란시스!
프란시스: 지금 이 기지의 거의 모든 구역이 연락두절-(총소리에 묻힘)
아라 박사: 빌어먹을, 대체 여기를 어떻게 쳐들어온 거지? 여기는 기밀 중의 기밀 시설인데?
(비명소리)
신원불명: 종말의 때가 마침내 도래했으니, 이제 그분께서 부서진 몸을 이끌고 이 세상에 내려오시리라!
클레프 박사: 웃기고 있네!
(쿵소리)
클레프 박사: 여기는 내가 엄호한다! 빨리 보안 잠금을 풀어!
(총소리)
케인 교수: 다운로드 98퍼센트! 아라 박사, 지금 준비하게나!
클레프: 이런 젠장, 이것들이-
(총소리와 비명소리)
아라 박사: 클레프!
케인 교수: 전송 100퍼센트 완료. 아라 박사, 지금이네!
아라 박사: 이 개새끼들아, 니들의 그 좆같은 신도 이제 안녕이다!
재단 사령부 긴급 직속 통보
모든 재단 인원에게 알린다. 가니메데 규약을 발동한다. 이 시간 이후로 지평선 계획과의 동맹 작전을 폐기한다. HI를 포함한 모든 종교 관련 세력들을 최고 위험 적대 세력으로 규정한다. HI과 관련된 인원들이 탐지될 시, 상부에 보고하고 즉시 교전하라. 현재 HI의 기습 공격으로 O5 평의회의 대다수 인원과 세계 오컬트 연합의 사무총장 및 양 단체의 다수의 고위 직원이 사망했다. 다시 한번 반복한다. 가니메데 규약을 발동한다. 이 시간 이후로..
C-10구역 D30~40번 카메라 및 보안 화선 녹취록 일부
아라 박사: 뭐야?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지? 프란시스!
프란시스 박사: 미안합니다.
아라 박사: 뭐?
프란시스 박사: 나는 지평선 계획에서 나와서 인류의 안전을 위해 일해왔습니다. 그것이 곧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케인 교수: 프란시스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프란시스 박사: 정말 미안합니다.
아라 박사: 프란시스 너-
(총소리)
(기록 종료됨)
"종교 문화의 발전 제 13권", 해리 슈나이더 지음, 2004년 출판, 108p에서 일부 발췌"
세계 곳곳의 인류 문화에 항상 빠질 수 없는 '종교'의 특징 중 하나를 뽑자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교의 사상에는 이 세계의 끝, 일명 '종말의 날'이 표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프란시스는 아라 박사가 부서진 신의 신도들에게 붙잡혀 죽는 장면을 모니터 너머로 끝까지 지켜보았다. 아라의 분노, 당황에 찬 온갖 모욕적인 욕설들과, 곧이어 그것을 멎게 한, 그녀의 미간 정중앙을 관통한 총알 한 발. 프란시스는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케인의 쉰 목소리를 무시했다. 그러나 결코 이어폰을 끄지는 않았다. 마지막까지라도 그가 사랑했던, 또 그가 배신했던 동료들의 말을 듣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때 지평선 계획에서 일했다. 그러나 SCP-1780을 받은 뒤, 그는 계획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많은 하느님의 백성들을 보호하고, 어린 양들을 악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 재단의 시간 변칙 부서에 일하게 되었다. 그는 과거 그가 동료들과 함께 구해냈던 수십만 명의 가여운 생명들을 떠올렸다. 그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행복한 추억이었어.
그는 재단의 직원이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그는 아담의 후손이자, 하나님의 충성스러운 백성이었다.
위험하고 신의 말씀을 위배하는 부정한 SCP들. 그와 그의 동료들이 이런 SCP들의 부정한 위협을 맞을 때마다 그는 신께 보호해 달라고, 기적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신은 결코 그들을 저버리지 않으셨다.
그가 처음 SCP-001-KO에 대해 들었을때, 그 한때는 신을 의심했다. 그는 신의 전지전능함과 무한함, 위대함을 의심했다. 그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한다.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SCP-001-KO는 Z-CK급 시나리오 따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신이 변칙성과 타락으로 오염된, 이 세상에 내리는 최후의 심판이었다.
모니터에 울리는 현란한 알람들을 그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재단의 여러 기지들에 동시다발적인 반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마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한 이들이리라. 그걸 보며 프란시스는 다시금 자신의 믿음을 확신했다.
역겨운 부서진 신의 이교도들이 그의 카메라에 잡혔다. 냄새나는 깡통을 숭배하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이곳의 정보를 흘린 것은 다름 아닌 프란시스 자신이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신성모독적인 이 프로토콜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음을 상기시키고, 그의 선택에 대해 신께 용서를 빌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있었다. 우주의 엔트로피 역순환이니, 에너지 모순이니 어려운 말로 해봤자 뜻하는 바는 하나였다. 이 세상의 종말. 그는 기도를 시작했다. 절망적인 선택을 하고, 신의 권능을 감히 의심한 자신을 용서해 달라 빌고, 신께 감히 도전했던 자신의 동료들을 부디 가엽게 여겨 구원해달라고 빌었다.
고개들 들자 책상 위의 성경이 눈에 띄었다. 아라 박사가 SCP-001-KO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머지않아 분노에 가득 차 신성모독적인 단어들을 휘갈겨 놓은 책이었다. 표지에는 큼지막한 붉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좆까 사기꾼 새끼야.
프란시스는 그 불경한 책을 치울까 고민했지만, 결국 무시하고 계속 기도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느님 아버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시어
당신을 우리의 아버지라 부르게 하시니…"
남자가 허리를 쭉 폈다. 오랜 고민을 해결하자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이 '움(麻)', 드디어 끝난 거야?"
