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tten

스산한 어둠이 깔린 적막한 밤. 고요했던 밤의 적막을 깨는 발소리가 들려오는 골목.

"진입."

누군가의 말과 함께 분주하게 움직이는 자들이 있었다. 평범해보이는 샐러리맨이 서류가방에서 꺼내든 것은 서류더미가 아니라 작은 기계장치. 미적인 감각 보다는 그 투박한 생김새는 철저하게 실용성만을 생각해서 만들어진 듯 했다.

삐빗, 삑!

작은 신호음마저 새어나갈까 조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저 평범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샐러리맨, 학생, 연구원, 아르바이트생…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만 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그런 비상식적인 행위가 버젓이 일어나는 곳이었지만 누구도 이 골목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띠링!

초록색의 다이오드가 발광하며 무언가 잘 풀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와 함께 샐러리맨이 지문인식기에 손을 댄다.

삑! 철컹!

학생의 신호와 함께 사람들이 일제히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내 문은 닫히고, 골목은 다시 적막에 휩싸인다. 돌아온 고요함 속에서 남은 것이라곤, 벽에 붙어있는 기괴한 모양의 그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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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부는 매우 밝았다. 일순간 밝아진 시야에 적응하지 못한 동공 때문에 일부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다른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1분 후 순찰이 올거야."

아르바이트생의 말에 학생이 고개를 끄덕이고선 방향을 지시한다. 일부는 숨었고, 일부는 남았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의 말 대로, 1분이 지나자 누군가가 모퉁이를 돌아 들어왔다.

퍼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