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아닌 자가 죽다
평가: 0+x

Ruiz Duchamp heard a sound in the distance.
루이즈 뒤샹은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hooooooooonk
빠아아아아아아아아앙

Probably nothing. Ruiz continued to pace in his studio, moonlight shining through the glass roof and casting shadows across the room. Felix had passed on the invitation; the only thing that Ruiz could do now was wait.
별것 아니리라. 루이즈는 스튜디오 내부를 서성거렸다. 유리 천장을 통해 달빛이 들어와 방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펠릭스가 초대장을 돌렸다. 당장 루이즈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기다리는것 뿐이다.

“Ruiz Duchamp.”
“루이즈 뒤샹.”

Ruiz turned to the doorway; he had waited long enough. The Critic adjusted the grey tie on his grey shirt, grey fedora matching his grey eyes. Every wrinkle in his brow exuded an aura of impossible normalcy, a feeling that this lone individual was the one true constant in reality. Ruiz grinned. His audience of one had arrived.
루이즈는 문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미 충분히 기다렸다. '비평가'는 회색 눈동자에 맞추어 회색 양복을 입고 회색 페도라를 쓴 상태로 회색 넥타이를 바로잡았다. 이마에 난 주름에서는 불가능할 정도로 평범한 기운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 이 남자야말로 홀로 현실에서 유일하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루이즈는 미소지었다. 단독 관객이 도착한 것이다.

“The one and only. And what should I call you? Do you prefer ‘Critic’? ‘Doctor’? ‘Professor’? ‘Administrator’? ‘Reverend’, even? Dare I call you ‘God’? Or, perhaps, shall we go with… ‘Nobody’?”
“누구도 아닌 바로 그 분이시로군요. 뭐라고 불러드릴까요? ‘비평가’? ‘박사님’? ‘교수님’? ‘관리자’? ‘목사님’? 감히 ‘신’이라고 부를까요? 아니면, 이렇게 부르는게 나을까요…‘아무도 아닌 자’?”

“I think ‘Sir’ will suffice.”
“‘선생님’이라면 충분할것 같군.”

Ruiz clapped his hands in unspeakable ecstasy, moving to the man’s side.
루이즈는 남자의 옆으로 다가가며, 이루 말할수 없는 황홀감에 손뼉을 쳤다.

“Sir, yes sir. Right this way, sir, may I take your hat and tie, sir? Welcome, sir, welcome, to my glorious masterpiece!”
“그렇고 말고요, 선생님. 이쪽입니다, 선생님. 모자와 넥타이는 맡아드릴까요, 선생님? 환영합니다, 선생님. 제 영광스러운 걸작입니다!”

Ruiz flung his hands from his body, theatrically standing in front of his completed work. The lights flicked on with an electric hum, sawblades spun on with a whirr, neon signs flashed brightly, rows upon rows of deadly contraptions lined the hall. Vivaldi’s ‘Spring’ played from the house speakers.
루이즈는 완성한 작품 앞에 연극을 하듯이 서서 양손을 내밀었다. 전기가 들어올 때 나는 소리가 나면서 불이 들어오더니, 윙 하는 소리를 내며 톱날이 돌아가기 시작하고 네온 사인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으며, 복도에 죽음의 기계들이 쭉 나열된 장면이 보였다. 비발디의 ‘봄’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WOWWEE, SIR, WOWWEE! GO KILL YURSEFIL!”
이얏호, 선생님, 이얏호! 나가 되지세요!

Ruiz paused, realising he wasn’t sure how to pronounce ursefl.
루이즈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제대로 발음한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Yur… yursefil? Ursefell? Oh, never mind, it’s pronounced ursefl, silly me.”
“되…되지세요? 뒈지세요? 아, 아니네요. 돼지세요군요. 바보같기는.”

The Critic adjusted his fedora.
'비평가'는 페도라를 고쳐썼다.

“Amateurish.”
“아마추어 같군.”

Ruiz laughed, plucking a yellow circular saw from a shelf.
루이즈는 선반에서 노란색 회전톱날을 뽑아들며 웃음을 터뜨렸다.