남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친구가 웃으면서 손짓하고 있었다.
"드디어 이놈을 갖다 버릴 수 있게 되서 다행이야, '아(阿)'.
"'우(烏)'는 어디 갔어?"
"몰라, 많이 삐졌는지 그대로 가버렸어."
"하긴, 자기가 그동안 어떻게 애지중지 아껴 왔는데."
'아'가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잖아? 이건 우리 셋이 모두 동의한 거였어. 물론 '우'는 마지못해 동의했지만."
'움'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본따 만든 것들을 안에 살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한 선택이었어. 만약 그대로 뒀다면, 한참 전에 우리를 뛰어넘었을 거야."
갑자기, 저 멀리에서 화가 난 고함소리가 들려 왔다.
"생각에 자물쇠를 채우는 걸로도 충분했잖아!"
그에 이어 훌쩍거리는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저녀석 많이 속상했나 보지?"
"안에 사는 녀석들이 자기들 머리에 박힌 자물쇠를 발견해버려서 어쩔 수 없었어. 가만히 놓아두었으면 풀어버리려고 했을 거야."
'움'이 물었다.
"'아', 너는 속상하지 않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네가 만든 것을 내가 부숴버린 셈이잖아?"
'아'가 답했다.
"괜찮아, 다시 새로 만들면 되니까. 솔직히 이번에는 좀 위험한 도전이었다는 건 동감해. 너무 단단하게 만들어버려서 우리 스스로는 다시 부술 수도 없었잖아?"
"다행히 자물쇠를 통해 그놈들 머릿속에서 힘을 뽑아낼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 만약 처음에 내 말대로 자물쇠를 채우지 않았다면 어땠겠어?"
둘은 키득거렸다.
"신박하네. 우리가 발꿈치만도 못하다고 생각한 것들에게서 힘을 훔쳐 그걸로 우리도 부술 수 없는 것을 파괴하다니."
"그러게 말야."
'아'가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그러고보니 이제 슬슬 우리 강아지 밥줄 시간이네."
'움'이 황당한듯 말했다.
"애완동물도 키워?"
"키우다 보니 재밌더라고. 너도 한번 키워볼래?"
'움'이 고개를 가로질렀다.
"난 됐어. 좋아, 이름은 뭔데?"
"'신'이야."
"'신'이라, 우리 이름처럼 한 글자네."
'아'가 웃으며 일어났다.
"맞아, 뭔가 어감이 좋더라고. 암튼 드디어 그걸 부숴버린 거 축하해. 난 가본다?"
'움'이 일어나는 친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다음에는 좀 더 안전하게 만들어 보자."
특수 격리 절차 : SCP-001-KO에 대한 연구를 위해, 스티브 안 박사 휘하의 연구팀은 항밈학부와의 공조 하
설명 :
SCP-XXX-KO는 현재 전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변칙적인 현상의 원인의 정체불명의 존재이다. Scp는 1997년 재단의 선임 연구원 스티븐 안 박사의 연구에서 처음 예측되었다. 당시 논문에 의하면, 1971년을 기점으로 지구상에서 '자연발생'했다고 여겨지는 변칙적 현상의 약 70퍼센트가 그 규모와 발생 시점 면에서 유의미한 패턴을 가진다. 이후 초상과학을 비롯한 과학의 진보, 흄 준위의 도입, GOC의 에테르 공명 기술의 유출 등으로 변칙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가능해지면서,
이는 변칙 현상의 발생에 지성을 지닌 존재가 개입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단 역사학부 및 세계 오컬트 연합 등의 기관에서 스티븐 안 박사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O5 평의회의 명령으로 재단 대부분의 연구 부서가 참여하여 scp를 연구하는 프로젝트 데미어지가 시작되었다.
프로젝트 데미어지는 다음과 같은 목표를 가진다.
일정하지 않은 변칙적인 화음과 박자를 가진 파동의 집합체이다. SCP-XXX-KO는 탄성파와 비탄성파적인 성질을 동시애 가지며, 이로 인해 진공 상태의 공간에도 전달되는 것이 가능하다. SCP-XXX-KO는 변칙적인 주파수와 파장 등 많은 요소와 특징이 일정하지 않은데, SCP-XXX-KO의 특정한 도막을 다시 재생하면 그 도막이 동일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주파수 등에서의 차이를 보인다. SCP-XXX-KO는 고체 물질에 대해 파괴적인 성질을 가지며, SCP_XXX_KO에 노출된 대부분의 종류의 고체 물질이 '공명'을 일으켜 파괴된다. 이 '파괴성'은
SCP-XXX-KO에 노출된 인원은 최면 상태에 진입한다. 개개인의 정신 저항성 척도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나, 대부분은 음악에 2초에서 8초 사이로 노출되면 완전히 최면 상태에 진입한다. 귀마개 혹은 그와 같은 청각을 저하 혹은 차단시키는 도구들은 어느정도의 효과를 보이나, 완전한 진공에 의한 차단에도 불구하고 본 SCP의 비탄성파적인 성질을 가지는 변칙성에 의해 결국 최면 상태에 진입한다.
최면 상태에 진입한 인원의 뇌파는 빠르게 렘수면 상태와 거의 동일한 상태까지 변하지만, 해당 인원은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활동이 가능하다. 영향을 받은 인원들은 이 '음악'에 대한 강한 호의를 보이며, 대다수의 인원들은 적극적으로 이 '음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했다. 이 최면 상태의 인원은 외부의 물리적인 영향을 모두 무시한다.
SCP-XXX-KO는 영향을 받은 인원수에 비례하여 증폭되며, 영향을 받은 인원이 없더라도 느리게 증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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