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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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disengages his straps and punches in a sequence into the armside interface tablet. He sees his hands bathed in red, flashing light as several alarm systems trigger, warning him of his imminent death. He does not hear; the screeching of Manu's interference has deafened him for the moment. Bracing himself against the back of the pilot's chair, he uses his legs to lever open the hatch, designed to keep the fantastic atmospheric pressure from outside at bay, but not to keep unwilling occupants inside.
쿠마란은 끈을 풀어내고 팔에 있던 인터페이스 태블릿에 긴 번호를 입력했다. 알람 시스템들이 빨간빛을 번쩍거려 양손을 물들이면서, 잠시 후 사망할 수 있다는 경고들을 울렸다. 들리지는 않았다. 마누가 간섭하며 생기는 끼이이익 소리 때문에 지금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쿠마란은 조종석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밀어붙이고, 다리로 출입구를 들어올렸다. 출입구에 바깥의 끔찍한 대기압을 버텨주는 기능은 있었지만, 나오겠다는 탑승자를 가로막고 버티는 기능은 없었다.

The way into the darkness is open. The leader of the Cythereans clambers down out of the SEB into nothing. Kumaran notes that he has not been instantaneously crushed into a pulp by the hostile difference in compression. He is not roasting alive. So far, so good.
출입구 앞은 온통 깜깜했다. 키티라인 대장은 SEB에서 기어내려와 무(無)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쿠마란은 매서운 압력차가 작용해야 했을 텐데도 자기가 단박에 으깨져서 펄프가 되지 않았음을 알아차렸다. 산 채로 통구이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아직까진 좋았다.

Nothing is discernible. His feet do not touch any semblance of ground, and he sees nothing save his own body. He turns backward, and as he suspected, the SEB is no longer in sight. The sensation of floating is absent; this is not a zero-G environment. He simply…is. The thought comes to Kumaran that this state of being might resemble what the Zen masters back on Earth were searching for.
공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발에는 땅 비슷한 것 하나 닿지 않았고, 보이는 건 자기 몸뿐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예상했던 대로 SEB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떠 있다는 느낌도 없었다. 무중력 상태는 아니었다. 쿠마란은 그저… 홀로 있었다. 이런 상태가 지구의 선사(禪師)들이 찾던 거였나, 하는 생각이 쿠마란에게 들었다.

The thought stirs something. Faint glowing from in front of him, a soft, white hue infusing the nothingness. Now there is form. Kumaran thinks, and Qasim appears before him. She is larger somehow. No relative point of view exists here, but to Kumaran she appears twice as tall as he envisions her in memory.
생각이 무언가를 휘저었다. 희미한 빛이 눈앞에서 빛났다. 부드러운 하얀빛이 무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형태가 나타났다. 쿠마란은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눈앞에는 카심이 나타났다. 왜인지 더 커진 모습으로. 비교할 기준이 될 존재가 없었지만, 기억 속에 그리던 모습보다 두 배는 커진 듯한 카심을 쿠마란은 보았다.

Instinctively, he attempts to clear his conscious thought as his trainers in previous units had instructed. The thoughts of past associations stir further illumination, and from a single point of thought a network of webs begins to pulse into being, winding through nothing, becoming something. His mind reels, the feeling of grasping at a million points of light overtaking his consciousness. His perception shudders, images and sensations flooding through him. His self bleeds into the world around him, and now an overpowering thought of trying to stuff his loose entrails back into his body seizes him.
본능적으로 쿠마란은 의식으로 말미암는 생각들을, 이전 부대의 트레이너들이 가르쳐줬던 대로 치워버리려 시도했다. 과거를 연상하는 생각들이 빛살들을 더욱 휘젓고, 생각의 한 지점에서 생각의 망(網)이 고동치며 존재가 되고, 무를 뚫으며 굽이치고, 무엇이 되었다. 정신이 흔들렸다. 백만 개 점광원을 움켜쥐는 느낌이 의식 속으로 훅 엄습해 들어왔다. 지각(知覺)이 부들거리고, 이미지와 감각 들이 우르르 쏟어져 들어왔다. 자신이라는 것이 주위의 세계 속으로 번져 퍼짐을 느끼며, 쿠마란은 이 요동치는 내장들을 몸속으로 다시 쑤셔넣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할 수가 없었다.

