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1599 "붉은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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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천 회원 명부 —

이 음성 두루마리의 내용은 고객의 소중한 개인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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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번호, 칠성 천오백구십구번.

등록한 성명, 프리드리히 비스마르크.

직업, 현 유럽의회 의원.

회원 등록일, 2016년 5월 23일.

등록한 소모임, 구라파 격구 동호회.


— 휴양 서비스 정보 —

만희: 아아. 테스트 테스트. 됐어. 녹음된다.

문희: 오케이! 에흠. 아— "붉은 수염" 프리드리히 비스마르크 씨는 우리 리조트 칠성관을 애용하고 있는 VIP 고객입니다. 독일 왕으로서 명성을 쌓아 영웅으로 추대되었고, 또…

만희: 정확하게 해.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문희: 독일 왕도 맞거든? 여기 봐. 가입 때 제출한 이력서에…

세경: 네, 네, 둘 다 맞아요. 고객님 이력은 됐으니까 명부 내용부터 마저 채워요.

삼희: 문희 언니가 안하면 내가 한다? 에헴, 영웅으로 추대되었고, 독일인들이 의지하는 존재 중 하나로서 그들의 수호령이 되었습니다. 현역 유럽의회 의원으로 재직 중이며 활발한 의정 활동을… 어머머, 지금 이승에서 돌아다닌다고?

문희: 그렇대나 봐. 전에 소별왕이 오딘한테 들었다는데 글쎄…

세경: 삼희 언니까지 그러기야? 줘 봐요, 내가 할게. 이력 부분 생략합니다. 프리드리히 씨는 매년 여름 휴가마다 컨트리 클럽을 방문하고 있고, 주로 그의 친인척이나 옛 경쟁자들과 폴로를 즐기며 시간을 보냅니다. 7월 무렵엔 항상 쓰는 방을 비워 놓고, 건강한 말 네 마리를 준비해 둡니다. 경기할 때 빼곤 조용히 휴식을 즐기는 편이니, 비슷하게 조용한 휴가를 원하는 회원들과 같은 층으로 붙이면 됩니다. 룸서비스 시에도 유의하세요.

삼희: 아니. 그래도 말이 안 되잖아, 말이. 내가 그 쪽 소관은 아니어도 삼신할미끼리 얘기는 다 주고 받는단 말야. 죽은 사람의 영혼이 절차도 저승도 삼신도 안 거치고, 전생 모습 그대로 이승에 돌아가서 살고 있다고?

세경: 아 진짜, 언니!

만희: 그쪽 삼신? 누구. 프리그? 에일레이티이아? 야, 출산의 신이라고 다 삼신이냐.

삼희: 만희 언니랑 문희 언니도 창세신 모임 있잖아. 뭐 그렇게 깐깐하게 따지셔.

문희: 야, 그렇다고 우리가 가이아 언니 보고 유럽 마고할미나 유럽 설문대할망이라 그러냐? 세경이는 그럼 데메테르 보고 유럽 자청비라 그래?

삼희: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네.

세경: 언니들 진짜 이러기야! 자꾸 그러면 녹음 처음부터 다시 해요? 오늘 녹음 몇 개나 했다고 이렇게들 산만해. 엉?

만희: 알았어, 알았어. 이건 세경이 말이 맞다. 수다는 녹음부터 다 끝내고 떨어도 안 늦어. 그럼 나머지는 내가 후딱 읽는다? 흠. 흠.

프리드리히 씨는 방문시 제주공항을 이용하는데, 왕복 차량 서비스가 예약되어 있으니 연락을 받는 대로 리무진과 운전 기사를 공항으로 보내야 합니다. 미용 서비스, 특히 수염 관리에 신경을 써 달라고 요청한 바 있으니 체류 중에는 언제든지 응대할 수 있도록 미용사를 대기시키세요.

세경: 삼희 언니, 강냉이 씹는 소리 녹음된다.

삼희: 진짜?

만희: 추가적인 주의 사항으로, 프리드리히 씨와 "사자공" 하인리히 씨의 방문 일정이 겹칠 경우 절대 두 고객이 마주치지 못하도록 하세요. 생전의 원한 관계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2017년 여름에 펜싱장에서 무단으로 벌인 결투 이후에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문희: 아으, 생각도 하기 싫다. 난 친척이라길래 붙여놓으면 어련히 격구 치고 잘 지낼 줄 알았지. 안 대표 그때 사이에 끼어서 진땀 왕창 뺐잖아. '눈에서 레이저가 튀고 있었다'래나 뭐래나.

삼희: 뭐야, 그때 언니 탓이었어?

만희: 매화가 진짜 고생했지. 결국 강림차사까지 나서서야 떨어트려 놨잖아.

문희: 그야 언니가 서천꽃밭 떼어다가 장사하자 그러니까 꽃감관들이 고생이지~ 근화는 뭐 괜히 은퇴했겠어. 바지 대표 맡겨놓고 일 시키고 말이야.

만희: 뭐래니, 제주도에 꽃밭 끌어다놓고 사업 하자니까 문희 너도 쌍수 들고 환영한 건 잊었어?

문희: 엄멈멈머. 이 언니 좀 봐. 그땐 목장이었지 언제 내가 신들 상대로 영업하는 글로벌 복합 리조트 사업에 대찬성했다고 그래? 난 목장이나 계속 하자고 했잖아.

삼희: 그건 맞아! 리조트는 내가 대찬성했지.

세경: …만희 언니, 이 두루마리 구간삭제는 안 돼?


— 등록 귀중품 목록 —

매화: 프리드리히 씨는 현신을 갖추고 민간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자신의 신묘함을 일부러 감춘 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생전의 소유물 대부분은 운더베르크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휴대해서 서천에 반입하는 물품은 얼마 없습니다.

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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