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1 수정본

고칠 부분만 씁니다. 위는 원본, 아래는 수정본입니다. 고친 부분은 밑줄 쳤습니다.

유리는 계속 그 건물을 주시하며 가볍게 대답했다. 세단이 방향을 틀자, 아침 태양은 건물 뒤로 숨어 건물을 하나의 그림자로 만들어 보였다.

유리는 계속 그 건물을 주시하며 가볍게 대답했다. 송 요원도 설명을 들으며 잠시 건물을 쳐다보았지만, 이내 슈트케이스에 손을 얹고는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세단이 방향을 틀자, 아침 태양은 건물 뒤로 숨어 건물을 하나의 그림자로 만들어 보였다.


건물에 들어선 유리 일행은 수행원의 안내를 따라 가장 안쪽에 있는 방까지 이동했다. 철저하게 북아프리카 전통 양식을 따라 지어진 다른 곳들과는 달리 그 방에는 철제 문이 설치되어 위화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문이 천천히 열리자, 은은한 홍차 향기가 방 안에서 풍겨왔다.

건물에 들어선 유리와 송은 수행원의 안내를 따라 가장 안쪽에 있는 방까지 이동했다. 철저하게 북아프리카 전통 양식을 따라 지어진 다른 곳들과는 달리 그 방에는 철제 문이 설치되어 위화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문이 천천히 열리자, 유리는 은은한 홍차 향기를 느낌과 동시에 경호원들을 대동한 채 원탁 앞에 앉아있는 남성을 볼 수 있었다.


 "아, 왔는가. 방문을 환영하네, 유리 요원. 리슐리외일세."

 "아, 왔는가. 방문을 환영하네, 유리 요원. 기지 책임자 리슐리외일세."


 "운전수가 당신 칭찬을 많이 하더군요. 현지 문화를 좋아하고, 주민들과 화합하고자 노력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유리가 슬쩍 말끝을 흐렸다. 리슐리외는 무안한 듯 약간 자세를 바꾸며 대답했다.

 "글쎄. 주민들이 인자한 프랑스 부호의 속사정까지 알 필요는 없지 않겠나. 현장 요원이라면 충분히 이해해 주겠지, 아가씨?"
 "아… 물론이죠."

유리는 그 고충을 이해한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운전수가 당신 칭찬을 많이 하더군요. 현지 문화1를 좋아하고, 주민들과 화합하고자 노력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유리가 슬쩍 말끝을 흐렸다. 상대의 대화 스타일을 살펴보기 위한 가벼운 도발을 던진 것이다. 정곡을 찔린 리슐리외는 무안한 듯 약간 자세를 바꾸며 대답했다.

 "글쎄, 인자한 프랑스 부호의 속사정까지 주민들이 알 필요는 없지. 이 정도 정보 통제는 업계에서 흔한 일 아니겠나."
 "아… 물론 그렇지요."

유리는 그 고충을 이해한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말대로, 대중에게 그 존재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은 그녀 역시 현장 요원으로서 수도 없이 해온 일이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그녀는 리슐리외가 그리 적대적이지 않다는 심증을 확실히 했다.


리슐리외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는 짐짓 태연한 체 웃어보이며 찻잔을 들었다. 상대를 파악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중략)

유리는 그렇게 판단했다. 아까부터 전혀 웃음기를 띠지 않고 있는 냉정한 눈매와, 손쉽게 주민들을 포섭하고 리비아 기지의 안전을 확보한 솜씨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홍차에 약을 탄다는 얕은 술수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도 중요한 근거였다.

이렇게 적절한 암호명도 없으리라 생각하며 홍차를 한 모금 음미하고 있자 리슐리외가 말문을 열었다.

리슐리외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는 짐짓 여유롭게 웃어보이며 찻잔을 들었다. 상대를 파악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홍차에 약을 탄다는 얕은 술수를 썼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어차피 그 정도로 상대가 이 거래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달리 없었으므로 그녀는 태연하게 홍차를 한 모금 음미하며 리슐리외를 살펴 보았다.

(중략)

유리는 그렇게 판단했다. 아까부터 전혀 웃음기를 띠지 않고 있는 냉정한 눈매와, 손쉽게 주민들을 포섭하고 리비아 기지의 안전을 확보한 솜씨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2

그녀는 《삼총사》의 늙은 책략가 리슐리외를 떠올리며, 이렇게 어울리는 암호명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유리가 찻잔을 가볍게 내려놓자 리슐리외가 말문을 열었다.


 "그래요. 자세한 방법까진 가르쳐줄 수 없지만. 이 거래는 나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빅 딜'이에요."

 "그래요. 자세한 방법까진 가르쳐줄 수 없지만. 이 거래는 나에게 있어… 인생을 건, 중요한 도박인 셈이에요."


리슐리외는 잠시 고민한 후 선택했다. 유리가 신호를 보내자 동행한 남자는 슈트케이스 중 하나를 들어 원탁 위에 올려 놓았다.

 "보안 승인을 우회해가며 힘들게 구한 자료에요. 미안하지만, 거래가 성사되기 전까진 촬영이나 스캔은 삼가주시길."
 "물론이네."
 "송, 열어드려요."

송이라 불린 남자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찰칵, 하는 소리가 방에 울렸다. 리슐리외는 침착하게 송이 꺼내 건넨 한 장의 서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리슐리외는 잠시 고민한 후 선택했다. 유리가 신호를 보내자 송은 슈트케이스 중 하나를 들어 원탁 위에 올려 놓았다.