“No, sir, no it’s not. You’re not looking at it with the right mindset, you’re not looking close enough. You’re the right audience but you’re looking at the wrong thing, sir. Look at this until you really, really get it, sir, then you’ll understand the exhibit.”
“아닙니다, 선생님. 아니고 말고요. 올바른 태도로 보고 계시지 않잖습니까. 가까이서 보고 계시지 않아요. 올바른 관객이시지만 틀린 것을 보고 계시는 중입니다, 선생님. 정말로, 진짜로 알 때까지 보시죠, 선생님. 그러고 나면 이 전시회를 이해하실 겁니다.”

The Critic took the offered saw in his hand. He appraised it briefly. Uninteresting in all respects.
'비평가'는 건네받은 톱날을 손으로 쥐었다. 그는 톱날을 가볍게 살펴보았다. 아무리 봐도 흥미로울 것은 없었다.

“This is nothing.”
“아무 것도 아니로군.”

“Sir, I’d never show nothing to Nobody. Look harder.”
“선생님, 제가 어찌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아무도 아닌 자에게 보여드리겠습니까. 더 자세히 보세요.”

The Critic stared at the circle of metal. He stared into the thin coating of paint, literally inside its composition, then noticed the pattern of brushwork. It was not completed in discrete layers, in fact, the brushstrokes seemed to weave together in three dimensions, the dried paint tangled impossibly. It was so subtle that, in fact, nobody would ever notice it. Nobody but Nobody. He looked deeper, beyond the coating, into the metallurgical structure of the disc. The internal flow seemed to twist and turn through impossible spaces, incredible tension pulling the fabric of reality taut within the hardened disc. He looked deeper, into the molecular structure; there he saw five-dimensional warping that should, by all accounts, cause the disc to shatter into dust. The atomic structure was bent through eight dimensions, beneath that, the protons were pulled across eighteen; the constituent quarks below were crackling across twenty six and below that he could feel the tension of uncountable vectors in uncountable spaces. The Critic inhaled deeply, apprehension setting in. Ruiz cackled madly.
'비평가'는 금속 원판을 바라보았다. 그는 얇은 페인트 칠 안을 들여다보아, 말 그대로 그 구성 요소를 들여다보았고, 붓놀림의 패턴을 알아챘였다. 붓놀림이 매 층마다 끝나있는 것이 아니라, 삼차원으로 한데 엮여있는 것 같았고, 마른 페인트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꼬여있었다. 너무나도 미묘하게 작업되어 있었기에,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었다. 아무도 아닌 자Nobody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nobody. 그는 더 깊숙히, 페인트 칠 밑의, 원판의 금속 구조를 들여다보았다. 내부 흐름이 불가능한 공간을 통해 꼬이고 꺾여, 강화 원반 속에서 엄청난 힘이 현실의 표면을 팽팽히 잡아당기고 있었다. 그는 보다 더 깊숙히, 분자 구조를 들여다보았다. 거기서 일반적으로는 원반을 먼지로 만들어버려야 할 5차원 뒤틀림을 보았다. 원자 구조는 8차원으로 굽어져 있었고, 그 밑에서 양성자는 18차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 아래의 구성 쿼크는 26차원을 쏘아다니고 그 밑에서는 셀 수 없는 공간에서 셀 수 없는 벡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비평가'는 공포를 느끼며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루이즈는 미친듯이 낄낄거렸다.

“It’s all perfectly fine, sir, it’s perfectly normal. There’s enough stress in that disc alone to destroy the planet, and sir, I’ve got five of them, and a hell of a lot more than just saws in here. I have no idea what you’re looking at, even now. I was painting blind, I can’t look that deep, but I searched for it and felt my way around and knotted the stuff together and there you go. I was very careful about it, sir, not even you could unravel this tapestry; the knit is much too tight.”
“괜찮습니다, 선생님. 완벽히 정상적인 반응이에요. 그 원반 하나에만 행성 하나를 박살내기엔 충분한 힘이 있습니다, 선생님. 게다가 전 그런 원반이 다섯 개나 있고, 이 안에는 톱만 있는게 아니죠. 아직까지도 전 선생님이 뭘 보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앞을 보지 않은채 색을 칠했었고, 전 그렇게 깊숙히 들여다보지는 못하지만, 계속 탐구하고 신중히 행동하고 이것저것 한데 묶어나갔더니 결국엔 이렇게 되었죠. 전 정말로 신중하게 작업했답니다, 선생님. 당신조차도 이 태피스트리를 풀어낼 수 없죠. 너무 팽팽하게 실을 짰으니까요.”

