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XXX-KO-가 사태 직후 가장 인근에 있던 기동특무부대인 세타-47("나무관세음보살")가 해당 사태를 관할하여야 했으나, 당시 SCP-███-KO의 격리 실패로 인해 접근이 불가했다. 따라서 기동특무부대 세타-47의 부대장 윤도강의 지휘 하에 해당 기지의 임무 수행 가능 인원 4명으로 구성된 임시 조를 SCP-XXX-KO-A 안으로 투입하였다. 조원들은 제34K기지 외곽에 위치한 비품 창고에서 재단 표준형 방호복과 벌목용 도끼, 시야 카메라, 기타 총기를 장비하였다. 강주명 요원이 조장을 맡았다. 투입 직전 전 조원은 SCP-XXX-KO의 정보 열람 가능 보안 인가를 부여받았다.
2021/05/20, 새벽 1시 12분
윤도강 부대장 : 마이크 꼈나 다들? 좋아, 각 층마다 SCP-XXX-KO가 침투해 있을테니, 잘 둘러보고 생존자가 있는지 찾아보도록. 한번쯤은 다들 기특대 생활 해봤을테니 어리바리 까지 말고 죽지 말길 바란다.
성지애 요원 : 다정도 하셔라.
(이혜준 요원의 시야 카메라. 거대한 나무 뿌리가 제34K기지의 건물 외벽을 뚫고 튀어나와 있다. )
강주명 요원 : 자, 빨리 조장 뒤꽁무니 쫓아 와. 도끼 다들 들었지? 오케이, 간다.
(파열음. SCP-XXX-KO의 뿌리가 문에 파고 들어 입구를 봉쇄해버린 상태. 나무를 깎는 모습이 이 요원의 시야로 보여진다. 몇 번 시도 끝에 문이 떨어져 나간다. 조원들은 차례로 SCP-XXX-KO-A 안으로 들어간다.)
권성욱 연구원 : 아, 씨바.
(권 연구원의 시야. 1층 입구에서 중앙 조정실로 이어지는 복도에 나무 뿌리에 의해 [검열됨] 시체가 보인다. 시체의 인원증이 시야에 비추어진다. '김정명 연구원'.)
이 요원 : 누구에요?
권 연구원 : 아… 정명이라고, 알던 놈인데요. (잠시 말을 잇지 못한다.) 하, 진짜 나무치곤 되게 지랄맞네. 주명, 니가 이거 담당이었으니까 설명 좀 해주지? 지금 들어가도 우리 안전한 거 맞아?
강 요원 : 엉, 사서 걱정 마시고요. 지금은 이놈이 (걸어가며 벽면을 뒤덮은 뿌리를 툭툭 친다.) 성장기가 아니거든. 우리는 그냥 잠든 이놈 몸뚱아리만 잘라내고 가기만 하면 돼.
(약 10분 경과)
(성 요원의 시야. 1층 생존자 수색을 끝내고 조원들이 2층으로 이어지는 중앙 계단에 올라섬. 계단 중간에 굵은 뿌리들이 바닥을 뚫은 모습이 비춰짐. 계단 옆에는 굵은 뿌리들이 내려앉았음. 중간 중간 계단 한 켠에 기지 인원들의 시신이 있음.)
강 요원 : 헐, 뿌리 좀 봐라. 저 안에 사람 들어갈 수도 있겠는데. 아니, 들어가고도 남겠다.
권 연구원 : 나중에 저런 데 시신 없는지 확인 좀 해야겠어.
성 요원 : 지휘부 연결 바람. 잔류 인원들 어디에 모여 있다고?
윤 부대장 : 지휘부다. 30분 전 통신으로는 5층 기지 이사관실에 모여 있다고 했다. 총 인원은 대략 스무 명.
이 요원 : 대략?
윤 부대장 : 도중에 죽었을 수도 있으니까.
성 요원 : (한숨) 그걸 말이라고… 갑시다.
(강 요원의 시야.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중앙 계단에 직경 0.5 m 정도의 두꺼운 나무 뿌리가 가득 차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 강 요원이 도끼로 찍어보지만 역부족이다.)
강 요원 : 안 돼 이거. 하다가 날 새. 그러다가 이 새끼 깨면 어떡할거야. 돌아가는 걸로 하고, 분할하자. 왼쪽 복도 갈 사람?
권 연구원 : 너하고 나하고 가지. 둘은 어때요?
이 요원 : 상관 없습니다. (성 요원을 보며) 누나는?
