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ninety - multipurp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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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ior Researcher Kim's been working for the Foundation for all of four hours and he feels pulverised, as if an anvil were dropped on his head in that first introductory lecture. It's lunchtime, and he's found a corner so far back in the cafeteria that nobody bothers him, where he can chew and swallow non-anomalous food, drink apocalyptically strong coffee and digest the hard lessons of the morning.
하급연구원 김(Kim)은 재단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달랑 네 시간 되었으면서도 방금 첫 신입 개론 강의에서 머리에 모루라도 맞은 마냥 완전히 갈려 나간 느낌이었다. 때는 점심시간이었고, 자리는 식당 저 멀리 구석 아무도 귀찮게 하지 않을 만한 곳을 찾아 앉은 참이었다. 그곳에서 김은 비변칙적 음식을 씹어 삼키고, 세상의 종말만큼 강렬한 커피를 마시고, 아침의 그 힘든 교육 내용을 뱃속에서 소화할 수 있었다.

On his Foundation-provided phone, he pages fretfully through the few SCP files for which he has clearance. Most of them have to be jokes. That's how they read. Like very bad, dark, frightening jokes.
재단이 제공한 핸드폰으로 김은 자기 인가로 볼 수 있는 SCP 파일들 몇 가지를 바작바작하는 마음으로 넘겨보았다. 대부분 농담하고 자빠질 글이었다. 딱 그렇게만 보였다. 굉장히 나쁘고 어둡고 몸서리칠 만한 농담들.

Kim's one of eleven Junior Researchers in the new intake, and the other ten are sitting in a separate group at a separate table, chatting animatedly to one another. There are some instructors here and there, munching sandwiches. Other than them, the cafeteria - large enough to seat two hundred people or more - is deserted. To Kim, that seems odd. Site 41 is large, three skulking buildings with significant basement space, buried casually in the forests of central Colorado. Where is everybody?
김은 새로 들어온 하급연구원 열한 명 중에 하나였고, 나머지 열 명은 다른 탁자에 다른 무리를 지어 앉아 명랑하게들 수다를 떨고 있었다. 강사들도 여기저기서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고 있었다. 이네들을 빼면, 이백 명도 더 넘게 앉을 만큼 널찍한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김에게는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제41기지가 콜로라도 중심부의 숲에 무심한 듯 묻혀 있긴 하다지만, 널따란 지하실 달린 빌딩이 세 개는 있는 곳인데. 다들 어디 있담?

A man in a grey suit walks into the cafeteria, makes eye contact with Kim and strides purposefully over. The man's suit is sharp enough to cut. He wears a tie pin and a platinum wristwatch as big as a brick. He looks badly misplaced. Site 41 is a working site. There's training, education, research, development, analysis, and even the containment of a very few Safe SCPs going on here. Executives shouldn't ever be here. So what is he? A lost exec, trying to find the helipad? Or a researcher or instructor, dressing for the job he wants, not the job he has?
잿빛 정장을 입은 남자가 식당으로 들어오더니, 김하고 눈을 마주치고는 단호하게 성큼성큼 걸어왔다. 정장이 말쑥해서 사람이 듬쑥해 보였다. 남자는 넥타이핀과 벽돌만한 백금 손목시계를 차고 있었다. 자리를 몹시 잘못 찾아온 사람 같았다. 제41기지는 사무기지였다. 훈련하고, 교육하고, 연구하고, 개발하고, 분석하고, 더구나 안전급 SCP를 정말 얼마 안 될 만큼 격리하는 곳이었다. 간부급이 올 법한 곳은 아니었다. 그럼 이 분은 뭐지? 헬기장을 찾다가 길을 잃은 간부인가? 아님 연구원이나 강사가 자기 원하는 다른 자리가 있어서 차려입은 건가?

"Hell of a first day," the man says, holding a hand out. "Alastair Grey. With an E."
"첫날에 욕보시군요." 남자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앨러스터 그레이(Alastair Grey)입니다. E가 들어가는 grey죠."

"Kim," says Kim. "Paul Kim.“
"김입니다." 김이 말했다. "폴 김(Paul Kim)이요."

"Good to meet you. What accent is that, if you don't mind me asking?“
"반갑습니다. 어디 말씨인가요, 물어도 괜찮으시다면?"

Kim blinks. "New York," he says. "I'm from New York. Are you the site director?“
김이 눈을 깜박이다 말했다. "뉴욕이요. 제가 뉴욕 출신입니다. 혹시 기지 관리자님이신가요?"

"You seem on edge.“
"불안해 보이군요."

