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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의 도서관

천장에서 떨어지는 서가를 피하려다 날아오던 책에 맞아 넘어졌다.

『별주부전』 과 『흥부가』 가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텅 빈 두루마리가 뒤통수를 때려 머리가 징 하고 울렸다.

어느새 바닥에서 일어난 서가가 반대방향으로 넘어갔다.

다리가 서가에 깔려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머리를 책이 관통했다.

그렇게

쓰러졌다.

율촌면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하늘에 달이 보였다.

해가 서서히 지고있는 붉은 하늘에 가로등이 떠다니며 밝게 빛나고 있었다.

지평선에서 떨어지는 물을 짧게 감상하고 낑낑대며 S동의 문을 열었다.

전등이 반은 나간 복도를 지나 마찬가지로 전등이 나간 엘레베이터에 탔다. 지하 1층.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자, 오직 1이라는 글자만이 눈에 들어왔다. 1, 1F … 땡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제 1지하단지로 향했다. 복도의 끝으로 걸어가 다시 엘레베이터에 타고 한참을 내려갔다.

지하 4층, 기록보관소와 창고라고 쓰여진 벽에 붙어있던 팻말이 기울어져 반쯤 떨어져 있었다.

전등 대신 천장에 걸어둔 손전등은 아직까지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