성 요원 : 좋아. 그 대신 빨리 진입하고, 한데 막히면 바로 무전 때려.
(약 10분 경과)
(권 연구원의 시야. 좌측 계단을 올라가는 강 요원의 뒷모습이 비춰진다. 곧이어 멈춰서는 강 요원.)
권 연구원 : 아, 빨리 가! 거… 사람 피 말리게. 왜 또? 이번엔 더 굵직하디?
강 요원 : …야. 총 들어라.
(곧이어 권 연구원의 시야 바깥으로 권총을 쏘는 강 요원. 크게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권 연구원이 서둘러 권총을 장전하지만, 손의 땀으로 인해 장전이 늦어진다. 나무 긁히는 소리.)
권 연구원 : 아니, 뭔데! 뭐가 저기 있는데–(숨 들이키는 소리)
(나무 긁히는 소리. 강 요원의 바로 앞으로 기어[검열됨] 강 요원이 바로 정수[검열됨]끼를 맞자 행동 불능 상태가 된다. 권 연구원의 시야에 들어오는 인원증, '유성주 요원'.)
권 연구원 : 이게 뭔.. 너 괜찮냐?
강 요원 : 어. (신음함) 용케 안 다쳤다. 그냥 자빠질 뻔한 것밖에 없고, 억씨게 운 좋네 나. 근데 넌 어떻게 도끼를 [검열됨]을 생각을 했냐?
권 연구원 : 그럼 잘 쏘지도 못하는 거 쏘다가 너 맞춰라도 볼까. 일어나, 임마. 어서 올라가야지. 저런 게 [검열됨]거야?
(이 요원의 시야. 권 연구원과 강 요원이 좌측 계단에서 [검열됨]하는 시각과 동일. 우측 계단에 내린 뿌리를 도끼로 제거하는 성 요원의 모습이 보인다. 이 요원이 가세하자, 나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뿌리가 쓰러진다.두 요원 3층 진입. 먼 데서 총 소리 들려오자 성 요원이 무전을 시도한다. 이때, 나무 긁히는 소리.)
성 요원 : 저기 뭐 있나?
[검열됨]
이 요원 : 더 몰려 온다! 안 되겠어. 잠시–
[검열됨]
(약 10분 경과)
(권 연구원의 시야. 권 연구원과 강 요원이 3층을 수색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강 요원이 무전을 시도한다.)
강 요원 : 3층. 이성 조 응답 바람. (무전 잡음) 응답 바람.
성 요원 : [검열됨]
강 요원 : 뭐? 어쩌다? (권 연구원에게) 상황 좀 안 좋게 돌아가는 것 같아. 얘들 지금 [검열됨]래. 아까 그 새[검열됨]보네. 어쩐다… (무전기에 대고) 버틸 수 있겠어?
성 요원 : [검열됨]
강 요원 : 나도 잘 몰라. 한 가지 확실한 건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는 거야. 나 이 새끼 나타난 데마다 돌아다녔어. 그래도 이런 좆같은 일은 없었는데… 건물만 부시던 새끼가… 갑자기. 어쨌든 그래. 4층에서 보자.
성 요원 : [검열됨]
(권 연구원의 시야. 얼굴 찌푸린 강 요원의 모습. 저 멀리 휴게실이라고 적힌 팻말 보이고, 거의 대부분이 나무 줄기로 가득찬 3층의 모습이 비춰진다.)
권 연구원 : 여기 바로 있었으면 즉사했겠다. 생존자는 없는 듯. (방해가 되는 SCP-XXX-KO의 줄기를 일부 잘라냄.)
강 요원 : 그래… 3층으로 잠시 쉴까 해서 왔는데, 운도 없는 사람들이지. 아 맞다, 너 김지안 찾았냐? 니가 헤어진다 어쩐다 해도, 어쨌거나 아직은 만나고 있잖아.
권 연구원 : 못 찾았어.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나도 걔가 그렇게 되는 건 싫어. 제발 위에 있기를 빌어야지.
(이때 위에서 큰 소음. 나무 긁히는 소리가 멀찍이서 들려온다. 강 요원, 권 연구원을 바라보며 조용히 하라는 동작.)
강 요원 : (작게) 너 다시 도끼 들어야겠다. 저것들 이쪽으로 올 것 같아.
권 연구원 : (작게) 최대한 피해야 해. 사람들 데리고 나가는 게 우선이야.
강 요원 : (작게) 그래, 그건 맞– (나무 긁히는 소리) 아 씹–
[검열됨]
강 요원 : 욜. 소드마스터.