"Well, that figures, doesn't it?" Kim asks. "You must know how that intro goes. It's like an atom bomb to the ego. I just had almost everything I know overturned. It turns out I've spent my entire adult life being 'protected' from 'dangerous' knowledge, as if the whole outside world is a… a ballpit, for under-sevens. Stepping out of that has been… humiliating. To start with. And…" He blinks again. "Hey, what do you do here, exactly? You didn't answer my question.“
"그럴 만했죠. 안 그랬겠습니까?" 김이 되물었다. "개론 강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다 아실 겁니다. 자아 속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기분이에요. 제가 알던 거의 모든 상식이 막 바로 뒤집어졌습니다. 성인이 다 되어서도 제가 '위험한' 지식을 모르게 '보호를' 받고 계속 살았던 거잖아요. 바깥 세상이 무슨… 7세 미만 아동용 볼풀장이 세상인 것처럼 알고 산 건데. 이 풀장에서 나오려고 하니까는… 자괴감이 들긴 하네요. 일단 그래요. 또…" 김이 눈을 다시 깜박였다. "저기 그런데, 정확히 뭐 하시는 분이세요? 아직 대답을 안 하셨습니다만."

"You didn't answer mine," Grey says.
"그쪽이 대답을 안 하셨습니다만." 그레이가 말했다.

"Of course I did," Kim says. "I'm from
"방금 말씀드렸잖아요." 김이 말했다. "이 말씨는 제가
"

And then he just stops, his train of thought running off the end of the track into air. It's on the tip of his tongue, the answer to Grey's question, but can't get the words out. "That's weird," he says, shaking his head.
그러고는 김이 멈추었다. 생각의 열차가 선로 끝에 닿기 전에 공중에 떠버린 기분이었다. 하려던 말, 그레이의 질문에 대답할 말이 혀끝까지 올라왔는데 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거참 이상하네요." 김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At this point, he also notices that Grey isn't wearing his badge. This could be an honest mistake, albeit an extremely serious one. But surely execs don't get to the executive level without being scrupulously correct in everything they do?
이때 김은 그레이가 배지를 달지 않은 것을 또한 알아차렸다. 순전히 실수였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손 쳐도 굉장히 심각한 실수였다. 간부급이라 하면 자기 하는 일 모두 고지식하리만치 정확하게 해야지 간부급을 달 수 있는 거 아닌가?

"Who are you?" Kim asks again.
"누구세요?" 김이 다시 물었다.

"Your life story was fascinating.“
"당신의 인생은 흥미로웠습니다."

"What?“
"뭐라고요?"

"You spoke four languages," Grey tells him. "One now, and soon zero. Too huge an intellect to specialise, your education was a fusion of biochemistry and comparative literature. You felt as if you'd die if you couldn't find more foreign thoughts to cram into your head. You've been all over the world, hungry, and every country you've ever been to was like landing on another planet. You toy with anthropology, but there's too much world for one human race to ever understand, let alone one human. There's too much human race. We should pare it down.“
"당신은 언어 네 개를 구사했죠." 그레이가 말했다. "지금은 하나고, 곧 전혀 없겠지만. 지식인이 전공하긴 너무 방대하지만, 당신은 생화학과 비교문학을 융합한 학문을 공부했죠. 당신은 머릿속에 해외의 생각들을 더 많이 우겨넣지 않으면 죽어버릴 것처럼 살았죠. 당신은 전 세계를 돌아다녔고 배고파했지만, 가는 나라마다 다른 행성에 발을 내딛는 기분이었죠. 당신은 인류학에 잠깐 발을 담그고 있지만, 세상은 한 사람은커녕 한 인류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많죠. 인류가 너무 많아요. 줄여야 할 겁니다."

Kim nods. "Would you excuse me for just one second?" He gets up and hurries to another table, to the instructor whom he met earlier that day. When Kim gets close to her he feels a kind of staticky sensation building up. He tries to shake her shoulder, and succeeds in moving it a little, but it's like reaching through tar. "Hey! There's a problem. There's an intruder. I think it might be an SCP. Doc, look at me! Hello?" She doesn't react. He tries the gaggle of fellow newcomers as well, but they keep chattering and hypothesising, oblivious to him shouting and clapping in their ears. "Hey! People! Listen to me! No, no, no, no.“
김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만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그러고는 일어나 재빨리 다른 탁자로, 그날 일찍 만났던 강사에게 뛰어갔다. 가까이까지 다가갔을 때 김은 무언가 정전기 비슷한 게 일어나는 기분을 느꼈다. 강사의 어깨를 흔들어 보고, 살짝 움직일 순 있었지만 타르 속을 비집고 만지는 느낌이었다. "선생님! 문제 발생했습니다. 침입자가 있습니다. SCP 같아요. 박사님, 저 좀 봐주세요! 저기요?" 반응하지 않았다. 시끌벅적 떠드는 신입 동료들도 똑같이 불러 봤지만, 수다를 떨고 가설을 풀 뿐이었다. 귀에다 소리 지르고 손뼉을 쳐 봐도 아무도 의식하지 못했다. "저기요! 여러분! 잠시 제 말 좀! 아니, 아니, 안 돼, 안 돼."