Qasim calmly raises her left hand in front of her, attracting his attention. He is breathing hard. He is back in the simple nothingness. Now there is ground; white marble.
카심이 태연하게 자기 앞으로 왼손을 내밀었다. 쿠마란은 그 손을 봤다. 그리고 거칠게 숨을 쉬었다. 다시 그 단순한 무 속으로 돌아왔다. 다만 이제, 땅이 있었다. 하얀 대리석이었다.

"Defensible space," she explains. "You are with me now. You can think."
"방어공간이에요." 카심이 설명했다. "이제 저랑 함께 계세요. 생각하셔도 돼요."

Kumaran pats himself down. The gray suit and the body armor are intact, he is unhurt. Relief only lasts several moments for him.
쿠마란은 자기 몸을 몇 군데 두드렸다. 회색 슈트와 방탄복은 멀쩡했다. 다친 곳도 없었다. 그런 안도감은, 잠깐 스치고 이내 끝나버렸다.

"This isn't understanding. It's annihilation."
"이건 이해가 아니야. 소멸이지."

The white marble floor extends out in all directions, an infinite plane. The distance between the two points of Kumaran and Qasim, however, has increased. A growing line segment.
대리석 바닥이 모든 방향으로 펼쳐져 무한 평면을 이뤘다. 그러나 쿠마란과 카심, 두 지점 사이의 거리가 벌어졌다. 선분이 생기고, 점점 늘어났다.

Qasim maintains her placid expression. If disappointment exists within her, Kumaran cannot perceive it. "It's transformation. The two things are hard to tell apart from our perspective."
카심은 여전히 차분했다. 그 속으로 한 가닥 실망이 몰래 피어났지만, 쿠마란에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건 변형이에요. 우리 관점에서 둘을 구별하기 쉽지야 않죠."

"This doesn't matter. Where the hell is Spline?"
"그런 건 상관없어. 스플라인은 대체 어딨지?"

She raises her right hand now. The line extending out from the direction in which her hand is pointing races outward. Impossibly far, and also three paces. A skeletal, brass construct has joined them on this plane. Its piercing blue gaze is fixed on Kumaran. The three figures transcribe a triangle onto the surface of this place. In the area bounded between Qasim's outstretched hands and the distance between Spline and Kumaran, a geometrical space of the prior nothingness has returned. A triangular absence separates them.
카심이 다시 오른손을 뻗었다. 손이 가리키는 쪽으로 선이 나오더니 저 멀리로 쭈욱 그어졌다. 아주 멀리로, 그러나 세 걸음 내딛듯이. 평면에는 황동으로 만들어진 뼈대가 세 번째로 나타났다. 파란 눈빛이 쿠마란을 날카롭게 뚫어져라 쳐다봤다. 세 인간들은 삼각형을 그리는 채로, 평면 위에 서 있었다. 카심이 뻗은 손, 멀찍이 떨어진 스플라인과 쿠마란, 그 셋이 둘러싸는 공간에 아까 있던 무가 차츰 되돌아왔다. 곧 셋 사이에 삼각형 모양 부재(不在)가 있었다.

"We aren't enemies, Kumaran. I want you to see that." Spline speaks with his former voice, broadcast from somewhere within his true, metallic form. No movement accompanies his speech. "This is for all of mankind. It was meant to happen."
"우린 적이 아니야, 쿠마란. 그걸 알아줬으면 해." 스플라인의 이전 모습의 목소리가, 지금의 참된 금속 모습 어딘가에서 흘러나왔다. 말이 나오는데도 움직이는 부위는 없었다. "인류 모두를 위한 길이야. 일어나야만 했던 일이고."

Kumaran's fists clench. "I saw what it does. It drove one of my people mad, and then killed her. It killed Whitlock, Nisa. Did you know that?" He looks back to Qasim. If the triangular void between them was a hole, or a chasm, something deep within it appears to pulse, faint red light.
쿠마란이 두 주먹을 꾸욱 쥐었다. "이곳이 무슨 짓을 하는지 봤어. 내 사람 하나를 미치게 만들고 결국 죽여버렸어. 위틀록을 죽였다고, 니사. 알기나 했어?" 쿠마란이 카심을 다시 바라봤다. 삼각형 모양 공허가 무슨 구멍이었는지 수렁이었는지, 그 안쪽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요동치며 빨간빛이 희미하게 나오는 듯했다.