 "보안 승인을 우회해가며 힘들게 구한 자료에요. 미안하지만, 거래가 성사되기 전까진 촬영이나 스캔은 삼가주시길."
 "물론이네."
 "송, 열어드려요."

유리의 지시에 그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잠금장치의 다이얼을 돌렸다. 찰칵, 하는 소리가 방에 울렸다. 리슐리외는 침착하게 송이 꺼내 건넨 한 장의 서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북미와 한국 사령부의 변칙 개체 보고서 도합 30개. 전부 유용한 것 뿐이라 자부할 수 있어요."

 "북미와 한국 사령부의 변칙 개체 보고서 도합 30개. 많이 구하진 못했지만, 전부 유용한 것 뿐이라 자부할 수 있어요."


카트(cart)

손수레(handcart)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특수 잉크라, 꽤나 머리를 썼군 그래. 내가 이 냄새도 모를 줄 알았나?"
 "마지막 순간에 연륜이 돋보이는군요. 완전히 속여넘긴 줄 알았는데."
 "뭐, 그 담대하기 짝이 없는 연기력은 인정해주지. 나머지 서류들을 확인하는 게 조금만 늦었더라면 그대로 속아 넘어갔을 지도 모르겠네. 처음에 건넸던 서류는 보통 잉크인 걸 보니 애초부터 이렇게 속일 작정이었나보군. 굳이 한 장을 골라서 넘길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말이야… 거래는 파기일세."

종이들을 수행원에게 넘기며 리슐리외가 명령했다.

 "즉시 이것들을 스캔해두게. 문서와 개체들을 챙기고, 기지를 방기할 채비를 하도록."
 "이제 어떻게 할 셈이죠?"

유리가 경호원의 지시에 따라 양 손을 머리 뒤에 포개며 말했다. 삑! 교섭 실패!

 "어차피 기지의 소재를 들킨 이상 여기는 안전하지 못해. 습격을 받기 전에 이동해야겠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인질을 잡는다는 건 사치로군. 축하하네. 재단의 순직자 훈장이라도 받을 수 있을테니."

리슐리외는 싸늘한 눈길을 유리에게 던지며 선고했다. 화려하게 장식된 S&W M29 리볼버를 품에서 꺼낸 그는 약실을 한바퀴 팽그르르 돌려보고는 유리에게 총구를 겨눴다. 그 순간, 요란한 총성과 비명소리가 벽 너머에서 들려왔다.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특수 잉크라, 꽤나 머리를 썼군 그래. 미안하지만 이건 내가 젊을 적 자주 썼던 수법이라서 말일세. 잉크 냄새까지 기억하고 있지."
 "마지막 순간에 연륜이 돋보이는군요. 완전히 속여넘긴 줄 알았는데."

유리는 경호원의 지시에 따라 양 손을 머리 뒤에 포개며 말했다. 삑! 교섭 실패!3

 "뭐, 그 담대하기 짝이 없는 연기력은 인정해주지. 나머지 서류들을 확인하는 게 조금만 늦었더라면 그대로 속아 넘어갔을 지도 모르겠네. 처음에 건넸던 서류는 보통 잉크인 걸 보니 애초부터 이렇게 속일 작정이었나보군. 굳이 한 장을 골라서 넘길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말이야… 거래는 파기일세."

리슐리외는 그렇게 선언하고는, 종이들을 수행원에게 넘기며 당장 스캔할 것을 명령했다. 수행원이 집무용 탁상으로 걸어가 복합기를 작동시키는 것을 확인한 그는 경호원 하나에게 다시 명령을 내렸다.

 "무전으로 전 인원에게 기지를 방기할 채비를 하도록 전달하게. 그리고 돈과 자료, 개체를 챙겨두도록."

그는 유리가 재단 스파이라는 것을 알아챈 시점에서 이미 이 기지가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기지의 소재를 들킨 이상, 인질과 변칙 개체를 노리고 재단이 공격해올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비아 권내에는 재단의 기지가 없으므로 당장 대응하진 못할테니 서둘러 기지를 떠나면 충분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 스파이들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유리를 잡고 있던 경호원이 물었다. 그러자 리슐리외는 유리를 쳐다보고 잠깐 고민하더니 비꼬듯이 그녀에게 말했다.

 "재단의 순직자 훈장을 받게 된 걸 축하하네."

리슐리외는 화려하게 장식된 S&W M29 리볼버를 품에서 꺼내 약실을 한 바퀴 팽그르르 돌려보고는 유리에게 총구를 겨눴다. 그 순간, 요란한 총성과 비명소리가 벽 너머에서 들려왔다.


"You brought a task force." Yuri sniggered. "I did need an escape scenario."

 "You brought a task force."
 "I did need an escape scenario," Yuri sniggered.4


리슐리외가 다시 유리에게 권총을 겨누고선 뭐라 대꾸하려는 찰나, 문 바로 너머에서 폭음과 총성이 울렸다. 경호원들은 교전이 임박했음을 깨닫고 일부는 인질을 확보하고 일부는 문을 향해 권총을 겨눴다. 리슐리외 자신도 리볼버를 고쳐 잡았다.

리슐리외가 다시 유리에게 권총을 겨누고선 뭐라 대꾸하려는 찰나, 문 바로 너머에서 폭음과 총성이 울렸다. 경호원들은 곧 벌어질 교전에 대비해 일부는 인질을 확보하고 일부는 문을 향해 권총을 겨눴다. 리슐리외 자신도 리볼버를 고쳐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