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Gold의 샌드박스

도로와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먼지 외엔 아무것도 없는 황야 위에서, 차 한대가 텅텅 빈 도로를 날쎄게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그 넓디 넓은 황야는 중간에 끊겨 가파른 절벽만을 보여주었고, 다리도 중간에 끊겨있었다. 하지만 운전자는 아무런 내색없이 속도를 되려 높혔다.

그렇게 차가 도로의 끊긴 부분에 다다랐을 때, 운전자는 운전석 근처에 있던 어떤 기계를 조작했다. 차의 속도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기계를 몇번 조작한 뒤, 기계는 삐빅 소리를 내며 딱딱한 여성의 목소리로 말했다.

기계: 인식 방해 보안 장치, 해제됐습니다.

빠르게 돌진하던 차가 다리의 끊긴 부분을 지났지만, 차는 떨어지기는 커녕 투명한 벽을 지나쳐 전혀 보이지 않던 다른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도로의 끝에는 디자인이라곤 전혀 신경쓰지 않은 것 같은 거대한 회색 건물이 보였다.

기계: 인식 방해 보안 장치, 가동했습니다.

운전자가 지나쳐갔던 도로는 다시 끊긴 도로와 가파른 절벽이 되었고, 건물도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회색 건물로 연결된 도로 중간중간엔 묵직하고 거대한 기관총이 설치되어 있었고, 이 기관총의 총구는 운전자를 향해 있었다. 그 차가운 총구는 차가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운전자를 쳐다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운전자는 자신이 기관총의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박사: 시발. 아무리 그래도 엄연히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인데, 저래도 되는 거야?


차는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멈춰섰다.

경비1: (경비실에서 다른 경비들과 우르르 나오며)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차 문 잠금을 모두 풀어주시고 차에서 나와주시겠습니까.

박사: 아 좀… 제가 여기서 몇십년을 일했는데, 진짜 매번 귀찮다구요. 오늘은 그냥 보내주시면 안돼요?

경비1: 저흰 원칙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박사: (한숨을 쉰 후 차에서 내린다)

경비들: (차를 수색한다)

경비1: 홍채 인식이 있겠습니다. (홍채 인식 기구를 박사의 눈에 들이댄다)

박사: (홍채 인식을 한 뒤) 여기가 국가 최고 기밀 시설이라 그러는건 알겠는데요, 저 존나 큰 총이 매번 날 겨누는거랑 당신네들이 내 차 뒤적거리는건 몇십년해도 적응이 안된단 말이죠.

경비1: (무시하며 홍채 인식 기구를 쳐다본다)

박사: (눈을 위아래로 흘깃하며 아니꼽다는 듯이 기구에 집중하는 경비를 쳐다본다)

삐빅

홍채 인식 기구가 문제 없다는 듯한 맑은 소리를 내며 녹색 빛을 발산했다.

경비2: 차는 아무 이상 없습니다.

경비1: 홍채 인식도 이상 없다. 반갑습니다, 하버트 박사님. 출입을 허가합니다.

박사: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경비를 노려본 뒤 차에 탄다)

경비1: (경비실 안에 있던 경비3을 쳐다보며 손으로 Ok 싸인을 보낸다)

경비3: (경비1의 싸인을 본 뒤 자신 앞에 놓인 장치를 조작한다)

철문 위에 놓인 두개의 싸이렌은 요란한 소리를 내었고, 꿈쩍도 안할 것 같은 두 개의 철문이 질질 끄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경비1: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하버트 박사: (경비의 말에 대꾸도 안하고 그대로 차를 운전하여 문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