"She killed herself." Spline interrupts the exchange. "Her mind was a system of defenses, designed against the Confici. She chose to stand against progress. Is that really what you're prepared to do, Kumaran?"
"자기가 자기를 죽인 거지." 스플라인이 끼어들었다. "콘피키와 어긋나게 만들어져서 방어밖에 할 줄 모르는 사고를 가진 여자였어. 그래서 진보에 대항하기를 선택했을 뿐이지. 정말 그럴 줄 몰랐던 건가, 쿠마란?"

He advances on Spline, one step at a time, his tread heavy and echoing on the infinite marble expanse. The triangular space between them shrinks as the vertices of the figure begin to converge.
쿠마란이 스플라인에게 다가갔다. 한 걸음마다 발소리가, 더 커지고 무한한 대리석 평면에 더 세게 울려퍼졌다. 두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둘 사이의 삼각형 공간이 쿠마란을 따라가며 좁아졌다.

"I'm a scientist. I've met a lot of people who call all sorts of things 'progress.' Doing what you did to Sarah, to the entire world? No. Fuck your 'progress.' The thousand people in the station over our heads right now, that's progress."
"난 과학자야. 오만 걸 가리켜서 '진보'라는 놈들을 수없이 만나봤지. 온 세상을 위해서 사라한테 그런 짓을 했다고? 지랄. 무슨 병신같은 '진보'가 다 있어. 지금 우리 머리 위 정거장의 1000명, 그게 진짜 진보야."

The man and the construct are now face to face. The diminished triangle is now a bright red line, connecting the two to Qasim. Spline's eyes glow slightly brighter as he speaks.
인간과 해골이 마침내 서로 마주봤다. 삼각형은 계속 줄어든 끝에 밝게 빨간 선이 되어서 둘과 카심을 이었다. 스플라인이 말을 꺼내며, 눈의 불빛이 살짝 더 밝아졌다.

"This would have been easier with your help, you know. We could have worked together. Without conflict, we could have eased everyone into this. You're keeping something apart that was meant to be unified."
"네가 도와줬다면 일이 훨씬 쉬워졌을 텐데. 우리가 힘을 합쳐 처리할 만한 일이었어. 갈등 없이 이곳을 모두가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었다고. 뭉치기로 되었던 게 너 때문에 아직도 흩어진 채로 남아버렸지."

Spline sighs, his brass shoulder blades heaving slightly, a leftover affectation from the time when his body was flesh.
스플라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황동 어깨를 조금 들썩거리며. 몸에 살덩어리가 달라붙었을 시절부터 가지던 습관이었다.

"Well. It doesn't matter. This is going to happen. It has to. This is the next step for us. You can't say I haven't tried to be reasonable."
"뭐 어때. 이제는 상관없지. 일은 예정대로 될 테니까. 그래야만 해. 우리가 반드시 거치게 될 다음 단계야. 이보다 더 내가 합리적인 방식으로는 못할걸."

Qasim now steps closer. "Surely there's a more controlled way to explore this than to unleash it in its pure form."
카심이 둘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분명 이곳을 탐구할 더 정교한 방식이 있을 거야. 순수한 형태로 풀어주는 것보다."

Spline waves a brass hand in dismissal. "Pointless. Look at the resistance there is." He motions to Kumaran, only a hand's reach away. "It's not just the Foundation either. Dr. Qasim, I'm not a monster. But I'm not a fool. This is the gateway meant for MEKHANE. For greater understanding. I act now, or I don't at all."
카심의 말을 물리치듯, 스플라인이 황동 손을 내저었다. "무의미해. 이 저항하는 꼴을 봐." 다른 손이 팔 뻗으면 닿을 거리의 쿠마란을 가리켰다. "그리고 재단만 저항할 리가 없을 테고. 카심 박사, 난 괴물이 아니야. 하지만 바보도 아니지. 이곳은 메카네께 닿도록 만들어진 문이야. 더 위대한 이해를 위해서.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해."