He looks back. Grey has stood up and started moving towards him, still with that confident smile. And there's definitely something wrong with him now because he's visible through the tables, like an augmented reality holoprojection jammed inside Kim's eyeball.
김은 뒤를 돌아봤다. 그레이가 일어서서 자기 앞으로, 그 자신감 있는 미소 그대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분명히 무언가 잘못되고 있었다. 탁자를 뚫고 다른 것들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증강현실 홀로그램 영상이 눈알에 쑤셔 들어가기라도 한 것처럼.

Kim realises with a stab of fear that he can even see Grey when he blinks. His eyelids close, but Grey is still there, an apparition in what for all of Kim's life has been totally personal, private darkness. The only way he can avoid seeing Grey is to turn away, and even then he feels a radioactive prickling in the back of his eyeballs.
공포감이 찔러 오는 와중에 김은 눈을 깜박여도 그레이가 보인다는 걸 알아차렸다. 눈꺼풀을 닫아도, 그레이는 그곳에 있었다. 살면서 완전히 자신만의, 혼자만의 어둠이었던 곳에 유령처럼 남아 있었다. 그레이를 보지 않을 방법은 등지고 돌아서는 것뿐이었고, 그랬을 때조차 김의 눈알 뒤에서 무언가가 방사능처럼 따끔거렸다.

Kim tries to phone one of the newbies. The phone in the newbie's pocket rings, and other than that, nothing happens. Nobody reacts.
김은 한 신입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입의 주머니 속 전화가 울리고,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반응은 없었다.

"That doesn't make sense," Kim says.
"말도 안 돼." 김이 말했다.

"Do you remember your father?" Grey says.
"당신의 아버지를 기억하십니까?" 그레이가 말했다.

"I never knew my father," Kim says, edging away. "Mom raised me.“
"전 아버지를 몰라요." 김이 서서히 물러나며 말했다. "어머니한테 자랐어요."

Grey's white smile is a fixture. "These people loved your perspective. They were going to put you to work on anomalous antimemes. But they don't remember you exist. You don't exist.“
그레이의 얼굴에는 하얀 미소가 여전했다. "저들은 당신의 관점을 좋아했어요. 당신을 변칙 항정신자 업무에 배당하고자 했죠. 하지만 당신이 존재함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당신은 존재하지 않죠."

Kim says, mainly to himself, "There aren't any dangerous SCPs on this site. It's a Safe site. So either you're not dangerous, or nobody knows you exist. And if nobody knows you exist, then that means you're either brand new, or… you're… What's an antimeme?“
김이 혼잣말하듯 말을 꺼냈다. "이 기지에 위험한 SCP는 없고. 안전 기지인데. 당신이 위험하지 않거나, 아니면 아무도 당신의 존재를 모르거나. 그런데 아무도 당신이 존재하는지 모른다면, 당신은 아주 새로 왔거나, 아니라면… 당신이… 항정신자가 뭔가요?"

"Hell of a first day," Grey says.
"첫날에 욕보시군요." 그레이가 말했다.

"Are you sentient?" Kim asks.
"당신은 지각이 있나요?" 김이 물었다.

"You seem on edge," Grey says.
"불안해 보이군요." 그레이가 말했다.

Kim bolts. He exits the cafeteria, turns a corner and runs ten or eleven paces down the corridor, to where there's an elevator. He stabs the "down" button and waits. The elevator door is highly polished, reflective. Kim catches sight of a face in the mirrored surface and nearly falls over with shock, because it's a face he has never seen before, and it's apparently his own. "Jesus! Oh, no no no," he babbles. "What the hell, what the hell
김은 도망쳤다. 식당을 빠져나와, 모퉁이들 돌아 복도를 따라 열 곳인가 열한 곳을 내달려, 엘리베이터까지 뛰어갔다. "아래" 버튼을 허겁지겁 누르고 기다렸다. 엘리베이터 문은 윤기가 많이 나 반사가 잘 되었다. 김은 거울면의 얼굴을 흘끗 보았다가 충격으로 넘어질 뻔했다. 전에 본 적 없는 모양의 얼굴이었고, 그러나 분명 자기 얼굴이었다. "세상에! 뭐야, 이거 뭐야." 김은 횡설수설했다. "이게 무슨, 이게 무슨
"