권 연구원 : (가라앉은 목소리로) 농담 따먹기할 상황이냐.
(약 3분 경과)
(강 요원의 시야. 비교적 깔끔한 상태의 4층으로 이어지는 중앙 계단이 비춰진다.)
강 요원 : 여긴 시체도 없어. 무슨 일이지?
권 연구원 : 셋 중 하나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치웠거나, [검열됨], 아니면 아예 이 층에선 죽은 사람이 없거나. 아예 없는 건 아니구만. 저기 하나 있네.
(권 연구원의 시야. 4층 회의실 문에서 시체 한 구가 SCP-XXX-KO의 가지와 천장 사이에 끼어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권 연구원이 가까이 가서 확인한다. '박연주 연구원'이라는 인원증이 비춰진다.)
강 요원 : (반대쪽 컴퓨터실 앞에서) 누구야?
권 연구원 : 어… 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사람.
강 요원 : 아니, 누구길래 그래? (다가오며) 아는 사람이야? 대체– (권 연구원이 만류하지만 끝까지 옴) …그래서 그랬구나.
권 연구원 : 미안…
강 요원 : 아냐. 나 박 선생이랑 헤어진지 벌써 2년인데. 참… 그… (잠시 말을 잇지 못함) 안타깝게 됐네…
(권 연구원의 시야. 박 연구원의 시신을 바라보고 있는 강 요원의 모습. 권 연구원이 말 없이 무전기를 건네 받는다.)
권 연구원 : 4층 들어왔다. 이성 조는 응답하라. (무전 잡음) 안 받아. 무슨 일 있나? 설마… [검열됨]
강 요원 : 그리 쉽게 당할 친구들 아니야. 일단은 몸 숨길 데를 찾아보자. 다음엔 힘들거야.
(약 15분 경과)
윤 부대장 : 전 조원 상황 보고하라.
강 요원 : 4층 진입, 무사하다. 권성욱 연구원과 함께 있다. [검열됨]한 의견을 좀 보내주길 바란다. 유일하게 알 만한 사람들이 다 이 꼴이니, 원.
(성 요원의 시야. 탕비실 문에 웅크리고 밖의 소리를 듣는 이 요원의 모습이 보인다. 작은 소리로 성 요원에게 "간 것 같아."라고 말하고 있다.)
성 요원 : 살아있다. 4층 탕비실에 있고, 탄약이 턱 없이 부족한 상태다. 도끼는 하나를 잃어버렸고. 아니, 그냥 존나 커지는 나무라매! 갑[검열됨]이질 않나, 이건 뭐 죽으라고 내버리는 거야?
윤 부대장 : 나한테 화내봤자 나아지는 거 없다. 일단은 조가 모이기를 기다리고– (딸깍거리는 소리)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이 요원 : 누가 문 따려고 하는 것 같아.
성 요원 : …일단 총 잡아.
성 요원 : 준비해.
(권 연구원과 강 요원의 모습이 드러난다.)
강 요원 : 아그들 잘 있었냐.
성 요원 : 빨리도 오셨수.
강 요원 : 총이나 치워.
권 연구원 : 무전은 왜 안 받은 겁니까?
이 요원 : 떨궜어요. 주우러 가긴 뭐해서…
성 요원 : 일단 나갑시다. 언제까지 여기 처박혀 있을겨. 빨리 구출해서 후딱 나가자고요.
(약 5분 경과)
(이 요원의 시야. 4층 생존자 수색 중. 1층과 2층과는 달리 뿌리가 아닌 가지에 뒤덮인 모습이다. 4층 실험총괄부서 안이 나뭇가지로 가득 차 있는 전경이 들어온다. 이 요원이 무기실 근처로 다가간다.)
이 요원 : 생존자는 없음. 다 5층으로 올라간 모양이에요. (뭔가 발견하고) 저게 뭐야… 잠깐 여기 와 보셔야겠는데요?
권 연구원 : 뭔데 그래요? 시체 나왔어요?
이 요원 : 시체는 시체인데…
(이 요원의 시야로 시체 한 구가 비춰진다. 연구복을 입고 엎드려 있다. 옆에는 재단 표준형 벌목용 도끼가 놓여져 있다. 이 요원이 다가가서 뒤집는다. 상처가 꽤 심해보인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 인원증에 '이지훈 연구원'이라고 쓰여져 있다.)
권 연구원 : 어? 왜 뿌리에 [검열됨]고 그냥 쓰러져 있지?