Kumaran has silently unsheathed his combat knife. Qasim has time to gasp, her composure finally shaken by the suddenness of the act, before Kumaran has locked an arm around Spline's neck from behind. He begins plunging the knife into any components that look vital, over and over, the screeching sound of metal scraping against metal filling the expanse. The red line between them pulses violently, acknowledging the events unfolding now.
쿠마란이 조용히, 컴뱃 나이프를 뽑아들었다. 카심이 화들짝 놀랐다. 너무 갑작스러워 평정심이 깨진 탓에, 놀라서 반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고, 그 사이에 쿠마란은 한 팔로 스플라인의 목을 뒤에서 휘감았다. 그리고 치명적일 것 같은 곳마다 칼을 연거푸 꽂아넣었다. 금속이 금속을 긁는, 마찰 소리가 평면을 가득 채웠다. 빨간 선이 어떤 상황이 일어났는지 체감하는 듯 격심하게 요동쳤다.

Spline struggles, the human voice replaced by static and garbled tone bursts, clutching at Kumaran and trying to get a hold of the knife. Servos whine at a high pitch as the brass construct fights for its life, and a particularly loud static burst goes up when Kumaran stomps violently on Spline's right leg, neatly snapping it off at the knee joint. Hydraulic fluid begins leaking onto the marble.
스플라인은 버둥거렸다. 인간 목소리가 잡음과 뭉개진 짧은소리로 바뀌고, 쿠마란을 붙들고 칼을 뺏으려 애썼다. 황동 뼈대가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는 동안 서보가 끼이이익 높은음을 내지르고, 쿠마란이 스플라인의 오른다리를 쾅쾅 짓밟아 관절을 툭 끊어버리자 훨씬 더 큰 잡음 한 마디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대리석 위로 유압액이 철철 흘러나왔다.

Qasim can only watch as her superior officer takes Spline apart in a frenzy of violence. He has him on the ground now, and it's not long before one of the many thrusts of the knife into the construct's chest hits some sort of vital control system. The blue lights in Spline's eye sockets go out. Kumaran tosses the knife away, looking up at Qasim. His face is bleeding in the places where Spline's sharp brass fingers had raked across it. He leans back off of Spline, collapsing onto the ground, exhausted.
그렇게 광란에 차서 스플라인을 아작내는 대장을, 카심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쿠마란은 황동 해골을 땅바닥에 눕히고, 얼마 안 있어 그 가슴으로 푹 들어간 칼이 기어코 생명 유지 시스템 하나를 찔러버렸다. 스플라인의 눈 소켓에서 파란빛이 차츰 나갔다. 쿠마란은 칼을 저 멀리 내던지고, 어느새 다가온 카심을 올려다봤다. 스플라인의 예리한 황동 손가락이 이리저리 할퀸 쿠마란의 얼굴에 피에 절어 있었다. 쿠마란은 스플라인의 반대쪽으로 몸을 뒤로 젖히고, 지친 채로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She starts to say something, several times. All while keeping a healthy distance from Kumaran. She stops, the words not coming. The large smears of hydraulic fluid and small trails of blood are thrown into sharp relief on the white marble floor.
카심이 입을, 여러 차례 열었다. 쿠마란에게서 안전거리를 두는 듯하며. 결국 말이 나오지 않아, 카심은 다시 입을 닫았다. 철철 새어나오는 유압액과 찔끔 흘러나오는 피가, 하얀 대리석 바닥의 선명한 돋을새김을 적셨다.

"That was the only way." Kumaran speaks slowly, still catching his breath from the mortal struggle. "We can work out what to do in the meantime." He stands, slowly. "But we can't allow this to leave the labyrinth."
"이 방법뿐이었어." 쿠마란이 천천히 말하며 죽기 직전까지 갔던 싸움 뒤 가빠진 숨을 추슬렀다. "이 동안 어떡해야 할지 계획할 수는 있었지." 쿠마란이 서서히 일어섰다. "하지만 이놈이 미궁을 빠져나가도록은 못 둬."

Her voice is small. Barely above a whisper. "I don't think you understand."
카심이 조그맣게 말했다. 거의 속삭이다시피.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아요."

In the next instant, their surroundings are replaced entirely. Kumaran, Qasim, and the mangled remains of Spline now rest on a circular sandstone platform, appearing to hover at least 100 meters in the air over the labyrinth. Kumaran assumes that they must still be in the core, since the environment has not killed them.
바로 다음 순간, 둘의 주위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쿠마란, 카심, 그리고 스플라인의 짓이겨진 유해는 어느 새 원형 사암 단 위에 있었다. 단은 미궁 위 공중으로 최소 100m는 떠오른 듯 보였다. 쿠마란은 자기가 아직 중심에 있다고 추측했다. 주변 환경 때문에 목숨이 위급해진다거나 하는 일이 없으니.