Grey comes around the corner, still only strolling, just as the elevator cracks open. Kim dives in and punches the lowest floor, basement level 8. It's instinctive, although he could rationalise the decision in retrospect. (He can't just get in his car and drive. It's better if Grey stays on site than if he's set loose in rational "reality". And to do that it's better if Kim retreats to the lowest, darkest corner of the site for which he has access. And then waits for Grey, and then locks all the doors behind them. And waits to die…) The elevator starts descending, and the apparation of Grey - visible through doors and floors - disappears upwards, shrinking with distance and perspective, but still smiling broadly down at Kim.
그레이가 모퉁이를 돌아 이쪽으로, 여전히 시적시적 걸어왔다. 때맞춰 엘리베이터가 철컹 하며 열렸다. 김은 뛰어들다시피 하며 가장 낮은 층, 지하 8층으로 가는 버튼을 꾹 눌렀다. 감으로 한 일이었다. 다 지나고 나서 합리화할 순 있었지만. (차 타고 도망갈 수야 없었다. 그레이가 기지에 묶여 있는 게 합리적 "현실" 속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나았으니까. 그러려면 김이 자기가 갈 수 있는, 기지 가장 낮고 어두운 구석으로 후퇴하는 게 나았다. 그리고 그레이를 기다리고. 그리고 들어오는 모든 문을 잠그고. 그리고 죽음을 기다리…)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했고, 이제 문이며 바닥을 넘어서까지 보이는 그레이의 유령은 위쪽으로 멀어지며 원근법 덕분에 작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김을 내려다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Kim paces in the elevator. I don't remember what my face looks like. It said it had eaten all my secondary languages, but I don't remember learning anything other than English. So— It's eating my memories. It's consuming information. And I can't contact anybody directly, which means I'm on my own.
김은 엘리베이터에서 서성거렸다. 내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 안 나. 저게 내가 쓰던 제2언어를 모두 먹어버렸다는데, 영어 말고 뭘 배웠는지 기억 안 나. 그렇담— 내 기억을 먹어치우는 거야. 정보를 흡수하는 거야. 그리고 누구한테 직접 접촉할 수 없단 말은, 나 혼자 대처해야 한다는 거야.

I'm not trained for this.
이런 교육 받은 적이 없는데.

He hammers his head once against the elevator wall, and stares at his shoes. But I don't know that. What if I've been trained, but I don't remember my training anymore? What if I've been working here for years and I only think this is my first day? What if I've met this thing before? What if everybody on the site has met it multiple times… and… nobody remembers? Is this what an antimeme is?
김은 엘리베이터 벽에 머리를 한 번 더 부딪치고는 발끝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모르잖아. 내가 교육을 받았는데, 더는 교육 내용을 기억 못 한다면? 내가 여기서 몇 년을 일했는데 오늘이 첫날이라 생각할 뿐이라면? 전에도 저걸 마주친 적 있다면? 이 기지 모든 사람이 몇 번씩 마주… 치고는… 아무도 기억 못 하는 거라면? 이런 게 항정신자라는 건가?

Kim remembers the near-empty cafeteria. And miles of totally unoccupied corridors and vacant office and lab space. Maybe it's not just eating my memories. Maybe it eats people whole, removes them completely from history. Maybe it's been haunting the site for years and that's why the site's so empty, because it's nearly finished exterminating us all?
김은 거진 비어 있던 식당을 떠올렸다. 몇 마일 이어지면서 텅 비었던 복도와 아무도 없는 사무실과 연구실 또한 떠올렸다. 어쩌면 내 기억만 먹는 건 아닐지 몰라. 인간을 통째로 먹어치우고 역사 속에서 완전히 들어내는 걸지도 모르지. 기지를 몇 년은 돌아다녔을 수도. 그래서 기지가 그렇게 썰렁했던 걸까. 우리를 거의 몰살했으니까?

I need to get help. I need to warn somebody. How? I can't talk to people, I can't phone them. I should— I should write an SCP.
구조 요청이 필요해. 경고를 해야만 해. 그런데 어떻게? 나는 말도 걸 수 없고, 전화도 걸수 없어. 그러면— 그러면 SCP를 작성해야겠어.

But surely someone's already thought of that.
하지만 분명히 누군가 벌써 그렇게 생각했을 텐데.