이 요원 : 그러게요. 그냥 [검열됨]
권 연구원 : [검열됨]겠죠… (윤 부대장에게) 생존자 명단에 이지훈 연구원 있는지 봐주세요.
윤 부대장 : (대원에게) 명단 좀 갖고 와. 어. (조원들에게) 그래, 명단 내에 있네.
강 요원 : 있었던 거지. [검열됨]지도 못했을 거고. 자, 일단 올라가자고. 빨리 생존자들 구해주자.
(약 15분 경과)
(강 요원의 시야. 무성한 가지로 뒤덮인 5층 중앙 계단을 진입하기 위한 조원들의 시도가 이어진다. 마침내 진입 가능할 공간을 만들어내고, 진입하는 조원들.)
권 연구원 : 드디어.
성 요원 : 이제 끝낼 수 있겠– (나무 긁히는 소리) 아 씨발, 다들 총 들어요. 그것들 벌써 왔어.
[검열됨]
강 요원 : 성욱! 거기 조심! 이 새끼들 끝이 없어! 빨리! ([검열됨]다. 몸을 피하는 권 연구원. 어느 정도 시[검열됨]다.)
[검열됨]
권 연구원 : 도끼 하나 더 있는 사람?
윤 부대장 : 지휘부다. 교전 중지하고 일단은 후퇴하라. 이사관실에 있는 인원들 구출을 항상 우선으로 생각하도록.
성 요원 : (한숨) 말이나 못하면. 그래도 얼추 정리됐어. 가자!
(이 요원의 시야. '기지 이사관실'이라고 적힌 팻말이 저 멀리에 보이고, 그곳을 향해서 달려가는 조원들의 뒷모습. 후편에서 나무 긁히는 소리와 [검열됨]된다. 천장을 향하는 시야와 동시에 [검열됨]. 성 요원의 시야로 들어오는 이 요원[검열됨] 권 연구원의 도움으로 걸음을 옮긴다. 강 요원의 시야로 보이는 이사관실 문 사이로 몸을 뺀 인원.)
김예은 연구원 : 빨리 들어와요! 여기요!
(권 연구원의 시야. 이사관실에 들어가는 강 요원과 성 요원, 이 요원의 뒷모습이 들어온다. 들어가자마자 이리저리 흔들리는 시야 상태. 강 요원의 시야로 성 요원 뒤에 업힌 이 요원의 얼굴이 들어온다. 고통을 호소하는 이 요원.)
강 요원 : 이 요원, 좀 어때? 이게 무슨 좀비도 아니고… 하, 씨바.
이 요원 : (신음함)
(성 요원이 이 요원을 이사관실 바닥에 눕힌다. 잔류 인원 중 일부가 응급 의료 키트를 가지고 온다. 권 연구원은 잔류 인원의 수를 확인하며 무언가를 외치고 있다.)
강 요원 : (키트를 가져오는 요원에게) 이봐요, 정이형 이사관 어디 있어요?
양지영 요원 : 모르겠어요. SCP-XXX-KO가 팽창한 직후에 기지 이사관실 전 인원 접근 가능하게 해놓으시고 무기실로 내려가셨는데, 통신이 안 돼서… 오면서 못 보셨어요?
강 요원 : 못… 봤는데. 설[검열됨]
(강 요원의 시야. 이 요원이 몸을 뒤틀며 신음한다. 상처 부위가 드러나 보인다. 무언가에[검열됨]양이다.)
김 연구원 : 지애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성 요원 : …우선 거즈부터 줘. 얘 당했어.
(약 5분 경과)
(이 요원의 응급 처치가 끝나고, 조원들은 잔류 인원을 모은다. 나갈 채비를 하는데, 권 연구원은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다.)
권 연구원 : 김지안! (다른 인원들에게) 김지안 못 봤어요? 생물실험팀 김지안. 몰라요? 아니… (한숨)
강 요원 : 야, 권성욱.
권 연구원 : 김지안 없어. (숨을 헐떡이며) 걔 없다고. 하… 씨, 미치겠네.
강 요원 : 일단은 나가야 해. 우선은 사람 먼저 데리고 나가야지. (권 연구원이 항의하려고 하자) 이렇게 말한 사람이 너야. 권성욱, 정신 차려.
권 연구원 : 그래도 한번 찾아보긴 해야할 거 아냐! 우, 우리 어디 안 둘러 봤지? 분명히 우리가 못 본 구역에 있을거야. 분명히 있을거라고!