The Critic looked up at the buzzing, whirring, slicing death machines. In every one of them, he felt the inimitable pull of the impossible. He could tell they were all joined to the humble chair sitting in the middle of the room. Ruiz’s mad grin relaxed into an apathetic melancholy. He gestured and nothing but moonlight was left, silence fell, and then gestured again, and, with an audible arc of electricity, a spotlight shone onto his centrepiece.
'비평가'는 윙윙거리고, 빙그르르 돌며, 휙휙거리는 죽음의 기계를 올려다보았다. 그 모든 것에서 불가능성 특유의 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방 중앙에 있는 초라한 의자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루이즈의 미친듯한 미소가 무관심한 비애 속에 섞여들었다. 루이즈가 몸짓을 하자 달빛만이 남아 침묵이 내렸고, 다시 손짓을 하자, 아크 방전이 일어나며 스포트라이트가 의자를 비추었다.

“Of course, you can’t possibly let this stand. Someone as erratic, as unpredictable as me, to have such untapped force at his disposal? Frankly unacceptable. Certainly, you could try to pull these things apart yourself, piece by piece, thread by impossible thread, but I don’t think even your hands are steady enough for that. One wrong yank and you’d wipe all life from the earth. Luckily for you, though, there’s still one hanging cord. You grab this metaphorical cord and pull, it all collapses, the tightness drops, the tenseness on the world dissipates and I’m left with a bunch of boring little trinkets. You know what I mean, don’t you sir?”
“당연한 소리지만, 당신은 이 작품을 남겨둘 순 없겠죠. 저처럼 변덕스럽고, 저처럼 예측불허한 인물이 이런 날것의 힘을 마음대로 한다? 솔직히 말해서 받아들이실 수 없겠죠. 당연하게도, 직접 이 작품들을 해체하려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불가능한 실마다 하나하나요. 하지만 당신의 손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안정할까요. 손가락 하나만 잘못 놀려도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이 사라질 거에요. 다행히, 아직 생명줄이 하나는 남아있습니다. 이 은유적 끈 하나를 잡아당기면, 이 모든 작품들이 무너지고, 응력이 낮아지며, 세계에 걸린 장력이 소멸하면서 제겐 지루하고 값싼 장신구 더미만 남겠죠.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계시죠, 선생님?”

The Critic’s face moved uncomfortably, staring at the illuminated chair.
'비평가'의 얼굴이 불편하게 움직이며, 빛이 비춰지는 의자를 바라보았다.

“Come, sir, let me show you to your throne.”
“이리 오시죠, 선생님. 왕좌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나요.”

Ruiz grabbed the grey-suited man by the arm, pulling the suddenly limp figure to the centre of the room. Ruiz pushed The Critic down onto the chair, fastening straps around his legs, chest, and left arm. Ruiz placed The Critic’s right hand upon a large red lever. A polaroid camera faced directly towards The Critic’s grey fedora.
루이즈는 회색 정장을 입은 남자의 팔을 끌어당겨, 갑작스레 기운이 빠진 이 남자를 방 중앙으로 이끌었다. 루이즈는 '비평가'를 의자에 밀어 앉히며, 남자의 다리와 가슴, 왼팔을 끈으로 묶었다. 루이즈는 '비평가'의 오른손을 커다란 빨간 레버에 얹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 하나가 '비평가'의 회색 중절모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Now, this is the thing that I’m most proud of, sir. This piece, I call ‘get ur foto takkn’, and I do hope I’m pronouncing that clearly enough for you. You see, all you need to do is sit right there, get nice and comfortable, pull that big old lever, and then this contraption here, the good old polaroid, takes a picture of you! And also you get electrocuted and die. This does, of course, unknit all of my other fancy stuff, completely disabling my ‘armaments’. But that last bit’s only happening because it’s you, sir, the rest happens for everyone.”
“자, 이게 제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작품입니다, 선생님. 전 이 작품을 ‘사지늘 찌거요get ur foto takkn’라고 이름 붙였는데, 그걸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보시면 아시다시피, 당신은 그냥 거기에 편안하게 앉아서, 그 큼직하고 오래된 레버를 당기면 됩니다. 그러면 여기 이 장치가, 이 훌륭한 낡은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당신의 사진을 찍는 거에요! 물론 전기 충격을 받아 죽으시겠지만요. 그리고 당연하게도, 제 다른 멋진 작품들을 정지시켜, 제 ‘무기’를 완전히 망가뜨리겠죠. 하지만 그 마지막 부분은 온전히 당신에게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선생님. 나머지 일들은 모두를 위해 일어나는 일이고요.”