He pulls his phone out. He pulls out the listing. Nearly ten thousand SCP entries. A hundred of them are tagged "antimemetics" alone.
김은 핸드폰을 꺼냈다. 목록 표시를 띄웠다. 만 개쯤 되는 SCP 항목들. "항정신자" 태그 하나만 달린 것만 백 개 정도는 되었다.

Kim clears his mind. Grey with an E. G-R-E-Y. 4-7-3-9.
김은 정신을 가다듬었다. E가 들어가는 그레이. G-R-E-Y. 그러면 4-7-3-9.

SCP-4739
SCP-4739

Object class: Keter
등급: 케테르(Keter)

Special Containment Procedures: I'm disregarding the format, because time is a factor. If you're reading this, you've already been isolated from the Foundation at large. Attempts to signal for help are futile. You are now inside 4739's gullet, after ingestion and prior to digestion. You need to get to lab S041-B08-053 as soon as possible and continue the research until you find a way to stop or kill Grey, before it kills you. Don't read the rest until you're in the elevator.
특수 격리 절차: 포맷은 무시한다. 시간이 금이니까.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대체로 벌써 재단에서 고립되었을 것이다. 구조 신호는 보내 봤자 소용없다. 당신은 지금 4739의 식도 안에 들어 있으며, 섭취되고 나서 소화를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빨리 실험실 S041-B08-053으로 가서 연구를 진행해라. 그레이를 막거나 죽이는 법을 찾을 때까지, 당하기 전에.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진 나머지는 읽지 마라.

Description:
설명:

At that moment the elevator doors open at basement level 8. Alastair Grey is waiting, still smiling disarmingly. He steps forward.
그 순간 지하 8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앨러스터 그레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전히 순진한 미소로. 앞으로 다가왔다.

Desperate, Kim hurls his phone overarm at the creature's forehead. It's a solid chunk of metal and it's a dead hit. Grey reels backwards and cracks his skull against the wall. By the time he recovers, Kim is out of sight, haring away down the left corridor, just echoing, fading footsteps on concrete.
다급해진 김은 핸드폰을 들어 대상의 이마로 던졌다. 핸드폰은 금속 고체 덩어리였고, 그곳에 명중했다. 그레이는 뒤로 휘청거리더니 벽에다 머리를 부딪었다. 다시 몸을 추스르는 동안, 김은 멀리 달아났다. 왼쪽 복도로 뛰어내려갔다. 콘크리트에서 울리는 발소리가 작아졌다.

Two forty-five degree turns, and room 53 is in sight, the door at the farthest end. It looks like a submarine bulkhead. Kim spots the keypad from way out. Four digits. He tries 4739, and it works first time. The bulkhead mechanism takes agonising seconds to open up.
45도를 두 번 돌아가자 53호실이 보였다. 가장 멀리 끝에 있는 문이었다. 잠수함 격벽 같은 모양이었다. 김은 탈출구에 키패드가 달린 것을 보았다. 네 자리 수. 김은 4739를 눌렀고, 한 번 만에 잠금이 풀렸다. 격벽 장치는 짜증나리만치 느리게 열렸다.

"Come on, come on, come on!"
"제발, 제발, 빨리 좀!"

"Do you remember your mother?" he hears Grey calling down the corridor.
"당신의 어머니를 기억하십니까?" 복도 끝에서 그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I never knew my parents, I was an orphan," Kim hisses under his breath. For a split second he wonders what Grey might really mean by that, but he doesn't have time to dwell on it.
"나 부모님 같은 거 몰라. 나 고아였어요." 김이 낮게 뇌까렸다. 아주 잠깐 그레이가 정말 그런 뜻으로 말했는지 궁금해졌지만, 따져 볼 시간은 없었다.

The bulkhead opens. Kim slides in and pulls it closed behind him, locking the mechanism up again, as if that'll buy him even one second. The lab inside is sizeable, windowless of course, and stacked to the ceiling with a jumble of equipment which Kim hardly recognises. There are pieces of thick shattered glass underfoot. In the corner there's a computer terminal, locked. Kim unlocks it, and there's the same entry waiting for him:
격벽이 열렸다. 김은 휭하니 들어가 뒤팔로 문을 끌어 닫고는, 일 초라도 벌어야 할 것처럼 장치를 다시 잠갔다. 연구실은 상당한 크기에 창문은 물론 없었고, 김이 알아보기도 어려운 장비들이 천장까지 한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발밑에는 두꺼운 유리조각들이 더러 깔려 있었다. 한구석에는 컴퓨터 단말기가 잠금 상태로 있었다. 김은 잠금을 해제했다. 똑같은 항목이 기다리고 있었다.