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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요원은 자기를 뼈빠지도록 굴리려는 노래마인 이사관이 정말 싫었다. 물론 스완 요원은 면담을 담당하는 요원들과 전문가들의 소모율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스완 요원이 지금 대한민국에 남은 유일한 면담 전문가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위험 SCP 면담 요원에서 다목적 면담 전문가로 승진한 후 2시간 만에 제대로 검사받지도 않은(재단은 평화적인 목적으로 재단을 찾아온 변칙 개체에게 기초적인 검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면담 전문가 하나와 함께 격리실에 집어넣었다.) 500년 된 귀신 앞에 앉아있는 참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노래마인 이사관에게 엿을 먹일까 생각하던 중 스완 요원은 귀신이 먼저 말을 하게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재단이라는 곳은 생각보다 훨씬 평범하네요."

스완 요원은 그제야 저 나이 정도 먹은 귀신이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적어도 다섯 가지는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아, 네, 뭐. 급하게 자리를 마련하느라…. 정말 죄송합니다…."

스완 요원은 책상에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는 보고서를 흘겨보았다. 한 시간 반 정도 전쯤에 받은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저 귀신은 지금까지 재단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작은 동굴에서 정말 조용히 살아왔던 놈이었다. 재단을 미리 알고서 저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재단은 커녕 오컬트 연합의 귀신 부대의 악명도 들어보지 못한 채 살아온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금방 끝날테니까요. 잘 들으세요. 지금 이 땅에 엄청난 괴물이 온 것 같아요."

"네?"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져요. 언젠가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무언가가 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그 것과 볼 수도 없고 만나지도 못하지만 분명히 느껴지고 있어요. 지금 여기서는 좀 덜하지만요."

스완 요원이 처음 드는 생각은 도데체 어떻게 귀신에게 기억소거를 걸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저 귀신은 자기가 뭔지도 모르는 애매한 것을 표현하면서 '볼 수도 없고 만나지도 못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 쪽으로 가는 생각 자체를 아예 막아버린 모양이었다. 스완 요원이 할 일은 그 것을 뚫어주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