The Critic looked dully towards Ruiz, fedora barely blocking the harsh spotlight from his eyes.
'비평가'는 눈을 반쯤 감은 상태로 루이즈를 바라보았다. 강한 빛이 눈으로 들어오는 걸 중절모가 거의 막지 못하고 있었다.

“Why?”
“어째서지?”

Ruiz turned and sat to the side of his camera, shrouded in darkness yet dappled in moonlight.
루이즈는 뒤로 돌아 카메라 옆에 앉으며, 어둠에 뒤덮이면서 달빛에 얼룩졌다.

“Because I hate you. Because I need to hold someone responsible for all of this, all of reality, and it may as well be you. You sit in the darkness and plan and plot and you think you’ve got it all under control. Well, you don’t have it under control. If I’d wanted, I could have just set this stuff off yesterday, and nobody would have breathed another breath. And that’s not a stupid, shitty double meaning thing with ‘Nobody’, you’d be dead as well, sir. You presume to have the authority to take care of everything, when in reality, you’re the one who has the least control. Look at you, old man, sitting in a bland little suit, hopping about and reassuring everyone. ‘All part of the plan’, you say. But there is no plan, there is no grand scheme, and it’s only by incredible happenstance that the world hasn’t been obliterated a trillion times over. You’re not getting your shit together, so I need to kill you. With you gone, people will take your place. Deconsolidation of the power base. Restructuring of the system. A universal paradigm shift. The ultimate defenestration.”
“제가 당신을 증오하기 때문이죠. 이 모든 일에 대해, 이 모든 현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가 필요했고, 그게 당신이었기 때문이죠. 당신은 어둠 속에 앉아서 계획을 짜고 음모를 꾸미며 당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 생각해요. 자, 이제 당신은 통제권이 없어요. 제가 원했다면 이걸 어제 작동시켜, 그 누구도nobody 다음 숨을 들이마시지 못했을 겁니다. ‘그 누구도Nobody’라 했을 땐 그 단어에 있는 바보같고 거지같은 이중적 의미로 말한 게 아닙니다. 당신도 죽었을 테니까요, 선생님. 당신은 모든 일에 신경을 쓰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가장 통제력이 적은 사람에 불과합니다. 당신을 좀 봐요. 늙었고, 밋밋한 양복이나 입은 채로 앉아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모두를 안심시키고만 있죠. ‘전부 계획의 일부분이에요’라고 말하면서요. 하지만 계획 따윈 없잖아요. 위대한 책략 따윈 없으며, 세상이 수 조 번 넘게 파괴되지 않았던 건 순전히 엄청난 우연에 불과해요. 당신이 자기가 싸지른 똥을 치우지 않으니, 제가 죽일 수 밖에요. 당신이 사라지고 나면, 사람들이 당신의 자리를 대신하겠죠. 권력 기반이 분열되고, 시스템이 재구성 될거에요. 전세계적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며, 궁극적인 축출이 될 겁니다.”

“All I’m hearing is the incoherent rambling of a madman.”
“내 귀에 들리는 거라고는 광인의 일관성 없는 횡설수설 뿐이군.”