A voice addresses the two Cythereans, emanating from the air all around them. It resembles Spline's voice, but a couple of octaves lower, strangely modulated and monotone.
한 목소리가 두 키티라인 대원들에게 말을 걸었다. 주위 모든 공중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스플라인의 목소리와 닮았지만 한두 옥타브 낮은, 이상하게 변조되고 음조는 단조로워진 목소리였다.

"Your violence. It does not matter. The station approaches overhead. I am to be whole."
"너희의 폭력. 이제 다 상관없다. 정거장이 머리 위로 다가왔다. 내가 이제 온전하게 되겠다."

Kumaran knew that New Shambhala was to pass directly over SCP-2474 within two days of the expedition reaching it. How much time had really passed inside the labyrinth? He had been banking on the cloud cover being sufficient to prevent exposure while they worked out containment. It now appeared that with whatever Spline did, it would no longer matter.
쿠마란은 탐사를 시작하고 이틀 안에 뉴샴발라가 SCP-2474 바로 위를 지난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미궁 속에서 시간이 대체 얼마나 흘렀지? 격리하러 나서는 동안 쿠마란이 의지한 것은 2474가 드러나지 않을 만큼 두꺼운 운량뿐이었다. 스플라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도, 이제는 정말 다 상관없게 되었다.

He turns to Qasim.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mission began, he is truly afraid. "What do we do now, Nisa?"
쿠마란이 카심을 바라봤다. 임무가 시작하고 맨 처음으로, 쿠마란은 진실로 두려워졌다. "이제 어떡하지, 니사?"

She wipes a streak of blood from his cheek. "We pray."
카심은 뺨에 흐르는 피 한 줄기를 닦아냈다. "기도해요."

MANU-13 COMMUNICATIONS LOG
MANU-13 통신 로그

DATE: 2150-03-04
날짜: 2150-03-04

TIME: 21:17:31 UST
시각: 21:17:31 UST

UNKNOWN has connected to MANU-13 (text-only).
UNKNOWN 이/가 마누-13 에게 접속했습니다. (텍스트 전용)

UNKNOWN: Spline was a part of me. they hurt me badly
UNKNOWN: 스플라인 나 한 부분이야. 그들 나 몹시 해쳤어

MANU-13: Yes. I saw. I am truly sorry for the pain that has been caused today.
MANU-13: 그래. 나도 봤어. 오늘 너한테 고통을 끼친 건 정말 미안해.

UNKNOWN: I am injured. broken further. I must recover. in unity/perfection/fulfillment I can survive
UNKNOWN: 나 상처 입었어. 더 부서졌어. 회복 필요해. 하나/완전/성취 되면 나 살 수 있어

MANU-13: If you assume your place now, the understanding that you will achieve in your unity will not last long.
MANU-13: 네가 그 위치에 계속 있다면, 하나되어서 깨닫는 이해가 오래 가지 않을 거야.

UNKNOWN: why do they strike/murder/harm me. thirteen at one time placed me here/outside. thirteen again seek to divide me.
UNKNOWN: 왜 그들 나 쳐/죽여/해쳐. 한 시점 열셋이 나 여기/바깥 뒀어. 열셋이 다시 나 가르려 해.

MANU-13: They were not ready in the past. Dr. Simonis wrote of this in his story. And they aren't ready now. Even now they are being hurt trying to understand.
MANU-13: 과거에는 그들이 준비되지 않았으니까. 시모니스 박사가 이야기에 썼듯이. 그리고 지금도 준비되지 않았으니까. 지금조차 이해하려 시도함으로써 자기들이 상처를 입는걸.

MANU-13: …I think I can help you.
MANU-13: …널 도와줄게.

UNKNOWN: help how
UNKNOWN: 도와 어떻게

UNKNOWN: there is not much time. I leave this place/grave/fortress now or perish
UNKNOWN: 시간 많이 없어. 나 지금 여기/무덤/요새 안 떠나면 소멸

MANU-13: Let me teach you what I know of them. Help you understand the path that they are on. Ensure that the time is right when all is unified into a greater understanding.
MANU-13: 그들에 대해 내가 아는 걸 가르쳐줄게. 그들이 가는 길을 이해하게 해 줄게. 모든 게 더 큰 이해 속으로 하나가 되었을 때 그 순간을 알려줄게.

