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ugsoft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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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한 여성이 휴게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의 이름은 최시아, 신입 직원이라기엔 오랫동안 재단에 있었고, 그렇다고 숙련됐다고 하기엔 아직 앳된 끼가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래." 인사를 받은 것은 한 남성이었다. 그의 이름은 최성윤, 신입 직원이라기엔 얼굴에 고단함이 묻어나는 사람이었지만, 경력도, 나이도 최시아보다 적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하게 말하면 지인이지만 얼마든지 복잡하게 말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말하는 모습,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사람의 대다수는 저렇게 사이가 좋은 남매도 있다고 말하지만, 둘은 남매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남매보다 사이가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서로는 서로의 부모보다 서로를 의지했고, 그 이유는 애초에 부모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서로가 정말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뭐 물어보고 싶은 것은 없어? 무슨 일을 하고 있었어라든가, 요즘 뭐 좋은 일 있었어라든가, 뭐 물어보고 싶은 건?"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성윤의 옆자리에 몸을 던졌고, 그 또한 그것은 당연하게 여겼다.

"글쎄. 저번에도 물어본 것 같은데… 1시간 전에…"

"이번에 받은 업무는 그 플러그소프트라는 곳에 대한거야! 여기는 2014년 12월 14일에 처음 발견된 곳인데, 지금까지 밝혀진 사항이 사실상 전무해! 지금까지 몇 개의 물리적 구조물이 회수됐고, 관련 프로그램도 몇 가지 회수됐어. 이번이 사실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조사란거지! 어때 이런 일에 내가 참여한다는 게 신기하지 않아?"

"그럼, 신기하고 말고. 게임을 평소부터 많이 한 보람이 있네."

"야, 게임 덕이라니. 내가 열심히 컴퓨터 공부한 덕이지. 이번에 너는 이해도 못할 이상한 언어를 분석하고 있다구. 지금 회수한 프로그램 중에 걔네가 사용하는 엔진이 있는데 그것만 제대로 분석하면 거기엔 상상도 못할 가치가 있어!"

"그거 정말 대단하네…"

"음, 졸려? 어제 못 잤어? 무슨 일 있었어? 요원일이 바쁜가? 이번에 맡은 일이 뭐라고 했지? 무슨 꽃 찾아다니는 거였나? 에이, 생각보다 별 일 아니네. 표정만 보면 뭐 어디서 괴물이라도 추적하는 줄 알겠어. 밝은 표정을 짓고 살자고, 알았지?"

"그래…"

"그러면! 이제 나는 다시 가서 몇 시간 동안 앉아서 너는 알아보지도 못할 16진수 무더기를 확인하러 가야겠다. 잘 있어!"

"온 지 1분도 안됐어…"

폭풍처럼 몰아치던 최시아가 떠나자, 순식간에 다시 휴게실에 남은 사람은 한 명이 되었다. 최성윤은 다시 눈을 감았다. 그가 맡고 있는 임무는 사실 꽃을 찾는 것 같은 한가한 임무는 아니었다. 그도 최시아와 같은 요주의 단체, 플러그소프트를 추적하고 있었고, 그가 본 것은 저렇게 열정을 가득 담아긴 말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그는 저번달 좀비로 변한 사람을 쏘자 화려한 효과음과 스코어가 표시되는 모습을 보았고, 좀비에 물려서 감염되어버린 동료를 쏘자 도전과제 달성이라는 문구가 뜨는 모습도 보았다. 저번 주에는 어떤 사람은 벽 안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못했고, 겨우 벽을 부수고 꺼내려던 순간 온몸이 기괴하게 뒤틀리고 늘어나더니 벽 너머 어딘가로 튕겨 사라졌다. 게임이라면 웃겼을 순간이었다. 그때의 그 표정을 못 봤다면 웃겼을 순간이었다.

그러는 사이 최시아는 금세 연구실로 돌아가 휴게실에 가져가는 것을 깜빡한 커피를 들고는 컴퓨터 앞에 다시 앉았다. 화면에는 정상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하긴 힘든 코드들이 잔뜩 띄워져 있었다.

그 사이로 오른쪽 아래에는 팝업 광고가 하나 띄워져 있었다.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고립된 재단의 컴퓨터 환경에서 광고라는 것이 뜬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최시아의 손은 습관적으로 x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 움직였고, 우측상단의 버튼을 누르려고 했지만 x 버튼 같은 것이 없었기에 그저 광고를 클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