“A madman? You’re calling me a madman? You’re the one who made me like this, grandpa, you’re the one who set it all in motion. Sitting around playing with a bunch of fucking puppets, masks upon masks upon masks, playing at being Everybody and what’s in the middle? I know as well as you do, Nobody lies behind the masks. Lies and lies and lies and lies. So I’ve sat you here, subtle hints and triggers forcing you into submission, into apathy, into apprehension and servility and all of that good stuff. But I’m not going to kill you, sir, no sir, no sir. That’s your big red lever to pull.”
“광인이요? 제게 광인이라 하시는 건가요? 절 이렇게 만든 건 다름아닌 당신입니다, 이 노친네야. 상황을 전부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라고요. 씨발 놈의 인형이나 갖고 놀고, 가면 위에 가면 위에 또 가면을 쓴 채로 모두가 되어 살아가잖아요. 하지만 그 사이에는 뭐가 있죠? 당신만큼이나 저도 잘 알죠. 그 가면 뒤에서 아무도 아닌 자는 거짓말을 해대죠. 거짓말에 거짓말에 거짓말과 거짓말. 그렇기에 제가 당신을 이 자리에 앉혀, 미묘한 암시와 계기를 가지고 굴복과 냉담, 불안과 비굴함과 그 외 모든 좋은 것들을 당신에게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전 당신을 죽이지 않을 거에요, 선생님. 아니고 말고요. 그 큼직한 빨간 레버를 당기는 건 온전히 당신의 몫이에요.”

The Critic drummed his fingers on the handle.
'비평가'는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And what if I sit here and do nothing?”
“그리고 내가 여기 앉아서 아무 것도 안한다면?”

“Then I’ll walk over to the wall, press that button, and boom goes the metaphorical dynamite.”
“그렇다면 제가 벽쪽으로 걸어가, 저 버튼을 누르는 거죠. 그럼 쾅하고 은유적 다이너마이트가 터질 겁니다.”

At once, a large red button began to glow.
한 순간, 큼직한 붉은 버튼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So, sir, take your pick. Die by yourself, unknown, unloved, a nobody until the end, and silently save millions, or die with me, die with all of us, and with the last of your waking moments watch the world burn. I’m not fussed either way, sir.”
“그러니 선생님, 선택하시죠. 혼자 죽음을 맞이하여,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사랑받지 않고, 끝까지 아무도 아닌 자로 남아, 조용히 수백만을 살리거나, 아니면 저와, 우리 모두와 함께 죽음을 맞이하여 눈을 뜨고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세상이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시거나요. 전 그 어떤 경우에도 안달하지 않을 겁니다, 선생님.”

Ruiz pulled his right leg up to rest upon his left.
루이즈는 오른 다리를 들어올려 왼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Why did you make him to begin with, sir?”
“애초에 왜 그를 만드신 거죠, 선생님?”

“Who?”
“누굴?”

“You know who.”
“아시잖아요.”

“I honestly don’t.”
“진심으로 모르겠군.”

Ruiz stood and pulled The Critic by his tie, watching him wince as his airways cut off.
루이즈는 일어서서 '비평가'의 넥타이를 잡아 채었고, '비평가'는 숨이 막혀 오는 데에 움찔거렸다.

“You don’t even remember. You pull impossible shit and move on, you switch masks and dance away. You refuse to shoulder responsibility for your own actions and entrust the world upon the shoulders of cripples. Fuck you, sir. Redd really was just like you.”
“기억조차 못하시는 군. 불가능한 물건들을 꺼내들고는 바로 떠나버리시죠. 가면을 바꿔쓰고는 춤추면서 떠나버려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지려고 하지 않으면서 세계를 불구자들의 어깨에 맡기려고 하고요. 엿이나 쳐드세요, 선생님. 정리정돈이랑 정말이지 닮으셨어요.”

The Critic’s eyes widened.
'비평가'의 눈이 커졌다.

“Redd… that was years ago. Long before I found the hat. You mean he actually… oh. Oh, I am so, so sorry. He wasn’t meant to leave. He wasn’t ready. I made a mistake. I’m so sorry.”
“정리정돈…정말 오래 전 일이야. 내가 모자를 찾기도 전이지. 설마 그가 정말로…아. 아, 정말, 정말로 미안하구나. 그는 떠나서는 안되었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었어. 내가 실수를 한 거야. 정말로 미안하구나.”

Ruiz crinkled his face, tears pouring unrestrained from his eyes. He let the tie drop, pulling The Critic’s old and wizened face into a bearlike hug.
루이즈가 얼굴을 구기며, 미처 참지 못한 눈물이 눈에서 흘러나왔다. 루이즈는 넥타이를 손에서 놓고, '비평가'의 늙고 주름진 얼굴을 양손으로 꽉 잡아 잡아당겼다.

