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485-ko
평가: 0+x

일련번호: SCP-485-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확보된 SCP-485-KO는 표준형 시체 안치소(일련번호 L-2)에 보관되어 있다. SCP-485-KO는 연구 목적을 제외한 다른 어떤 형태로도 개방되어서는 안 된다. SCP-485-KO의 연구진들은 연구 종료 후 기억 소거를 받는다.

설명: SCP-485-KO는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자살한 동양인 남성의 시신이다. 남성의 유서에 따르면, 남성의 실제 나이는 1200세 이상으로, 출생지는 현재의 경주 인근으로 추정된다. 남성의 변칙적 능력으로 인해, 신체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로 기록된다.

시신에 접촉하거나, 반경 10m 가량의 범위에서 20초 이상 머물렀던 사람들은 시신의 변칙 능력에 영향을 받는다. 변칙 능력에 영향받은 사람들은 대체로 큰 절망감과 우울감을 느끼며, 이는 현재까지 어떠한 항우울증제 등의 약품도 효과가 없다.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억 소거제 뿐이다. 또한 부록 485-KO-1의 내용을 참조하면, 이러한 변칙적 능력은 그의 죽음 이후에 강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2020년 7월 ██일에 경주의 한 모텔에서 이후 재단의 요원들이 시신을 회수하였다.

시신의 옆에는 유서 한 장이 남아 있었으며, 해당 유서의 내용은 부록 485-KO-1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록 485-KO-1:

나는 죽는다.

나는 지금 신라라 불리는 나라에서 태어났다.
나는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늙지도 않았다.

내 능력은 그다지 강력하지는 않았다. 사람의 생각을 고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 사람의 마음을 바꾸려면 말과 행동으로 해야만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좋은 분이셨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울었다. 항상 선량하게 살라고 가르쳐 주셨다.

어머니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한 사람을 선량하게 살게 만든다. 우리 어머니처럼. 그리고 그걸 반복한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선량하게 살 때까지.

잘 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역병이 돌았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무능한 정치인이 재난과 사태를 악화시켰다. 미신과 거짓 정보가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려 죽게 했다.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입을 씻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 외의 집단을 물어뜯으며 싸웠다.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지. 계층 간에는 불신과 갈등만이 가득했다. 나라들은 서로의 등을 쳐먹을 생각만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모조리 이기적이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신의 욕망과 쾌락만을 생각하였다.

그래도 사람들을 선량하게 살게 하려고 했다.

그렇게 300년이 흘렀다. 역병, 사이비 종교. 무능한 정치인. 미신. 거짓 정보. 혐오. 불신과 갈등. 배신. 이기심. 욕망과 쾌락. 그래도 조금은 좋아졌다.

또 300년이 지났다. 나라가 휙휙 바뀌었다. 이번에도 노력했다. 새 나라니까, 제발. 그리고 되지 않았다. 역병, 사이비 종교. 무능한 정치인. 미신. 거짓 정보. 혐오. 불신과 갈등. 배신. 이기심. 욕망과 쾌락. 그래도 조금은 좋아졌다.

또 300년이 흘렀다. 나아진 것이라고는 없었다. 역병, 사이비 종교. 무능한 정치인. 미신. 거짓 정보. 혐오. 불신과 갈등. 배신. 이기심. 욕망과 쾌락. 그래도 조금은 좋아졌다.

또 300년이 흘렀다. 이제는 확실히 좋아졌다. 좋은 기술이 들어왔다. 사람들이 서로를 도우려고 애쓰기 시작했다. 조금씩 스스로를 성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거기서 200년이 흘렀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생겼다. 사람들에게 빠르게 진실을 알릴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사람들이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대화라는 것이 모두에게 통하기 시작했다. 배운 사람들이 많아졌다. 깨우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역병이 미신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정치인은 무능하면 그 자리를 얻기 힘들어졌다. 사이비 종교가 아니라 진정으로 올바른 마음과 종교가 퍼지기 시작했다. 전쟁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전쟁 반대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 길에 내가 관여한 것이 있을까 한다면, 아주 조금일 것이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제 연합이라는 것이 생겼다. 종교들은 자정하여 폭력과 혐오의 길을 버리기 시작했다. 인권이라는 것이 생겼다. 사상이 퍼져나갔다. 자원봉사가 당연시되었다. 2000년이 되었을 때, 나는 하루 종일 울었다. 세상에는 어둠만이 가득하였는데, 이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몇 달 전까지는 말이다.

역병이 돌았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무능한 정치인이 재난과 사태를 악화시켰다. 미신과 거짓 정보가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려 죽게 했다.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입을 씻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 외의 집단을 물어뜯으며 싸웠다.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지. 계층 간에는 불신과 갈등만이 가득했다. 나라들은 서로의 등을 쳐먹을 생각만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모조리 이기적이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신의 욕망과 쾌락만을 생각하였다.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었다.

이제 그만하기로 했다. 인간은 자정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구할 자격조차 없다.

그들에게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