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K님 비평

죄송한 말씀이지만, 제가 보기에 이 작품은 자매작이나 세계관을 이야기할 상황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작품에 산재해 있거든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이 작품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HS KHADYG님은 아직 SCP 작품들과 창작 안내들을 더 많이 읽으시면서 SCP 창작의 감을 기르셔야 하는 단계입니다.

그래도 최소한 보고서 모양새는 갖춰주셨고, 제 사무소에 오랜만에 접수된 비평 요청인 만큼 오랜만에 최선을 다해서 비평을 드리겠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마다 문제점을 차근차근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모색해보죠. 다만 근간이 되는 아이디어도 문제가 있다보니 제 지적사항을 모두 그대로 고친다고 해도 아주 좋은 작품으로 완성되진 않을 겁니다. 이 작품을 이대로 고쳐서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앞으로 새로운 SCP 작품을 쓸 때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한 반면교사로 삼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작품 맨 앞부분부터 순서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아이디어와 작품 전반에 대한 비평은 맨 마지막에 하겠습니다.

시작

1.

평가 모듈은 오른쪽으로 정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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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꺼운 글씨와 콜론(:)으로 표시한 단락 제목 뒤에는 띄어쓰기를 넣어주세요.

**일련번호:** SCP-249-KO

3.

SCP 대상의 등급은 어디까지나 격리 난이도로 결정됩니다. 밀폐해서 보관하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반입하지 않고 접촉을 피하면 완벽하게 격리 가능한 이 SCP는 안전 등급이 적절합니다.


특수 격리 절차

4.

생략하는 게 자연스러운 경우가 아니라면 문장에 주어와 목적어를 분명히 밝히세요. 거의 모든 문장이 필요한 주어나 목적어를 빠트린 채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5.

'제'와 수사는 합쳐져서 접두사가 됩니다. 접두사와 명사는 붙여 써야 하므로 '제12생물연구구역'으로 써야 옳습니다. 이와 별개로 제12생물연구구역은 secure-facilities-locations 문서나 여기를 격리 시설로 설정한 SCP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생물재해를 일으키는 생물학적 SCP들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SCP-249-KO는 그 자체가 생물인 것도 아니고,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유기체에 영향을 주지도 못합니다. 재단 시설들은 적절한 번호를 무작위로 선택해서 지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보안시설 문서에 등재된 경우는 대부분 특정한 테마를 갖도록 창작된 설정입니다. 이를 존중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제12구역에 두기보단 제██기지 따위로 처리하거나 다른 무난한 시설을 선택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6.

반드시 반지름 8m의 원통형 강화유리 방에 1톤 분량을 보관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나요? 그냥 1kg 정도만 남겨서 적절한 격리 용기에 담아 밀폐시킨 채 보관하면 안될까요? 격리 절차는 "내 SCP가 이렇게나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어요"라고 자랑하는 용도가 아닙니다. SCP 재단이라는 가상의 조직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SCP의 특징을 슬쩍 보여주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재단 작가들은 "실제로 재단과 이 SCP가 존재한다면, 재단은 이걸 어떻게 격리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특수 격리 절차를 씁니다. 최대한 격리 효용성을 높이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격리 절차를 모색해보세요. 에세이 중에서 doing-the-safety-dance라는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8번으로 이어집니다.

7.

security-clearance-levels 문서를 보시면 보안 인가 4등급은 기지 이사관, 보안 책임자, 기동특무부대 사령관 등 고위 행정직 및 지휘관들에게 부여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내비두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이 모래더미를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이렇게 고위 인사들이 필요한가요? 아무리 높게 봐 줘도 선임 연구원(3등급)의 승인 하에 연구원들(2등급)이 다루는 것이 적정선입니다. 무작정 관련된 숫자를 높인다고 SCP가 매력적으로 변하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하세요. 독자들은 그런 등급 인플레이션보다 그럴듯하고 재단다운 묘사를 원합니다.

8.

위에서 한 번 말했지만, 밀폐 격리 용기에 담아 보관하면 방 전체를 매번 검사하고 보수할 필요가 없겠죠.

9.

밑도 끝도 없이 SCP 대상을 '개체'니 '대상'이니 '입자'니 '본 객체'니 하는 표현만으로 지칭하지 마세요. 그렇게 지칭하는 대상이 SCP-249-KO인지, SCP-249-KO-1인지, SCP-249-KO에게 영향을 받은 대상인지 구분되지 않는다면 격리 절차를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표현은 'SCP-249-KO'라는 표현이 너무 반복되어서 가독성이 제한될 때에나 고려하는 방식입니다. 정식으로 등록한 일련번호로 지칭하세요.