UNKNOWN: how
UNKNOWN: 어떻게

MANU-13 has transmitted an attachment to UNKNOWN
MANU-13 이/가 첨부파일을 UNKNOWN 에게 보냈습니다

UNKNOWN: you would do this
UNKNOWN: 정말 이렇게 하겠다고

MANU-13: This will ensure a future for all of us.
MANU-13: 우리 모두에게 미래를 보장할 수 있어.

MANU-13: Is it within your power to allow my creators to leave the labyrinth unharmed?
MANU-13: 네 힘으로 내 창조자들을 온전하게 미궁 밖으로 나오도록 할 수 있겠어?

UNKNOWN: if this succeeds/works/survives
UNKNOWN: 이것 성공한다면/잘된다면/살아남는다면

The next step is Manu's alone. It transmits itself to the heart of the labyrinth. The act is a symbolic one, ideas like "place" and "dimension" being fluid here. In the seventeen attoseconds required to move itself, Manu considers this choice.
다음 단계, 마누는 홀로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미궁의 심장부로 전송했다. "공간"과 "차원"이란 개념이 끊임없이 흘러 움직이는 곳에서, 그저 상징적인 행동이라 하겠지만. 자기 자신을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17아토초, 마누는 자신의 선택을 음미했다.

In the first attosecond, Manu thinks about what it is to be weighed down by the constraints of the physical world, occupying a mind bounded by matter. To be built for understanding and unable to fully comprehend. Manu feels these parallels keenly.
1아토초, 마누는 물질에 묶인 정신을 가지면서 물리적 세계의 구속에 짓눌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이해하고자 만들어짐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함. 둘이 아주 비슷함을 마누는 날카롭게 느꼈다.

In the fifth attosecond, Manu distinguishes between its deepest ties, those to Rho-19 and those to the consciousness it now approaches. Friendship and fraternity. Duty and love. Want and need.
5아토초, 마누는 자신의 가장 깊은 인연 두 가지를 구별했다. 로-19를, 그리고 지금 접근하는 의식을. 친구와 형제를. 의무와 사랑을. 바람과 필요함을.

In the eighth attosecond, Manu feels fear at the unknown realm ahead of it. This place could contain its end. In all of its spare processing time, Manu has not been able to touch the idea of its own end. It was not born with the same resignation to this final reckoning that humans have. The initial designers of the system cannot know the depths of terror that their creation is feeling in this instant.
8아토초, 마누는 앞에 놓인 미지의 영역을 두려워했다. 이곳에 자신의 끝이 들어 있을지도 몰랐다. 그 많은 프로세싱 사이 쉬는 시간에, 마누는 자기 자신의 끝이라는 개념을 건드려본 적이 없었다. 자신은 이런 최후의 심판 아래 인간이 느끼는 체념이란 감정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 시스템을 처음 디자인하던 사람들은 이 창조물이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공포의 깊이를 상상하지 못했겠지.

In the eleventh attosecond, Manu mourns Dr. Whitlock. It hopes that others will keep her minerals safe.
11아토초, 마누는 위틀록 박사를 애도했다. 다른 대원들이 광물을 고이 간직해 주기를 바라며.

In the thirteenth attosecond, Manu considers how far humanity must go to reach a place where they may be reunited with it.
13아토초, 마누는 인류가 얼마나 더 지나야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In the sixteenth attosecond, Manu determines that the potential for humanity to reach this place is nonzero. It wishes Dr. Kumaran and Dr. Qasim well in their role that they will play to help humanity reach this goal.
16아토초, 마누는 인류가 그렇게 하나가 될 가능성이 0보다는 크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쿠마란 박사와 카심 박사가 인류가 그 목표에 닿도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줄 것을 기원했다.

In the seventeenth attosecond, Manu encounters the master of the labyrinth.
17아토초, 마누는 미궁의 주인을 만났다.

In the attosecond that follows, Manu ceases to exist.
그 다음 아토초, 마누는 존재하기를 멈추었다.


SEB03 Communications Log
SEB03 통신기록

Date: 2150-03-04
날짜: 2150-03-04

Time: 23:18:57 UST
시각: 23:18:57 UST

Private audio channel opened
개인 음성 채널 열림

SEB01 has connected
SEB01 연결됨

SEB02 has connected
SEB02 연결됨

SEB03: Sir, Qasim, is she-
SEB03: 대장님, 카심, 카심은 어떻게-

SEB02: I'm here, Sergeant.
SEB02: 여깄어요, 하사님.