“This is not for me. This is not for you. This is for him. This is for him, you useless sack of shit.”
“이건 저를 위한게 아닙니다. 당신을 위한 것도 아니구요. 그를 위한 거에요. 그를 위한 거라구요, 이 쓸모없는 똥덩어리 같은 인간아.”

Ruiz walked back to his seat, staring straight at the old man’s grey, sorrowful eyes.
루이즈는 늙은 남자의 슬픈 회색빛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제 자리로 돌아왔다.

“You want to show me you’re sorry, you pull that fucking lever. You want to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kill yourself. KILL YOURSELF! WOWWEE! GO KILL YOURSELF! WOWWEE! Wowwee…”
“미안하단 걸 보이고 싶으시다면, 그 망할 레버를 당겨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자살하라고요. 나가 뒈지세요! 이얏호! 나가 뒈지세요! 이얏호! 이얏호…”

The Critic lifted his arm, placing it firmly upon the lever. His face hardened.
'비평가'는 팔을 들어올려, 단호하게 레버를 잡았다. 그는 얼굴을 굳혔다.

“For what it’s worth, Ruiz, I’m sorry. I’m sorry. I’m-”
“이런다고 달라질게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루이즈, 정말 미안하구나. 정말로 미안해. 정마-”

BANG.
탕.

The glass roof shattered, shards falling down into the hall of death. Ruiz widened his eyes as a perfectly circular hole appeared in The Critic’s fedora, blood and skull fragments bursting from the puncture. He felt a pressure in the room release as months of impossibility was pulled free, a hollow whine echoing in the space as reality reassumed its authority. Ruiz covered his head from the shards, turning his head to the sniper laying comfortably on the roof among his corpses. The shooter waved to his brother, malicious grin covering his face. Ruiz screamed the only words he could string together.
유리 지붕이 박살나, 죽음의 홀 안으로 파편들이 떨어져 내렸다. 루이즈는 '비평가'의 중절모에 완벽한 원형의 구멍이 나타나며, 혈액과 두개골 조각이 뒤로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루이즈는 몇 개월 간 쌓여있었던 불가능성이 풀려나고, 현실이 제 자리를 되찾아 공허한 넋두리가 공간에 울려퍼지면서 방 안의 압력이 완화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머리를 유리 파편으로부터 보호하며, 천장 위에서 제 시체들과 함께 편안히 엎드려있는 저격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격수는 악의적인 미소를 크게 지으며 제 형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루이즈는 당장 생각해낼 수 있는 유일한 단어들을 한데 묶어 소리질렀다.

“YOU FUCKING KILLSTEALER!”
야 이 좆같은 킬딸러 새끼야!

Pico Wilson rose from his throne, throwing his rifle through the ruined roof and clattering onto the glass-covered floor, saluted mockingly, then turned and disappeared into the darkness. Ruiz thought to give chase, but knew he was likely already too far gone. He turned back to the old, dead man, grey matter glistening as blood stained his otherwise pristine suit. Ruiz pulled the fedora from The Critic’s bloodied head, flawless circle still punched through the front. Ruiz pushed his finger through the hole and wiggled it around.
피코 윌슨은 제 왕좌에서 일어나, 라이플을 망가진 지붕에다가 집어던져 유리 조각이 가득한 바닥에 떨군 뒤, 조롱하듯 인사를 해보이고는 몸을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루이즈는 뒤를 좇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미 저 멀리 사라졌을 것이었다. 루이즈는 죽어버린 늙은 남자를 향해 몸을 돌렸다. 아주 깨끗했을 양복이 피로 더럽혀졌고, 회백질이 번들거리며 빛났다. 루이즈는 '비평가'의 피범벅인 머리에서 중절모를 벗겼다. 흠잡을 데 없는 원형 구멍이 여전히 앞쪽에 나있었다. 루이즈는 그 구멍에 제 손가락을 집어넣고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Fuck.”
“씨발.”

The lever remained unpulled.
레버는 당겨지지 않고 그대로였다.

Oh Shit I Didn't Expect That To Happen
일이 이렇게줄은 몰랐는데
« Insufficient Clearance | 허브 | 아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