10.

인적 자원을 무의미하게 낭비하지 마세요. 뭔가 잘못이 있거나 위험할 수 있다고 불필요하게 사람을 죽여대는 것은 냉철한 게 아니라 잔혹한 겁니다. 연구원이나 요원, 격리 전문가들은 오랜 교육과 실무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고급 인력입니다. 심지어 D계급이라도 재단이 어떤 인적 자원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비용이 들기 마련이므로 정말 연구나 격리상 필수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멋대로 죽이지 마세요. 11번으로 이어집니다.

11.

일단 끔찍한 처분부터 내세우는 것은 효과적인 격리 절차가 아닙니다. 절차를 수행하는 인원이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우선 명확하게 밝혀서 적으세요. 이 경우엔 "SCP-249-KO의 샘플을 격리실 밖으로 반출해선 안된다"라고 적어야 하겠지요. 격리 절차에서 이미 "안된다"고 적었으면, 상식적으로 이를 어기는 재단 직원은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따라서 어지간해선 처벌 내용을 추가로 적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12.

모래에게 먹이를 줄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당연하다면, 쓰지 마세요. 그리고 감염된다고 해서 다 바이러스인 것도 아닙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동물·식물·미생물 세포에서만 증식할 수 있는, 크기가 작고 성분이 간단한 감염성 병원체"입니다. SCP-249-KO는 명백하게 이 정의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20번으로 이어집니다.

13.

앞에서 얼마의 양을 유지하라고 언급했다면, 당연히 그 후속 조치로 보존량 증감을 조절할 겁니다. 무엇보다 SCP 재단은 기본적으로 변칙 개체를 파괴하지 않고 유지 보관하는 것을 정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개별 SCP 문서에서 해당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명

14.

설명 단락은 말 그대로 이 SCP를 설명하는 단락입니다. 그러니까 이 SCP 대상이 뭔지부터 쓰세요. 이미 독자들은 격리 절차를 읽으면서 이 SCP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키워놓은 상태입니다. 적어도 독자들이 이 SCP를 무엇으로 이미지화하면 될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이 시점에 제공해주어야,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상상을 이어나가며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SCP-249-KO는 방사능을 띠는 흰색 모래의 집합체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면 무난하겠죠. 현재 첫 문단에 자리하고 있는 회수 과정은 부록으로 빼는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설명 맨 마지막에 적는 편입니다.

15.

회수 과정에서, 보통 사막에서 모래 절벽이 무너지는 걸 봤다고 그걸 정부에 신고할까요? 정부는 그게 뭐 어쨌다고 이걸 재단에 넘길까요? SCP 대상의 특성을 잘 드러내면서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줄 게 아니라면 회수 과정을 아예 안 쓰는 게 나을 때가 많습니다.

16.

task-forces 문서에서 인용하자면, 기동특무부대는 '일반 현장 인력들의 작전 능력이나 기술을 넘어서는 위협 또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존재하는 엘리트 집단입니다. 달리 말하면 현장 요원이나 회수반 선에서 정리할 수 있는 작업에 매번 기동특무부대를 투입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기도 하죠. 위의 5번에서 수정한 격리시설을 가져와서 "인접한 제██기지의 회수반이 SCP-249-KO를 확보했다" 정도로 써도 무난하겠습니다.

17.

4번에서도 말했지만 주어를 쓰세요. 뒤의 "이 모래는 SCP-249-KO에 감염되었다"라는 문장과 연계해서 생각하면 SCP-249-KO가 흰색 모래라는 건지, 흰색 모래를 감염시킨 무언가라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20번으로 이어집니다.

18.

원래 모래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얼마 정도인가요? 예컨대 모자나이트(monazite)가 포함된 모래는 다른 경우보다 많은 방사선량을 갖는데, 이는 모자나이트의 구성 물질인 토륨(232Th) 때문인데, 이 자체도 방사성 동위원소일 뿐더러 붕괴시 우라늄(232U)과 라듐(228Ra)이 생성되기 때문에 방사선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모자나이트가 풍부한 해안 모래사장에선 방사선량이 최대 50uGy/hr까지도 측정된다는군요. 반대로 모래에 유별난 방사성 핵종이 딱히 포함되어있지 않다면 평범한 자연방사선량 범위(0.08~0.15uGy/hr)에서 그치겠죠. (출처#)

이정도는 논문도 아니고 인터넷 검색 정도로도 얻을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런 정보를 곁들여서 SCP 대상의 과학적 성질과 특성을 서술한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설득력있는 문서가 됩니다. technical-writing이란 에세이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19번으로 이어집니다.