(권 연구원의 시야. 허리에 손을 올리고 짝다리를 짚은 강 요원의 모습이 들어온다. 움츠리고 있는 잔류 인원들과 한 곳에 누워 있는 이 요원의 모습 역시 들어온다. 성 요원 역시 권 연구원을 보고 있다.)
성 요원 : 뭐, 애인이라도 찾습니까?
(성 요원의 시야. 손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로 대답하지 않는 권 연구원이 들어온다.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강 요원, 그쯤 하라는 몸짓도 곁들인다.)
권 연구원 : (침묵하다가) 당신은 몰라요. 난…
성 요원 : 여기 애인이든 친구든 안 잃어본 사람이 어디있어요! 더군다나 그렇게 함께 헤쳐온 동료들도 방금 다 뒤져버렸는데, 왜 당신만 혼자 아프기라도 한 것마냥–
윤 부대장 : 지휘부다. 사소한 분쟁 건은 넘어갈테니까, 우선 잔류 인원들 먼저 대피시켜. 싸움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추가 수색 역시 마찬가지다. 대피시키고 난 뒤에나 논의해 볼 문제야.
(이 요원의 시야. 이리저리 고개를 흔드는 이 요원 탓에 흔들리는 화면.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구도로, 성 요원이 권 연구원 쪽을 노려보는 모습이 들어온다.)
강 요원 : …들었지? 이제 그만들 해. 권성욱, 이거 고집부릴 일 아니야. 한 수 접어.
권 연구원 : 하… (잠시 머뭇거림) 아니, 그래. 알겠어… 알겠다고, 씨발!
(약 5분 경과)
(권 연구원의 시야. 차례로 내려가는 잔류 인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조원들처럼 완벽한 정도는 아니나, 소규모로 무장한 상태. 4층으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권 연구원에게 말을 거는 양 요원.)
양 요원 : 저… 김지안 연구원은… 아까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상황이 그래서요.
권 연구원 : (놀라며, 양 요원을 시야에 담는다.) 네. 김지안, 어디 있는지 봤어요?
양 요원 : (말을 잠시 잇지 못하고) 2층에 있었을 때 바,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그[검열됨]
(약 20분 경과)
(성 요원의 시야. 이따끔 축 처진 이 요원의 머리가 시야 한 쪽으로 들어온다. 잔류 인원들을 이끌고 내려가는 강 요원의 뒷모습이 보이고, 그들은 이내 2층 좌측 계단에 도달한다. 가끔 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꾀죄죄한 몰골의 인원들과 맨 뒤에 처져서 걸어가는 권 연구원.)
강 요원 : 거의 다 왔습니다! 빨리 나가서 좀 씻읍시다. 다들 상태가… 어후.
(웃음 소리)
이 요원 : (신음하다가 식별 불가한 말을 하기 시작함)
(그들은 이내 계단을 내려가 1층에 도달한다. 이때 성 요원 부근에서 들려오는 나무 긁히는 소리. 기존보다 가까이 들리는 소리에, 성 요원, 주위를 둘러본다.)
성 요원 : 소리. 엄[검열됨] 아직 보이지는 않는데…
강 요원 : 꼭 끝자락에 지랄이야, 이 새끼들은. 성 요원! 이 요원 부여잡고 싸울 수 있겠어?
성 요원 : 아무렴.
(다들 긴장한 모습. 소리는 점점 커지는데, 성 요원의 시야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 요원 : (신음함)
(이 요원의 시야. 흔들거리던 화면이 어느 순간 또렷해진다. 성 요원의 옆 얼굴이 들어온다. 이 요원의 영상을 점점 메우기 시작하는 나무 긁히는 소리.)
성 요원 : (이 요원 쪽을 보고) 이혜준? 너 괜찮아? 너… (얼굴을 찌푸리다가, 눈을 크게 뜨고 이 요원을 잠시 바닥에 내려 놓는다.)
강 요원 : 왜? 무슨 일이야?
성 요원 : 어… 지금 나는 소리. …아무래도 혜준이가–
(갑작스럽게 엎어지는 성 요원의 시야. 몸싸움을 벌이는 듯 시야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가끔 잡히는 화면 속의 이미[검열됨])
강 요원 : 이 요원! 정신차려! 이게 무슨 개같은–
강 요원 : (뿌리 쪽으로 달려가며) 권성욱! 씨발, 야, 권성욱!
이 시점 이후 성 요원과 강 요원의 시야 카메라는 배터리 부족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윤 부대장은 두 요원에게 잔류 인원을 우선 대피시키라고 지시했고, 대피 이후에 이루어진 탐사에서 권 연구원과 이 요원은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