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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여태껏 듣도보도못한 기괴한 소리를 낸다. 인간은 저주받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공포에 떨며 순종한다.
돌연 나타난 그자는 마치 태초의 신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영웅'은 공포로 군림했던 '용'을 꿇어엎드리게했다. 하지만 영웅은 인간이었고, 인간은 용을 멸할 수 없다. 이것이 세상의 법칙이자, 진리이다.
되살아난 용에게 영웅은 쓰러지고, 용은 짓밟힌 자존심을 영웅의 목음 벰으로써 갚았다.
용이 포효한다.
소녀는 용을 바라본다. 용도 소녀를 바라본다.
소녀가 용에게 다가간다. 용은 소녀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소녀가 용을 만진다. 용도 소녀를 만진다.
소녀가 용을 쓰다듬는다. 용은 소녀를 쓰다듬지 않는다.
용이 신음한다.
전사가 용을 바라보며 감탄한다. 용은 영웅이었던 태고의 전사를 바라보며 비웃어주었다. 그 비웃음에 전사는 용에게 도전함으로 대응했다.
인간은 용을 이길 수 없다. 그렇기에 전사는 용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용도 전사를 이기지 못했다.
용은 전사와 함께 나란히 죽음을 경험한다.
용이 깨어난다. 전사도 깨어난다.
인간은 용을 두려워했다. 용은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간은 용을 숭배했다. 용은 인간을 숭배하지 않는다.
용은 인간을 바라보기만 했다. 인간은 용을 바라보기만 하지 않았다.
용은 인간을 잡아먹었다. 인간은 용을 잡아가두었다.
용이 하품한다.
"뭐하십니까?" 벤자민이 묻는다.
"연구." 클레프는 읽고있던 문서를 집어던지며 방문을 열고 나간다.
"…." 벤자민은 클레프의 서류를 들고 기어스에게 간다.
"흥미롭군요." 기어스는 벤자민에게 받은 서류를 읽는다.
"단언컨대, 용이란 가장 완벽한 생물입니다." 기어스는 정의한다.
"그래서요?" 벤자민이 되묻는다.
"우리는 저게 용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적어도 여기 나오는 용이 있다면 당연히 재단이 격리해야한다는 사실이죠." 기어스는 가르친다.
"그렇군요!" 벤자민은 깨닫는다.
"우리가 이것을 폐기하기로 선택한 이상 이것이 무엇이던간에 재단에서 사용할 방법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기어스는 자신의 옆에 있는 거대한 염산통을 바라보며 말한다.
"아쉽게도 폐기도, 사용도 모두 실패했지만요." 기어스는 덧붙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해야합니다." 벤자민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기어스가 말을 잇는다.
"용을 노래하게 만드는 것을요." 기어스는 결론내린다.
"…네?" 벤자민은 반문한다.
기어스는 말이 없다.
"인간에게 사로잡힌 용은 날개가 꺾여 땅에 떨어지지." 클레프가 우쿨렐레를 연주한다.
"땅에 떨어진 용은 발버둥치지만…." 클레프가 흥얼거린다.
"결국 인간이 불러낸 인간 아닌 존재에게 죽는거지." 클레프의 우쿨렐레 현 하나가 끊어진다.
클레프는 조소한다.
파충류는 깨어나 주위를 바라본다. 주위에는 여전히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안전한 벽너머에서 파충류에게 명령한다.
"SCP-682, 눈앞의 대상에게 접근하라."
파충류가 명령에 따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것을 거절할만한 충분한 자유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대상이 웅얼거리기 시작하자, 제 아무리 파충류라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뭐야 저건?"
파충류가 해줄 수 있는 관심은 그것이 다였다. 파충류는 대상에게서 관심을 끄려고 했다. 그것이 파충류에게 다가오기 전까지는. 이리저리 방방 뛰면서 마치 개와 같이 행동하는 모습은 파충류에게 감정을 하나 일으킬 수 있었다.
"역겹군."
파충류가 그것을 짓밟았다. 물렁물렁한 몸체가 쉽게 납작해지고, 파충류는 그것으로 완전히 대상에게서 신경을 끌 수 있었다.
"시, 실험을 중단시켜야…"
스피커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파충류는 그제서야 자기 행동이 얼마나 괜찮은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이제야 기분좋게 있을 수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발아래 깔린 대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어느샌가 발가락을 타고 목까지 기어올라 이리저리 만져대는 대상에게 파충류는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흐으으음?"
파충류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감각을 더듬으며 이것이 무엇인지알아내려고 했다. 결과는 간단했다.
"행복… 그러니까… 행복해. 행복해…"
파충류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아니, 온몸이 가만히 있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다!
행복해… 행복… 행보오오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쩌렁쩌렁 울리는 고함이 방 안을 가득히 채운다.
"역시 저건 죽을정도는 아니지. 간지럽다 죽으면 용 체면이 뭐겠어." 감시 카메라가 보내오는 영상을 보며 클레프는 중얼거린다.
"욱! 우욱! 욱!" 모니터 한쪽에 띄워진 작은 화면 너머의 브라이트가 외친다.
"안심해. 네가 저 방에 들어갈 일은 없을 거니까." 클레프가 브라이트에게 말한다.
"우우욱! 우욱! 욱!" 브라이트는 계속해서 외친다.
"그 빌어먹을 오랑우탄 언어로 우리와 대화하려는 시도를 그만두면 말이지." 클레프가 경고한다.
"…." 브라이트는 침묵한다.
"잘 보라고. 이제 절정에 다다를테니까. 그럼 자네도 들을 수 있을거야." 클레프가 설명한다.
"뭐?" 브라이트가 퉁명거린다.
"용의 노래." 클레프가 단언한다.
용이 쓰러지고 웃음이 멈춘다. 용의 몸에 이상한 간섭이 없어지자,
용이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