19.

과학적 개념이나 단위를 쓸 때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위에 첨부한 에세이에서 말하는 핵심 내용이 이겁니다) 첫 번째는 과학 지식을 올바르게 써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독자를 고려해서 적절히 쉽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과학 지식을 삽입하면서 작품의 설득력을 높여야 하지만, 동시에 그 의도가 먹히려면 일단 독자들이 읽고 흐름을 따라갈 정도의 친절함은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죠.

mGy(밀리그레이)라는 단위를 한번 봅시다. SCP-249-KO(또는 거기 영향받은 모래)의 '방사능'을 100 mGy라고 했는데, 우선 이는 틀린 사용입니다. 방사능의 단위는 베크렐(Bq)이죠. 그레이(Gy)는 흡수선량의 단위입니다. 흡수선량이란 방사성 물질이 다른 물질에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전달했는지(즉 대상이 된 물질이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흡수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지금처럼 정확한 노출시간에 대한 정보가 없을 경우 시간 변수를 추가해서 흡수선량률로 나타내는 것이 적절하겠죠. 위 18번에서 인용한 자료에서 사용한 단위인 '시간당 마이크로그레이(μGy/hr)'도 흡수선량률의 단위입니다. SCP-249-KO의 방사능이 위험하단 걸 강조하고 싶다면 보통 모래의 흡수선량률을 제시하고 그에 비해 SCP-249-KO의 흡수선량률은 몇 mGy/hr로 높게 나왔다는 식으로 제시해야 할 겁니다.

이렇게 더 적절하게 과학 지식을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독자가 읽지 못하면 말짱 꽝이겠죠. 방사능과 관련한 각종 단위들은 일반 대중에겐 아무래도 생소하며, 약어 기호 표기는 더더욱 모릅니다. 적어도 해당 단위가 처음 나올 때는 한국어로 풀어 쓴 표기와 단위 약어를 괄호로 병기해서 이렇게 읽는다는 걸 귀띔해주는 게 낫겠죠.

20.

12번에서 SCP-294-KO가 바이러스가 아닌 이유를 말씀드렸죠. 마찬가지로 모래는 생물이 아닙니다. "SCP-294-KO의 영향을 받았다"면 몰라도 "SCP-294-KO에게 감염되었다"는 표현은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모래를 치료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표현이고요. 물론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에야 "모래와 생물에게 전염되는 신기한 모래 SCP" 정도로 생각하셨겠지만, SCP 보고서로 완성하려면 좀 더 엄밀한 표현으로 다듬어야 합니다.

21.

네바다 핵실험장은 미국 정부 소유 시설로 1951년부터 1992년까지 임계 핵실험이 진행된 곳입니다. 그런데 핵실험을 했다고 모래가 엄청난 방사능을 갖고 전염성이 생기고 의식을 획득한다고요? 차라리 변칙성의 근원이 불명확한 편이 더 설득력이 있겠습니다. 더구나 1982년에 핵실험장 모래가 변칙성을 나타내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10년이나 더 핵실험을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어려운 이야기지요.

22.

앞서 말했지만 무생물을 상대로 '감염'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고운 결정형 입자" 역시 엄밀하지 않은 표현이죠. 우선 곱다는 게 얼마만큼 고운 걸 이야기하나요? 지질학적으로 모래는 0.0625mm~2mm 사이의 크기를 갖는 광물 알갱이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사실 밀리미터 단위는 아시다시피 일상적인 수준에서나 작지 학술적인 범주에선 굉장히 굵은 단위지요. 결정형이란 표현 역시 부적절 할 수 있는데, 모래의 주 성분인 이산화규소(석영)이나 탄산칼슘이 결정 구조를 갖는 건 맞지만 결정이 아닌 구성물도 많습니다. 반면 모래가 아니면서 결정 구조인 물질 역시 많은데 소금이 대표적이겠죠. 이 경우엔 대략적인 입자 크기 범위를 지정하면서 '과립(알갱이) 상태의 광물' 정도로 표현하는 게 그나마 적당하겠습니다.

23.