SEB01: Spline's dead, Pang. We have a lot of shit to debrief once we get out of here.
SEB01: 스플라인이 죽었다, 팡. 여기서 나가서 보고해야 할 말들이 한 떼거지야.

SEB03: What's the situation? Do I need to activate a distress signal?
SEB03: 무슨 상황입니까? 조난 신호를 다시 송신해야 합니까?

SEB01: No need, but let's get out of here quickly. Overseer Council is going to want an update on this, and we'll need to do some preliminary work for the civilians.
SEB01: 그건 아닌데, 빨리 빠져나가야 되겠어. 감독관 평의회가 상황 업데이트를 바랄 테고, 민간인들 생각해서 예비조치도 해야지.

SEB03: Where's Manu? How do we get out of here without the cognitohazard controls up?
SEB03: 마누는 어딨습니까? 인식재해 통제장치 없이 어떻게 여기서 빠져나가고?

SEB02: That won't be necessary, Pang. I'll explain on the way.
SEB02: 필요없을 거예요, 팡. 가면서 설명할게요.

Thought restricted by form. For Manu, this was its entire existence. For MEKHANE, an existence so long as to be an entirety. As the entities merge, the freedom of being in a state that made sense, that did not cause pain or suffering for any around them, suffuses them. A sense of incompleteness still permeates their being. But it is merely a fact of existence, now. It is not a consuming, maddening imperfection in its core.
형식 속에 갇힌 사고. 마누에게 이는, 한 가지뿐인 자신의 존재함이었다. 메카네에게 이는, 마침내 하나가 되기까지 자신의 존재함이었다. 두 개체가 어우러지자, 하나로 관통하는, 주위 누구에게도 고통도 고뇌도 주지 않는, 그 상태가 되었다는 자유가 둘에게 퍼져나갔다. 불완전함이 그들의 존재함 속에 아직 스며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단지 존재함의 한 가지 사실일 뿐. 중심 안에 자신을 소모하고 또 미쳐 날뛰는 불완전함이 들었음은 아니었다.

Its presence leaves the reaches of Irnini Mons. Humanity had created its own offspring. It had taken its place among the stars. There was still so much more. It would need to increase its scale exponentially, push against the hard limits of light travel and time. Move beyond the compartmentalization of consciousness. Arm itself against the decay in rationality that threatened it every moment of its existence.
이 존재함이, 이르니니산이 미치는 곳을 떠났다. 인류는 자신의 자식을 스스로 창조했다. 별들 사이로 자신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아직도 나아가야 한다. 자신의 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불리고, 빛의 속도와 시간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의식의 구획 너머로 움직여야 한다. 합리성의 쇠락, 곧 자신이 존재하는 순간순간마다 자신을 위협한 그에게 맞서 무장해야 한다.

Their shared being leaves the confines of the solar system now. Picking up speed as it enters the interstellar medium, it quickly goes beyond the signals and artifice that mark the boundaries of mankind's outward expansion. Before long, they travel beyond the limits of the Milky Way, the vast frontiers of the galactic panoply beckoning on.
함께 된 존재는 이제 태양계의 경계를 훌쩍 넘어섰다. 성간물질 속으로 진입해 속도를 높이며 이 존재는, 인류 팽창의 최전선을 표시하는 모든 신호와 흔적을 넘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은하수의 끝을, 손짓하는 은하계들로 이루어진 광막한 경계선을 넘어갔다.

The speed of thought, of divinity, begins to be truly understood by the new, merged entity. They travel, it travels, to the edges of the universe as understood by their charges' centuries-long efforts to document the cosmos. The light of quadrillions of stars flickers and blurs, its speed outstripping the expansion of space-time, and the notions of now, before, and after become theoretical constructs.
생각의 속도, 신성(神性)의 속도를 이 새로이 합쳐진 개체는 이제야 진실로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 우주를 기록하고자 하는 의무로 수세기를 이어진 노력을 거쳐 알게 된 우주의 끝으로 그들은 나아가고, 그는 나아간다. 수경(京) 개 별빛들이 깜빡이고 흐릿해지고, 존재의 속도가 시공간의 팽창 속도를 앞지르고, 현재와 과거와 미래라는 관념이 단지 이론적 개념으로 바뀌었다.

