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바람이 불어와 창문을 때린다. 파란 빛이 방을 비추는 것을 보자니 아무래도 날이 좋지 않은 듯하다. 듣고 있으면 음산하다. 혹은 즐겁다. 마냥 침대에 누워 듣고 있으면 꼭 누군가의 바쁜 노크 소리처럼 들리기 일수다. 마치, 그 시퍼런 철문의 타음처럼. 옛날이 떠오르기도 한다. 꼭, 예전의 어느 순간처럼 다시 모든 일이 일어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안다. 더 이상 나를 찾아올 사람은 없다. 내가 찾는 이도 없다. 진정으로, 내 자신 말고는.

재단 일선에서 물러난 지 20년 정도 되었나, 아마 그 즈음 되었을 것이다. 완전히 모든 권력을 내려놓기까지 참 길고도 더러운 시간이 흘렀다. 정보국, 더럽고 개같은 황색 언론 새끼들. 그 할 일 없는 새끼들이 내 자그마한 문제를 걸고 넘어진 뒤로 되는 게 없었다. 적어도 윤리위 그 좆같은 놈들이 내부보안부에 제소만 안했어도… 아니, 적어도 면직만 면했어도… 이런 골방 늙은이는 되는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