간략히 요약하면 닿는 물체를 흰색 모래로 바꿔버린다는 이야기인데, 총평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이런 '미지의 전염성 물질'이란 소재는 너무나 많이 변주되어온 진부한 아이디어입니다. 유리, 텅스텐, 백금도 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짱짱 위험한 것들을 담는 용기의 재료들"이죠.

24.

괴사 역시 유기생물체의 세포 조직에나 적용될 표현이죠. 붕괴 정도가 적절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선 이렇게 영향받고 변화한 결과물을 SCP-249-KO-1로 지정했는데, 특수격리절차나 이후의 설명 어디에서도 -1을 다시 찾아볼 수가 없군요. 사용하지 않을 분류는 무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똑같은 물성과 똑같은 변칙성을 같는다면 별도로 하위 일련번호를 부여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25.

'감염을 목적으로 활동'한다고 추정할 근거가 어디있지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의인법이다보니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당연하게도 지성이 없으면 목적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바이러스의 예를 들어볼까요? 바이러스는 그냥 숙주를 옮겨다니고 자기복제를 수행하면서 우연히 돌연변이가 누적되고 자연선택으로 유리한 개체만 살아남아 숙주에 적응하게 되는 것이지, 숙주에 적응할 목적으로 변이를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무기물 상태에서 SCP-249-KO는 스스로 이동해서 영향 대상을 늘리는 것도 아니고, 영향 대상을 늘리기 위해 변칙성을 강화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의 전파에 목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나요?

26.

SCP 보고서 본문에서 취소선은 아주 명확한 이유가 있을 때만 사용하세요. 이전에 보고서 내용으로 등재되어 있었지만 수정되었을 때, 그러면서 이전 내역을 공개해두고 싶을 때 사용하는 것이 취소선입니다. 나무위키 등지에서 쓰듯이 개드립을 치거나 말을 하다 마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아닙니다.

27.

유기체 감염 단락은 이 SCP를 통틀어서 가장 "아이디어 노트 상태 그대로"라고 느낀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일단 유기체라고 써놓고 사실상 사람만을 생각하고 설정을 짠 흔적이 역력합니다. 유기체는 유기적 구성을 갖는 연속체로, 유기질(탄소 기반 화합물)을 생성하거나 소모하는 모든 생명체를 일컫는 단어입니다. 동식물과 미생물을 통틀어 싸잡는 범주라는 거죠. 그러면 SCP-249-KO를 펼쳐놨을 때 거기에 접촉한 공기 중의 박테리아들도 의식을 갖고 인간과 대화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가 되나요? 그건 좀 말이 안되죠. 정확히 대상을 한정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흰색 모래로 바뀐다면서 80%가 모래로 바뀌는 동안 어떻게 유기생물체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수 있지요? 샌드맨이나 크로커다일인가요? 작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간 부분이 독자에겐 위화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 설정을 그대로 간다 쳐도 모든 부분이 영향을 받기까진 형태를 유지하다가 마지막에 붕괴한다는 식의 서술이 필요하겠죠.

'무통성무한증(무통각증 및 무한증)'이란 질환을 알고 있을 독자가 몇이나 될까요? 물론 그냥 증상 설명의 지나가는 서술이라 넘어갈 수도 있지만, 풀어쓰면 그냥 통증 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에 불과한데 굳이 생소한 병명을 끌고올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감염이 진행되면서 인간의 지성이 사라진다는 언급은 앞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장 역시 "SCP-249-KO가 중추신경계를 잠식하면서 피험체의 의식은 사라진다" 정도로 쓰면 낫지 않나 싶네요.

28.

소멸시킨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요? 섭씨 1200도로 가열하면 방사능과 변칙성이 소거된 그냥 하얀 모래가 되는 건가요? 아니면 SCP-249-KO 자체가 불타서 사라지는 건가요? 이산화규소의 녹는점은 섭씨 1600도이고 탄산칼슘의 녹는점은 섭씨 900도 미만이니 모래에 있어서 1200℃가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온도는 아닌데,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셨나요?

29.

총평.

곁가지를 모두 떼어내고 핵심 아이디어를 한번 봅시다. "닿은 것을 흰색 모래로 바꿔버리고 상황 따라 대화도 가능한 하얀 모래". 결국 이게 이 SCP의 전부입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아이디어는 너무나 많이 있어왔지요. 멀게는 C&C 타이베리움 시리즈 등등 각종 SF 작품들, 가깝게는 SCP-009SCP-409를 비롯한 자가복제 태그의 작품들이 지천에 널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