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A 무장차원격리기지 신입 오리엔테이션

"제 1A 무장차원격리기지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리엔테이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우선 몇 가지 주의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총기는 반입 금지입니다. 왜냐고요? 총 맞으면 존나 아프니까요. 총 맞아본 적 있습니까? 전 있어요. 여러 번. 하나같이 더럽게 아팠습니다. 그러니 그냥 총을 옆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놓으세요. 뿐만 아니라 오리엔테이션이 어느 정도 진행되다 보면 당신들-맙소사. 당신 그거 어디서 꺼낸 겁니까? 들어갈 데가 있어요? 그거 조심해서 내려놔요. 잘못해서 터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우리 모두 죽을 테니까. 아, 어디까지 했더라? 맞아요. 오리엔테이션이 어느 정도 진행되다 보면 당신들은 방아쇠를 당기고 싶어 손이 근질거릴 겁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주의 사항이 그거 하나뿐이냐고요? 네, 최소한 당신네들이 지킬 가능성이 있는 주의 사항은 그거 하나뿐이죠. 다른 주의 사항으로는 쓰레기 놓고 나가지 않기라던가, 떠들지 않기라던가, 강의실에서 오줌 지리지 않는 게 있는데 제가 장담컨대 그거 여러분이 다 못 지킬 겁니다. 아하, 제가 농담하는 거 같죠? 두고 보세요."

"우선 제 소개를 하죠. 제 이름은 제럴드 케이Gerald Kaye입니다. 이것 봐요. 벌써 떠들고 있군요. 네? 아뇨. 전 그 덜렁이 박사가 아닙니다. 애초에 그 양반은 박사고 저는 요원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내가 그 박사라고 해도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내가 갑자기 '오리엔테이션 따위 집어치우고 저랑 드라이브나 합시다!' 할 것 같습니까? 이제 좀 조용히 하시겠어요? 좋아요. 제 이름은 제럴드 케이Gerald Kaye이지만 보통은 프로파운드 케이Profound Kaye라고 불립니다. 내 이름을 아는 여성분들은 다들 저랑 같은 차를 타기 싫어하셔서 말입니다. 네, 진짜 엿같아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여성 인원들에게는 제 본명을 숨기려고 합니다."

"그리고 씨발 벌써 주어진 시간의 5분의 1을 써 버렸네요. 어쩔 수 없이 평소보다 오리엔테이션을 빨리 진행해야겠어요. 자! 여러분은 여러분이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아실 겁니다. 우리는 제 1A기지 안에 있고, 제 1A기지는 대한민국 서울에 있죠. 네? 아니라고요? 그럼 어디 있는데요? 일본, 일본이라? 일본 어디? 아, 삿포로! 거긴 지금쯤 눈 축제를 하고 있겠군요? 5미터 짜리 하츠네 미쿠 조각상도 있을 테고."

"그럼 여러분, 창문을 열어보세요. 네, 여기 이 반지하방에도 창문 있어요. 지금까지 전자동 미닫이문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죠. 자, 이제 창문을 열어보세요. 뭐가 보이나요? 눈으로 만든 조각상? 일본어 간판? 그런 거 안 보인다고요? 왜요? 우린 지금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리는 광장 바로 앞에 있잖아요? 왜 안 보이는 거죠? 아하, 뭔가 다른 건 보이는구나. 예를 들자면 한국어 간판이라든지, 아니면 세종대왕 동상이라든지? 세종대왕 동상이 어디 있더라? 자, 자, 조용히 하세요. 걱정 마세요. 별 거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변칙성일 뿐이에요."

"자, 조용히 좀 하라니까요? 여러분, 제발 진정 좀 하세요. 얼씨구, 테이블에 눈길이 막 간다, 그죠? 괜찮다니까요. 아, 예. 저도 그 강의 들은 사람들 중 하납니다. 그렇지만 님들은 들어오기 전에 무슨 머핀을 드신 것도 아니고, 전 클레프 박사도 아니에요. 그러니 씨발 조용히 좀 하라고. 후, 좋아요, 여러분. 이게 대체 무슨 지랄인지 설명해 드릴게요. 아 그 전에 창문은 닫으세요. 5초 후에 미닫이문이 자동으로 닫힐 테니까 손모가지 날려먹지 않으려면 서두르시는 게 좋을 겁니다."

"우린 지금 대한민국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 와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여러분 뿐 아니라 이곳 제 1A기지의 모두가 이동한 거죠. 네, 님들이 소위 '공간 이동'이라고 부르는 그겁니다. 그럼 이런 공간 이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존재는 어디 있을까요? 당연히 제 1A기지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기지가 제 1A 무장차원격리기지라고 불리는 거죠. 사실 제 1A기지가 만들어진 건 그 물건을 격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마 SCiPNET 어딘가에 대상에 대해 적어놓은 SCP 문서가 있을 겁니다. 어차피 이사관이랑 O5밖에 못 읽는 물건이겠죠."

"그리고 사실 그 SCP는 먼 데 있지 않아요. 사실, 바로 이 방 안에 있습니다. 그래요. 이상하죠? 잠깐, 왜 다들 저를 보는 겁니까? 다시 말합니다. 저는 더럽게 운 없는 박사도 아니고, 클레프도 아니고, SCP도 아니에요. 알겠습니까? 그 SCP는 바로…"

"여기입니다. 네, 바로 이곳. 제 1A 무장차원격리기지가 바로 SCP인거죠. 제 1A기지의 첫 번째 존재 이유는 바로 제 1A기지의 격리 및 보호인 거고. 누구한테서 보호하느냐고요? 원래 주인한테서요."

"4년 전, 혼돈의 반란 타격조가 재단 시설들을 습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3시간 만에 수십 명이 죽고, SCP가 여러 개 탈취되었죠. 하지만 재단은 다른 점에 주목했습니다. 습격당한 재단 시설들은 모두 세 곳이었습니다. 제 125기지, 제 97기지, 그리고 하나는 저도 몰라요. 사실 이름 따윈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제 125기지는 북극에, 제 97기지는 희망봉 근처에, 다른 하나는 저도-모르지만-여하튼-존나게-먼-어딘가에 있었다는 거죠. 아까 제가 타격조'들'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을 유념하세요. 3시간 동안 단 한 개의 혼돈의 반란 타격조가 서로 수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세 개의 재단 시설을 습격했다는 말입니다."

"재단은 뻔한 결론에 도달했죠. 혼돈의 반란이 공간적 변칙성을 띠는 SCP를 통해 재단 시설을 습격했다고요. 그리고는 그런 결론을 내리자마자 곧바로 여길 찾아내서 급습했습니다. 혼돈의 반란은 앞마당에 들어온 도둑고양이마냥 간단하게 쓸려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을 되찾고 난 다음에 O5 중 하나가 생각하기를, '우와, 이 건물, 원하는 대로 아무데나 움직일 수 있는 건가? 그런데 다른 위험성은 없고? 혼돈의 반란 녀석들이 고맙게도 시운전까지 해 줬고? 씨발. 아무래도 이거 그냥 격리하기에는 너무 쩌는 거 아냐?'"

"그 이후는, 뭐, 다들 아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