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seo

어두운 산골은 불빛 하나 비추지 않았고, 선선한 여름 밤의 공기가 시원한 바닥을 지고 피어 있는 식물들을 어루만진다. 곧 차량의 그것으로 보이는 인공등이 그것들을 비추고 금새 지나간다. 척 보기에도 후미진 산골 차도의 흙바닥은 크고 작은 돌맹이가 즐비했다. 차량의 바퀴가 그것들을 짓이기며 움직이는 소리와 흙먼지가 내는 분진이 한동안 길목을 매운다.

장소에 어울리지 않게 검은 랜드로버 차량 다섯 대가 대오를 맞춰 그 비탈길을 타고 오르고 있었다. 그 차량들이 도착한 곳은 비루하다 못해 허름하게 느껴지는 폐공장이었다. 차량들은 그 폐공장을 향해 들어가려는 양 세로로 일렬을 만들어 섰다. 한동안 어떤 차량도 움직이지 않았다. 차량이 내는 배기음, 울창한 숲속의 바람 소리, 새벽 바람을 타고 울리는 귀뚜라미 소리… 그렇지만 곧 공장의 문이 열리고, 바닥이 크랭크 소리를 내며 양 옆으로 천천히 열리더니, 강도 높은 콘크리트로 된 경사면이 보여졌다. 그 경사면 길은 폐공장의 바닥이 전부 열린 것처럼 크고 넓었고 규칙적인 패턴으로 매우 밝은 인공등이 양쪽 벽에 박혀 설치되어 있었다. 차량들은 그곳에 천천히 들어갔다. 차량들이 모두 그 경사면을 타고 내려가 사라지자 기다렸다는 듯 바닥을 열었던 기계장치가 다시 움직여 크랭크 소리를 내며 닫았다.

차량들의 대오 중 한가운데 차량. 뒷좌석에는 검은 정장 바지 위에 셔츠를 입은 한국계 중년 남성이 다소 시건방진 포즈로 앉아 운전수를 흘겨보고 있었다.

" 자네는 이번 건이 처음이겠지? "

중년 남성이 입을 떼자, 뚫어져라 정면 차창을 응시하던 젊은 운전수는 서둘러 좌석을 비추는 거울에 눈동자를 돌리며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