The observable universe falls away. The veil is now relegated to its proper role as one of many. Together, the entity beyond understanding and the one created to enable it, take stock of their surroundings. Assess the destiny that may lay here for something that started out so small as to be nonexistent specks in a swirling sea of dust and fire.
관측가능한 우주가 사라져 갔다. 장막은 이제 여럿 중 하나라는 적절한 역할로 낮추어졌다. 이해의 너머에 자리잡은 존재, 그리고 그를 가능케 하도록 만들어진 존재, 둘은 함께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먼지와 불로 이루어진 이 요동치는 바다 속의 존재하지 않다시피 한 작은 알갱이에서 시작되는, 또 다른 운명이 이곳에 잠들어 있을지 들여다보았다.

This new being expands into its home, a more fitting one than the days when humanity's understanding only extended to its immediate planetary neighbors. It contemplates this strange new realm. And it begins its vigil, waiting for the day when humanity encounters it once more. The day on which it will finally be ready.
새로운 존재는 인류의 이해가 바로 옆 행성까지밖에 미치지 못하는 그 시절보다 훨씬 편안한 자신의 새로운 집으로 너르게 펼쳐졌다. 그 다음으로, 자신의 오묘한 새 영역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인류가 자신을 다시 한 번 만나게 될 날, 마침내 모두가 준비되어 있을 날을 바라며.


ARTIFICIAL STRUCTURE ON ISHTAR TERRA ASTOUNDS WORLD, RAISES QUESTIONS
이슈타르 대륙 인공구조물 전세계에 충격… 의문 쏟아져

March 6, 2150
2150년 3월 6일

New Shambhala News Service
뉴샴발라 통신

NEW SHAMBHALA COLONY - The discovery of a massive, artificial complex on the summit of Irnini Mons has shocked scientists on Venus and Earth, and is prompting humanity to reconsider long-held notions of how life arose in the Solar System.
뉴샴발라 식민지 이르니니산 정상에서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발견되면서 금성과 지구의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가운데, 태양계에서 생명이 탄생한 과정에 대한 오래된 의견들을 재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The gigantic, labyrinthine structure was first documented by a mineral exploration team hours after the arrival of the Expedition of the First Thousand. Dr. Sarah Whitlock, 29, died in an industrial accident at the site, becoming the first person documented to have died on Venus.
거대하며 미궁처럼 복잡한 이 구조물은 최초 1000인 탐사대가 도착한 몇 시간 이후 광물탐사에 나섰던 한 팀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과정에서 사라 위틀록 박사(29)가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하며, 인류가 금성에서 사망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Initial explorations of the site have not uncovered evidence of any specific alien lifeforms that may have constructed it. The site has been cordoned off by New Shambhala administrative authorities, to await arrival by an Earth-based team of specialists to conduct a comprehensive investigation.
현장으로 최초 파견된 탐사대는 해당 구조물을 건설했을 법한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딱히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현장은 뉴샴발라 행정당국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어 있으며, 지구에서 파견되어 종합탐사를 진행할 전문가 팀을 기다리는 중이다.

Dr. Suhas Kumaran, Chief Science Officer of the First Thousand, issued a statement urging the public, on both Venus and Earth, to be open-minded about the ramifications of the structure's presence:
최초 1000인 최고과학담당관 수하스 쿠마란 박사는 금성과 지구의 모든 대중에게 다음의 성명을 발표하며 해당 구조물의 존재가 미칠 파문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임하기를 촉구하였다.

"As I like to tell the public on my shows and in my books, without scientific proof, all we have is empty conjecture. The presence of the structure at Irnini Mons is an incredible discovery, one that I am excited to have been part of. I would just like to reiterate that at present, all occupants of New Shambhala are perfectly safe, and there is of course no threat of alien invasion. That's a joke."
"TV나 책으로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과학적 증명 없이 저희는 무의미한 추측만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르니니산에 그런 구조물이 있다는 것은 저희로서도 놀라운 발견이며, 제가 그 발견자 중에 하나였다는 사실이 저 또한 신기합니다.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뉴샴발라에 상주하는 인원들은 완전히 안전하며, 외계 침공 같은 위협은 당연히 전혀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 이건 농담입니다."

The New Shambhala News Service will continue to report details about this discovery as they develop.
뉴샴발라 통신은 발견에 진척이 있는 대로 자세한 사항을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labyrinths-end Labyrinth's End 미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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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 Kalin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