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 테일덜
빼액

무진은 붉게 타는 곳이다. 불, 불놀이 같은 공간, 끼익거리는 로고스의 부조가 노을 위로 쓰러지는 곳, 붉게 구조화한 밤이 사람의 머리를 개복하고 쓰러지는 곳.

물론 나도 무진이 어떤 안개에 휩싸여 있는지는 안다. 그것은 내가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까먹지 않은 것이다. 도시는 검다, 또 흐리다. 다시 말해 말테의 못난 일기의 색상처럼 물들어 버린 도시의 이름은 무진임에 분명한 것이다. 그게 문제인 듯 안개는 다시 천지를 감싼다. 이때 안개는 균열을 감싸는 젊은 언어의 메타포이다. 그래서 이 안개 속에는 단군과 김시습이 한데 뒤엉키는 것이 관측된다.

나는 실직했다. 호외요! 호외! 죽었던 전쟁이 다시 살아돌아온단 소식이오! 히피들은 멍청했다. 거리의 안개들이 돌아다니며 반전주의자들을 소탕하고있다. 바보같은 대중문화가 살해당하고 있다! [데이터 말소]가 그 동물의 이름입니다. 허무주의자들이 안개 속에 파묻혀, 다시금 히피들은 멍청할 것이다. 검게 물든 바다가 너와 함께 걷는다. 너는 거리의 핏줄기를 기억하는 안개를 기억하는 히피를 기억하는 무진 거리의 광대들을 기억한다. 밤이 다시 붉게 구조화한다.

고백적으로 쓴 포르노의 주인공이 거리에서 지껄이고 있다. 나는 다가가 길을 묻는다. 그러니까, 선생님. 길은 이곳에 있죠. 길은 어디에도 있습니다, 선생님. 다시 말해 길은 이곳에 있지 않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는 문학기법입니다, 선생님. 선생님, 무진이 그걸 모두 잡아서 족치고 있어요. 그러니까, 통금을 안 지켰답니다, 선생님. 길은 모두 그곳에 있어요, 선생님. 나는 그에게 백 원 하나를 건네주고는 그 자리에서 빠져나간다.

길은 다시 나를 걷는다. 내가 그것을 걸을 때가 있었던가, 있긴 한 것같긴 한데, 아니면 말고. 더러운 기회주의자들! 혐오를 부르짖는 세력들이 서로의 언어를 핥아주고 있었다. 더러운 기회주의자들! 그리고 기회주의자들은 서로에게서 달아나고 있었고, 진정한 기회주의는 안개 속에 있었는데, 혐오 세력이나 피혐오 세력들이나 모르고 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것이 마치 안개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러운 기회주의자들! 하고 울었다. 개들이 누군가의 발을 물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이 현실이 갑자기 이분법의 잔상아래서 뭉그러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이를테면 더러운! 하면 개들이 그 더러움의 타이틀을 집어 삼키는 것이고, 기회주의자! 하면 피혐오 세력이 그것을 잡아 삼키는 것이었다. 혐오 세력은 빨아주기, 이른바 후빨이라는 아주 고상한 행위를 서로의 언어에게 해줌으로써 높은 자기만족을 얻고 있었는데, 내가 보기에 이는 안개였다.

바다 내음이 향긋하게 거리를 걸어오고 있어요! 물고기가 그 안에서 헤엄치는데, 마치 위는 자신의 침실이고, 아무도 그 안에 들어올 수 없는, 마치 무정형의 검은 방을 연상시키는데, 동시에 나는 거기서 어떤 커튼의 감촉을 느꼈고, 그러다 보니 바다 내음은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